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쟁지(?) 터에 떡하니 『창비어린이』 표지를 내걸고 이런 글을 올려도 될지 많이 헷갈렸지만,
그래도 알릴 건 알리고 보자는 마음보로 용기를 내서 일을 질러봅니다. ㅋㅋ
『창비어린이』 봄호가 나왔는데,
아마 독자분들은 『어린이와 문학』도 잘 읽고 『창비어린이』도 읽어주시고 할 테니,
너그러이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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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다 보면 정말이지 이상한 말잔치를 만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이 책은 영국 빅토리아시대 영어로 된 갖가지 말장난을 담고 있어
요즘 영국인들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대요. 그러니 그걸 우리말로 번역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그런데 아시는 바와 같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번역본이 여럿 있어요.
그야말로 책이 쏟아져나오고 번역서 비중은 날로 커져만 갑니다.
고전으로 통하는 작품들은 서로 완역본임을 앞세우며 되풀이되어 출간되고 있고요.
그래서 번역물들, 가끔 뭇매를 맞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가요.
우리는 우리나라 번역 역량과 문화, 그리고 번역서를 내는 사람들의 속사정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이에 이번 『창비어린이』 봄호(12호)에서 특집: ‘번역,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마련했습니다.
번역서 출간 당사자들과 독자가 모여 고전 번역의 허실 같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좌담이 실렸고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여러 번역 판본을 견주면서 언어유희와 문화차이가 어떻게 번역되었고
또 번역되어야 할지 깊이 고민해본 글도 실렸어요.
그리고 우리말 공부를 하는 분이 실제 번역서들의 문장을 꼼꼼히 따져 읽고 분석한 글도 실렸습니다.
왜 어린이책에서는 번역할 때 애들 이름을 바꾸느냐 따지는 글도 있죠. 그 반대주장이 담긴 글도 있고요.
이 글들에서 우리나라 어린이책 번역서들이 얼마나 부실하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으니,
흥미가 생기시는 만큼 용기있게(!?) 『창비어린이』를 거들떠봐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
그리고 이번 『창비어린이』 봄호에 특집만큼이나 재미있게 거들떠볼 글들이 참 많아요.
먼저 가장 강력한 글이 바로 [산문비평]의 「이상한 나라의 위인전」!
이건 어떤 글이냐, 부제를 들으시면 금방 아실 텐데요, 부제가 바로 ‘황우석과 벌거벗은 상업성’입니다.
이 글은 정말이지 거들떠보다 보면, 어린이책을 둘러싼 우리네 아픈 현실과 맞닥뜨릴 수 있어요.
‘황우석’ 바람으로 한몫 챙기고자 했던 몇몇 출판사들의 황우석 위인 만들기 대작전!
이 책들이 아직도 서점에서 팔리고 있으니, 말 다 했습니다. 으헉.
이렇게 하나 둘 보다 보면, 거들떠볼 글들이 감자알들처럼 줄줄이 딸려 나옵니다.
지난해 하반기 창작동화들에서, 계몽성을 탈피해가려는 작가들의 움직임들을 눈여겨보고 짚은
「관습을 넘어서는 몇가지 방식」이 눈에 띄고요, 『창비어린이』 지난호 특집이었던
‘권정생’에 대한 논평으로서 권정생 담론의 혁신을 요구한 「권정생, 새로 시작되는 질문」이란 글은
우리 어린이문학 평단에 의미있는 질문을 던져 새롭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놓인 자리를 살필 수 있는 기회도 물론 마련되었습니다.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국가 지원을 받게 된 공부방들의 향방을 현장 활동가가 진단한
「희망을 노래하는 아이들과 지역아동쎈터」가 그중에 하나지요.
아참, 잡지를 펴면 가장 먼저 펼쳐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꼭지 [책과 세상]도 있습니다.
중견작가 이금이씨가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한 ‘밤티 마을’ 연작(푸른책들 2004~2005)의 성과를
가늠하는 글이 실렸고요, 최근 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가치 사전』(한울림어린이 2005)과 『어린이 사회사전』(열린어린이 2005)을
날카롭게 되짚은 글도 실렸습니다.
어때요, 두루 깊이 거들떠볼 만하지요? ^^;
(주)창비 어린이책출판부|『창비어린이』 편집실
http://www.changbiki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