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슬프다.
삶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을 사람들이 보통 가지는 마음이다.
죽음 을 싫어하되 입으로 감히 그것을 말하지 않는 것은 미혹한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일이다.
칠원(漆園, 장자가 몸이라는 곳에 있는 칠원에 옻 밭을 맡아보는 관리가 되었었다)의 늙은 이 같은 이는 그 해골이 어디에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하였으며 양왕손(楊王孫, 한나라 성고 (城固) 사람. 황노(黃老)의 술을 배워서 죽을 때 아들에게 수의를 입히지 말고 나체로 매장 하라고 유언하였다.)의 나매장(裸埋葬) 같은 경우는 세상에 그러한 사람이 없다.
죽고 사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에 생각지 않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내가 일찍이 시를 한 수 지 었으니 가로되 생이 없으면 죽음도 없으리라.
생이 있으면 생이 있으면 죽음이 따르리라. / 無生卽無死
살고 죽는 것이 다 아득하니 / 有生卽有死
조물은 처음도 끝이 없도다. / 生死兩悠悠
내가 비록 달관(達觀)한 사람은 못되나 보는 바가 이와 같을 따름이다./ 造物無終始
평범한 사람이 죽 고 난 뒤에 묘갈(墓碣)의 내용을 남에게 청하여 붓을 들어 허장성세(虛張聲勢)하여 사실을 바꾸면 더욱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이 늙은이가 천성이 게을러서 농사하여 처자를 먹여 살 릴 뿐이고 일곱 번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다 낙방하였으니 시내와 산에 마음껏 놀다가 이로 써 마칠 것이다.
명에 이르되 이제 재주도 없고 또 덕도 없으니 그저 평범한 사람일 따름이요.
살아서 관작(官爵)이 없고 죽어서 이름이 없으니 그저 한 넋일 따름이다.
기쁨과 근심이 훼예(毁譽, 비방과 칭찬) 가 그쳤으니 그저 한 줌의 흙이 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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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
噫悅生惡死。人之常情以死爲。諱口不敢言。惑之甚矣。有如漆園。㝕之忘骸楊王孫 之裸葬。世無人矣。其知死生之說而。不爲懷者。有幾人哉。余嘗有詩曰。無生卽無 死。有生卽有死。生死兩悠悠。造物無終始。雖未及達觀。之徒所見如斯而。己凡人 觀化之後。倩人碣辭。虛張逸筆以沒其實尤可笑也。此老平生懶拙。力農以給妻孥。 七擧不中。優遊溪山以。是終焉。銘曰。
旣無才又無德。人而己。生無爵死無名。魂而已。憂樂空毁譽息。土而已.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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