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는 대림절(待臨節)이 시작되었습니다.
대림절의 예전색(禮典色)인 보라색은 수난과 참회와 준비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녘 성도들의 수난을 기억하면서 복음통일에 열심이지 못한 것을 참회하며 예기치 못했던 때 통일이 홀연히 찾아오면 북녘복음화를 힘차게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며 대림절을 보내야 합니다.
12월은 성탄의 달입니다.
북녘의 사전들은 “성탄절”이라는 말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먼저 1981년에 과학, 백과사전출판사에서 나온 『현대조선말사전』을 봅니다.
【성탄절】⦅종교⦆기독교에서 ≪예수가 난 날이라하여 기념하는 12월 25일≫을 이르는 말 (같은말) 크리스마스,
성탄제.(1452쪽)
『현대조선말사전』은 종교용어들에 대해 험악한 풀이를 한 사전으로 유명합니다.
이 사전의 【예수】라는 항목을 보면 “⦅종교⦆ 예수교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우상≫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고, 【예수교】는 “ 기원 1세기에 중근동지역에서 발생한 예수를 믿는 종교. 낡은 사회의 사회적불평등과 착취를 가리우고 합리화하며 허황한 ≪천당≫을 미끼로 하여 지배계급에게 순종할 것을 인민들에게 설교한다. 여러 가지 갈래가 있다. (같은말)기독교”(2918쪽)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런데 성탄절에 대해서는 예외로 평이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2년에 두 권으로 된 『조선말대사전』을 사회과학출판사를 통해서 펴냈습니다.
이 사전은 종교용어들에 대해 적대적인 풀이를 하지 않고 남한 사전과 차이가 별로 없는 사실적인 풀이를 해서 북한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사전의 “성탄절”에 대한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독교에서, 예수가 태여났다고 하는 날. 12월 25일이다. ㊁성탄제, 크리스마스(1권, 1765쪽)
“주체96년(2007년)”에 전3권으로 된『조선말대사전(증보판)』이 나왔는데 이 사전은 외래어를 외래어 발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독】은 “그리스도의 옮겨놓은 말”이라고 하고서 【그리스도】항목에서 풀이하고 있고, “【기독교】→그리스도교” “【기독론】→그리스도론“등으로 처리했습니다.
어문정책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탄절】은 그렇게 하지 않고
【성탄절】그리스도교에서, 예수가 태여났다고 하는 날을 기념하여 지키는 명절. 12월 25일이다. ㊁성탄제,
크리스마스(2권 743쪽)
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성탄절”이라는 말이 북한에서도 굳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합니다.
북한은 1997년부터 "주체"라는 연호를 사용하고 있는데 주체 연호는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는 주제 111년이 됩니다.
세계는 예수님이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해서 기원전(BC-Before Christ)과 기원후(AD-Anno Domini)를 구분하고 있는데
북한은 매우 독특한 연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주체 연도 다음에 괄호를 하고 서기 연도를 밝히고 있기는 합니다.).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주체93년(2004년)”에 발간한 『조선대백과사전(간략본)』은 【성탄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문적인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스도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출생하였다고 하는 날을 기념하여 지내는 명절. 일명 강탄제, 크리스마스,
초기에는 매해 1월 6일 혹은 5월 20일로 정해 져 있었으나 300년 경부터는 12월 25일로 고착되었다.(549쪽)
이와 같이 북한의 사전들에는 성탄절이라는 말이 수록되어 있고 적대감이 없는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러나 북녘의 주민들은 성탄절이라는 말을 모릅니다.
여러분, 탈북민들에게 북한에 있을 때 성탄절이라는 말을 들었는지, 뜻을 알고 있었는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성탄절 전후에 있는 김정숙(김일성의 첫 번째 부인) 생일(24일)이나 헌법절(27일)은 잘 알아도 세계적 명절인 성탄절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북녘의 동포들이 성탄절의 의미를 알고, 김일성광장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기쁘다 구주오셨네 만백성 맞으라”는 찬양이 방방곡곡에서 울려퍼지는 날을 당기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을 다지하면서 성탄의 달을 보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