우리 본당에는 ‘가요카이’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매주 화요일 오후에 모여 점심을 먹고, 본당의 여러가지 일을 책임지고 봉사해 주고 있다. 이 단체에 가입하려면 술을 먹을 줄 알아야 하고(술을 먹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일을 적당히 처리하며(직업이 아닌 봉사활동이기에), 성실하게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그날 일을 다 하면 다음 주에 할 일이 없기에). 그 구성원들을 소개하면, 남자1 : 67세. 사업(직원이 없는 소규모 공장) 남자2 : 67세. 작은 호텔근무(은퇴 후 지금은 아르바이트로 근무) 여자1 : 73세. 주부이면서 부업으로 수공예를 함 여자2 : 72세. 주부 여자3 : 58세. 라이온스클럽의 비서(본당 신부의 비서 겸임?) 여자4 : 56세. 주부이면서 부업으로 간호사 이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특별하게 뛰어난 재능이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본당행사의 준비나 뒷마무리는 대부분 이들의 손을 거치게 된다. 이들의 활동을 보면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출중한 능력보다, 각자가 소유하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하느님을 신뢰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능력을 성실하게 발휘할 것을 권고하신다. 복음에서, 주인으로부터 달란트를 받은 두 명의 종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달란트를 많이 벌었으나, 다른 한 명의 종은 받은 달란트를 그대로 보존하였다(마태 25,14-19). 주인이 씨앗을 넘겨줄 때에는 그 씨앗을 잘 가꾸어서 많은 결실을 맺으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각자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능력, 적성, 재능 등을 충분히 발휘할 책임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적다고 해서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니고 있는만큼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회는 다양하기에 다양한만큼 다양한 일이 있다. 다양한 일을 어느 한 사람의 특별한 재능으로 모두 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각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재능이 사회에서 얼마나 소중한 가를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받은 능력은 다름이 있는 것이지, 우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받은 능력은 모두가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이웃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자신에게는 작게 보일지라도 그 작음이 다른 형제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요, 삶의 원동력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하느님 나라 건설에 사용할까를 궁리할 필요가 있다. ‘가요카이’의 회원 중에는 몸이 약간 불편한 분이 있다. 그래도 그분이 매주일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즉 상대에게 작은 미소를 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그것을 전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다. 작년 일본에서 유행했던 노래의 제목이 떠 오른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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