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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홈런공동1위
호세-이대호 입체분석 |
파워 > < 정확도
팀 첫 홈런킹 '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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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가 28일 KIA전서 13호 홈런을 터뜨려 팀동료 펠릭스 호세와 함께 홈런 랭킹 공동 1위가 됐다. 예년보다 프로야구 전체의 홈런 페이스가 늦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대호와 호세 모두 몰아치기 양상이 뚜렷하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소총부대'의 성격이 강했던 팀이다. 창단 이후 24년간 한번도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롯데를 '장타부대'로 거듭나게 한 두 거포의 '홈런 색깔'을 다각도로 비교해봤다.
스위치히터(우투양타)인 호세는 홈런 편식이 심한 편이다. 13개의 홈런이 모두 오른손투수에게서 나왔다. 그렇다고 왼손투수에게 약하지는 않다. 왼손 상대 타율은 3할1푼5리로 오히려 오른손투수 상대 성적(2할8푼1리ㆍ사이드암스로 포함)보다 훨씬 높다. 이대호(우투우타)는 투수의 스타일에 별로 구애받지 않는다. 현대 장원삼(2개) 등 왼손투수를 상대로 홈런 3개를 쳤다.
상대팀별로 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호세는 한화(4개), 현대, SK(이상 3개) 등 3개팀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두산, LG 등 서울팀들을 상대로는 아직 홈런이 없다. 이대호는 이미 한화를 제외한 전 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현대와 KIA를 상대로 각각 4개씩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대전구장 외야펜스만 넘기면 전 구장 홈런(청주,마산,군산 등 제2구장은 제외)도 달성하게 된다. 끌어당겨서 넘긴 홈런은 호세(우월)와 이대호(좌월)가 각각 8개씩이다. |
요일별 홈런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일요일 낮경기와 주중 야간경기는 분명 다르다. 이대호와 호세는 모두 낮경기에 강하다. 13개 중 4개를 일요일에 쳤다. 특히 호세는 주말 3연전(금~일)서 9개를 몰아쳤다. 아직 만루홈런이 없다는 것도 이대호와 호세의 공통점 중 하나다. 호세는 3점홈런이 4개, 이대호는 2점홈런이 5개로 모두 주자가 있을 때 강했다.
6월 들어 홈런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이대호는 지난 6일 KIA전부터 28일 KIA전까지 16경기(4경기 우천취소)서 홈런 8개를 쳤다. 2경기당 1개꼴의 무시무시한 페이스다. 호세도 6월에만 7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다소 빠듯하긴 하지만 2001년 5월 호세가 세운 롯데의 월간 개인 최다홈런 기록(10개)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파워면에서는 호세, 정확성은 이대호가 한발 앞선다"고 평가한다. 또 강타자의 필수요건인 유연성은 호세와 이대호가 팀내 1,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김코치는 "이대호는 장타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감이 없다면 충분히 리딩히터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하지만 4번타자이기 때문에 홈런 욕심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세는 41세의 나이와 강속구 대처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시속 147~148㎞의 빠른볼도 거뜬히 외야 관중석으로 넘기고 있다.
이대호는 6월 들어 배트 사이즈를 줄였다. 35인치-950g에서 34인치-900g으로 하향 조정. 배트가 가벼워지자 헤드가 잘 돌고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 |
호세와 이대호는 묘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01년 호세가 '마산구장 폭행사건'으로 시즌 잔여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을 때 2군에 있던 신인 이대호가 '땜질요원'으로 1군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또 이대호는 경남고 재학 시절인 99년 롯데의 홈경기마다 사직구장을 찾아 "호~세! 호~세!"를 외쳤던 열혈팬이었다. 호세는 지난 99년과 2001년 각각 36개의 홈런을 쳤다. 롯데의 한시즌 최다홈런기록이다. 올시즌 홈런 목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시즌 전체 페이스(60경기 13홈런)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30개를 넘기기 힘들다. 이대호는 최근 "올해 홈런 목표는 22개"라고 말했다. 지난해 홈런 21개를 쳤기 때문에 22개면 만족한다는 얘기다. 이대호는 자나깨나 타점 욕심 뿐이다. 30홈런 보다는 100타점에 더 눈독을 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