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527 | | | | | 전북 고창 전남 영광 | | | | | ♣ 암봉들이 산행미 더해주고 문화유적도 많은 고산(527m) 고산 줄기는 전북 고창군 대산면, 성송면과 전남 장성군 삼계면, 영광군 대마면에 경계해 있다. 산의 남쪽 계곡은 대산천, 북쪽은 와탄천으로 흘러가다가 영광 덕오 부근에서 합류되어 법성포로 흘러들어 서해에 흘러든다. 높을 고(高)를 쓰는 이 산은 말 그대로 고창 들녘에 높이 솟아 주변 조망대 역할에 충실하다. 서울의 남산 남해의 금산과 함께 산 이름이 외자로 특이하다. 아직까지 고창에 꼭꼭 숨은 명산으로, 세계문화유산인 선사시대 지석묘(고인돌) 300여 기, 후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고산산성(약 4.1km) 등 문화유적의 보고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지고, 용추굴, 각시봉, 깃대봉, 매바위, 용두암, 거북바위, 촛대봉, 치마바위 등 전설이 깃든 지명과 암봉들이 산행미를 더해준다. 또 천연 복분자인 산딸기 평전과 개구리와 곤충의 낙원인 늪지대 등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이다.
이름 재미난 띠꾸리봉도 있어 고산은 비록 해발이 527m이나 평야에 위치해 있어 장수지역의 1,000m대 산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350m까지는 육산으로 송림이 울창하고, 6부 능선부터는 고산산성이 있으며, 암봉과 산죽이 어우러져 산행미를 더해준다. 우리는 제1코스를 답사했다. 올해 들어 춘설이 자주 내리고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리니 기상이변이 아닐 수 없다. 고창지역도 생강꽃이 피고 개구리가 알을 낳고 울부짖는 시기에 때 아닌 눈으로 봄 속의 겨울이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석현 마을 안내판 앞에서 동쪽의 소나무숲으로 오르니 새봄을 노래하던 나무들과 생강나무꽃이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울상을 짓고 있다. 발걸음이 자꾸만 뒤로 밀리는 눈길을 오르자 산불로 인해 측백나무로 수종 갱신한 곳에 닿는다. 곧이어 고창 신흥에서 오는 임도가 나오며, 임도를 따라 편하게 산행하라고 유혹했다. 그러나 그 길은 벌목을 해서 산행미가 없다고 거절하고 동쪽으로 직진했다. 비문 없는 묘소 4기를 지나면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한 들녘들이 한눈에 잡힌다. 제1봉인 특징 없는 각시봉에 올랐다가 내려서면 벌목한 소나무들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다. 자연지형을 이용해서 쌓은 토성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석성이 혼재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제2봉인 깃대봉에 닿으면 우측 상금 고인돌군으로 가는 하산로가 마중 나왔다. 직진하면 용머리 모양의 용두암이 의연하게 눈앞을 가로막고 나선다. 강형렬 회장이 용두암 아래에 있는 산성 서문터와 남쪽 계곡에 용추굴이 있다고 일러줬다. 용머리 형상의 용두암을 밧줄에 의지해서 오르면 전망이 훌륭하다. 남쪽으로 고성산, 월랑산, 태창산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어느새 제3봉인 띠꾸리(나뭇짐을 매는 끈)봉에 닿는다. 내년에 히말라야 원정등반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재석 이사는 다람쥐처럼 암벽으로 오르고, 일행들은 안전한 길로 우회했다. 매봉에 올라 조망과 풍광에 취하다보니 정재석 이사와 유승훈 교수가 밧줄에 매달려 암벽을 내려가며 멋진 묘기를 연출하고 있다. 제4봉인 촛대봉에 닿으면 옛적에 상금리 주민들이 나무를 하고 숲을 굽던 구덩이가 나온다. 