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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통화가치 오차 줄이려 100엔을 기준으로 표기
환율이란 일정 시점에 어떤 한 나라의 통화와 다른 나라 통화와의 교환 비율을 말합니다. 외화 1단위 또는 100단위에 대해 그 나라 돈을 얼마만큼 교환해 주는가로 표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환율만 100단위로 표시하는 건 아닙니다. 11일 현재 외환은행이 고시한 37개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베트남 동화가 100단위에 대한 환율을 고시했습니다.
한국은행은 1977년 4월 1일 엔화의 집중기준율을 처음 발표할 당시부터 100단위로 환율을 고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엔화 환율은 100엔당 174.50원이었습니다. 엔화뿐만 아니라 통화 단위가 큰 이탈리아 리라화도 당시 100리라당 54.55원으로 고시됐지요. 이탈리아가 지난 1999년 EU(유럽연합) 단일 화폐인 유로화를 도입하고, 현재 국내 고시환율 가운데 리라는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통화 단위가 큰 몇몇 나라에 대해서 100단위로 환율을 표시하는 이유는 통화 가치를 더 자세히 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고시합니다. 1977년 당시 한국은행이 엔화를 1단위로 발표했더라면 1엔당 1.74원이 됩니다. 100엔으로 환산한 금액은 174원으로, 엔화 환율을 100단위로 표시했을 때(174.50원)에 비해 0.50원의 가치가 누락되지요.
한편 환율과 관련해 '엔고(高)' 또는 '엔화 강세' 같은 표현이 신문에 종종 등장합니다. 해당 통화의 돈 가치가 이전보다 오르면 강세, 내리면 약세로 표현합니다.
가령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엔화 몸값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12월 17일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1달러당 87.09엔까지 내려갔습니다. 엔화 강세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일본 경기가 악화되자 올 4월 6일에 엔화 환율은 1달러당 101.45엔까지 올랐습니다.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 셈이지요.
조선일보 200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