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책을 고르고 구입하고 나가는 서점 시대는 막을 내린 지 오래다.
온라인 쇼핑몰이 성장하여 오프라인 서점들은 큰 타격을 입히고 있으며
따라서 업계의 존폐마저 걱정해야 할 만큼 지금의 서점업계들이 휘청
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수많은 서점들 중 책을 파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서 책의 공간을 조용히 지켜내는
곳들도 있다. 그곳은 서점이긴 한데, 어딘가 조금 특이하다. 남들과 조금
다른 특이한 이색 서점 3곳을 돌아봤다.
1. ‘술도 팝니다’ 북바이북 (Book by Book)
서점이라 해놓고 갑자기 웬 술이냐고 ? 하지만 이곳도 서점이 맞기는 맞다.
술 파는 서점인 북아비북 ( Book by Book)이 그러하다.
필자가 서울 상암동에 있는 이 서점을 방문했을 땐 24일 오후 3시쯤이었다.
은근슬쩍 몰려오는 허기짐을 외면한채 이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생라면에 생맥주 2잔 주세요.”
의아한 생각이 들어 매장 안을 둘러보니 이곳 한 편에 생라면을 부숴 가루에
버무려 놓은 안주 상자가 보였다. 이 라면들은 컵에 담겨 맥주와 함께 곧
손님들에게 제공됐다고 한다. 손님들도 각기 자리를 잡고 앉아 편안하게 책을
읽으면서 맥주와 라면을 즐기고 있었다.
이 서점은 어딘가 확실히 낯설다. 생맥주와 함께 책 즐기는 사람들 뒤와
그 주변을 둘러보니깐 책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는
종이가 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이 무엇인가 살펴보니... 책을 읽었던 사람들이
여기에 남겨놓은 일종의 리뷰였다. 이름하여 ‘책꼬리’라는 것이었는데,
그 ‘책꼬리’에 글을 쓰면 커피 한 잔도 무료로 마실 수 있다고 하니 리뷰도 쓰고
커피도 마시니 일석이조다.
서점 안에는 ‘일공팔문구사’라는 추억의 문구류를 파는 팝업스토어도 있다. 각종 색연필부터 지우개, 연필깎이, 종이접기 용 색종이
세트 등등 책 이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은 즐거운 서점이랄까.
‘북바이북’에서는 단순히 책이나 문구류를 사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를 공유할 수 있고 새롭고 가치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곳 매장 벽면에는 “당신의 문제는 당신이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라는
글귀가 붙여 있는데, 그 글귀가 유독 눈에 들어오길래 이곳 사장님께 물어봤더니
작가들과 함께하는 번개 포스터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작가의 번개 외에 캘리그라피 강좌나 그림일기 강좌 등과 같은
많은 교양 강좌가 한 달이 빼곡하도록 열린다고 한다.
2. ‘함께 놀자’ 오디너리 북샵 ( Ordinary Bookshop)
두 번째로 소개할 서점은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오디너리 북샵’이다. 그런데 이곳을
이색 서점이라 하기에는 어쩐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간판이다. 왜냐하면 그 간판에는
심플하게 ‘오디너리 북샵’ 이라는 이름만 적혀있기 때문이다.
‘끼~익’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눈길을 끄는 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진열된
독립출판물들이다. 그 독립출판물들은 저자가 기획부터 집필, 유통,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출판물들을 말한다. 따라서 글이나 그림 그리고 사진 등을 다양한 주제와
자유로운 형식으로 출판하는 게 특징인데, 이곳 서점에서는 다수의 독립출판물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도 곳곳에 비치돼 있다.
요즘 대형서점은 깨알같이 나눠진 섹션으로 인해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책을 찾아
읽어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런데 이곳의 사장님은 위와 같은 독자들처럼 책 찾으려다
길까지 잃는 게 싫어서 그렇지 않은 서점을 직접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이 서점이라 해서 책만 판매하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이곳 서점에서는 ‘토토마켓’이라는 이름의 플리마켓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디너리 북샵 ( Ordinary Bookshop) 이 조금 작은 듯한 느낌이라고 했더니, ‘성북 작은 가게당’ 이라는 이름의
숨은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때때로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도 진행됐다고 한다.
3. ‘명동의 자존심’ 명동 북파크’
서울의 중심지 명동에 들러본 이라면 명동성당 밑에 자리 잡은 대형서점 ‘명동 북파크’를 한 번쯤
눈여겨 봤을 것이다. 이곳은 명동성당과는 무관한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운영하는 직영 1호
서점이다.
이곳은 2만 여권에 달하는 도서부수를 자랑하며 인터넷 구매가격과 똑같이 10%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이곳 서점에서는 일정 금액의 대여로와 권단 보증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책까지
자유롭게 빌려보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됐다고 한다. 넓디넓은 이곳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 중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여유롭게 고르는 들거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곳 매장 전체가 ‘책 읽기 좋은 공간’을 모토로 잘 꾸며져 있기 때문에
이곳 어디에서나 편하게 책을 골라서 읽기 쉽다는 게 이곳의 최대 장점 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이곳 ‘명동 북파크’에 속해 있는 북카페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글래스 와인(판맨가 6천원)까지 판매하고 있어서 책과 함께 나른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 이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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