강회장이 "이곳에서 불을 피우면 건너편 수련산에서 연기가 났다는 전설이 있다"고 일러준다. 이곳부터 남쪽은 전남 장성군, 우측은 전북 고창군의 경계다. 우측 길은 가래재나 상금리 안부로 가는 하산로이고, 정상은 동쪽으로 0.6km의 산성을 따라 올라야 한다. 산성을 따라 걷노라니 주변이 온통 억새군락지다. 이 때문에 해마다 강회장은 태봉산악회 회원과 대산면 애향회 회원들과 함께 우거진 억새를 베어내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수고를 한다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정상에 오르니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북쪽엔 옥녀봉이 삼각형으로 솟았고, 그 아래는 암치저수지, 성송초교와 백토 마을로 하산하는 길과 고창과 영광을 잇는 23번 국도가 한눈에 잡힌다. 그 옆으로 구황봉과 문수산이 얼굴을 내민다. 서쪽엔 바둑판 같은 고창들녘이 다가온다. 청명한 날엔 광주 무등산과 담양 추월산, 영암 월출산까지 보인다고 하니 그야말로 고창의 조망대다. 무속인들이 고산 정상에 고산신령위(鼓山神靈位)란 표지석을 세워 높을 고(高)를 북 고(鼓)로 산이름을 왜곡시켜 놓아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며, 행정기관이나 태봉산악회에서 올바른 표지석을 세웠으면 좋겠다.
정상에서 제4봉인 촛대봉으로 돌아와 두 형제 전설이 얽히고 물물교환의 통로였던 가래재 우측 안부로 내려서니 눈이 녹아서 길이 매우 미끄럽다. 다리품을 한참 팔다보니 우측은 천연 복분자단지이고, 좌측은 드넓은 늪지가 나왔다. 우측으로 치마바위가 보이는 길가엔 300여 기의 고인돌들이 번호표를 붙인 채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옛날에는 지천으로 있었으나 농경지에 있는 고인돌들이 많이 훼손됐단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상금 마을 앞에 큰 지석묘 4기가 자리잡은 곳에 닿는다. 다른 지석묘와 달리 이 지석묘들은 북방식처럼 높은 돌기둥 위에 탁자처럼 거대한 너럭바위가 덮개석으로 올려져 있었다. 강형렬 회장은 많은 사람이 올라앉아 회의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아마도 이 고을 지배자의 무덤일 거라고 유추했다. 주변의 지명은 평금, 상금, 중금 등 쇠 금(金) 자가 많아 금이 많이 생산되지 않았는가 싶다고 한다. 지석묘를 둘러보고 상금리 삼거리 느티나무 앞에서 대산면으로 향했다. 강회장이 운영하는 강철물점 옆 다도횟집에서 하산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월간 산 4월호) | | | | | | | | | | 새창으로 등산지도보기 | | | | | 제1코스 석현 - 각시봉(1봉) - 깃대봉(2봉) - 띠꾸리봉(3봉) - 촛대봉(4봉) - 고산(5봉) - 촛대봉 - 안부 - 산딸기평전 - 상금리(7.1km, 3시간30분) 제2코스 석현 - 각시봉 - 깃대봉 - 띠꾸리봉 - 촛대봉 - 고산 - 옥녀봉 - 성송초교(7.6km, 3시간40분) | | | | | | | | | | | | | | | 단체버스이용시 산행들머리인 석현 마을 앞에 하차하고, 하산지인 상금리에 주차 요망. 자가용 차량은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에서 나와 23번 국도를 타고 원흥 경유 대산면으로 간다. 전주 - 정읍 - 고창 - 대산면( 2시간 )
| | | | | 다도횟집(063-563-7579) 대산면 사거리 강철물점 옆에 자리잡은 집. 각종 활어전문점 각종 어탕은 3인분 20,000원, 5인분 30,000원. 해성식당(063-562-8008):대산면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있다. 한우고기 전문점
| | | | | 월간 산. 글쓴이 김정길 전북산사랑회 회장 |
|
첫댓글 처음가보는 고산 가보고 싶네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