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역사, 문화를 종횡무진 오가며 신화에 가려진 인간 붓다의 참모습을 만나다 2012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사찰의 상징 세계』의 저자이자 불교TV 의 명강사 자현 스님이 명쾌한 언어로 흥미롭게 풀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붓다 이야기’ 이전까지 나온 ‘붓다’에 관한 책들은 대개 2,600년 전 불교를 만든 교조인 붓다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쓰였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불교도들의 신심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쓰였기 때문에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
철학, 역사, 문화를 종횡무진 오가며
신화에 가려진 인간 붓다의 참모습을 만나다 2012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사찰의 상징 세계』의 저자이자
불교TV <숨겨진 사찰의 미(美)>의 명강사 자현 스님이
명쾌한 언어로 흥미롭게 풀어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붓다 이야기’
이전까지 나온 ‘붓다’에 관한 책들은 대개 2,600년 전 불교를 만든 교조인 붓다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쓰였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불교도들의 신심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쓰였기 때문에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조금 불편했다.
『붓다 순례』는 붓다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붓다와 그 주변 인물을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이다.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 불릴 만한 전방위 지식인 자현 스님은 이 책에서 철학, 역사, 문화를 종횡무진 오가며 신화에 가려진 ‘인간 붓다’의 참모습을 명쾌하고 흥미롭고 현대적으로 그려냈다.
붓다는 아들 라후라의 이름을
‘장애’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 아니다 익히 알고 있듯이 붓다의 아들은 ‘라후라’이다. 근데 이 라후라라는 이름의 뜻이 일반적으로 ‘장애(障碍)’라는 뜻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붓다의 극적인 출가 양상을 묘사하기 위해, 붓다의 고매한 인격을 고려하지 않은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고대 인도에서는 일식(日蝕)과 월식(月蝕)이 일어나는 것이 거대한 아수라왕이 해와 달을 삼키기 때문이라는 전승이 있다. 그런데 그 아수라왕의 이름이 바로 라후, 혹은 라후라이다. 이로 인해 후일 라후라라는 명칭에는 해와 달을 가로막는다는 의미의 장애물이라는 뜻이 첨가된다. 전승에 의하면, 라후라가 태어나는 날에 일식 혹은 월식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변은 고대에는 매우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기념해서 라후라라는 이름을 짓게 된 것이다.”(75p)
사리불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사리의 아들’이라는 뜻의 별명이다 사리불은 아난 및 마하가섭과 함께 붓다의 제자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반야심경』을 통한 ‘사리자’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사리불이라는 말이 ‘사리라는 여인의 아들’이라는 뜻의 별명 같은 것이며, 진짜 이름은 우파팃사(Upati?ya), 음사하면 우바저사 혹은 우바제사라고 말한다.
“사리불의 인도식 발음은 사리푸트라(S?riputra)로 사리불은 이를 음사한 것이다. 즉 푸트라(Putra)를 ‘아닐 불(弗)’로 음사한 것인데, 이는 붓다(Buddha)를 ‘부처 불(佛)’로 음사하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양자는 음역 글자를 달리하여 차이를 부여하고 있다. 푸트라는 번역하면 ‘~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현장 법사는 신역에서 이를 ‘아들 자(子)’로 번역했다. 즉 신역의 사리자는 음역과 의역의 결합 양태인 것이다.
그런데 푸트라, 즉 불(弗)이 ‘~의 아들’이라는 뜻이라면, 사리자란 ‘사리의 아들’이라는 의미가 되므로 우리는 이것이 사람 이름이 아니라 별명과 같은 칭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안성댁 아들’이나 ‘천안댁 자식’과 같은 칭호라고 이해하면 되겠다.”(210p~211p)
붓다는 바사닉왕을 위해
세계 최초의 다이어트 경전을 설했다 사위성에서 기타 태자와 최고의 재벌인 급고독 장자가 붓다에게 귀의한 후, 교만했던 바사닉왕조차 붓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바사닉왕은 개인적인 고민까지 붓다에게 털어놓았고, 그중에는 고도비만에 대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이로써 붓다는 세계 최초의 다이어트에 경전을 설하게 된다.
“당시 바사닉왕은 고도 비만으로 인하여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하고, 숨이 차서 헐떡거렸다. 이로 인한 창피스러움과 고통을 호소하자, 붓다는 살을 빼는 방법에 관한 세계 최초의 다이어트 경전을 설하게 된다. 이 경전은 현재 『잡아함경』 권42의 「1150 천식경(喘息經)」으로 수록되어 있다. 왕은 이 가르침을 새겨듣고, 식사 시간마다 시종에게 외우게 하는 충격요법을 사용해 체중 조절에 성공한다. 이 경전은 붓다가 비단 깨달음의 명인을 넘어서, 세속적인 가치에 있어서도 매우 현명한 분이었다는 것을 유감없이 드러낸다.”(271p)
그 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붓다에 대한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 ㆍ 기원정사는 현재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에 비견할 만한 사위성 최고의 랜드마크였다.(264p 참조)
ㆍ ‘자등명 법등명’은 붓다 최후의 유언이 아니며, 원래 의미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르다.(331p 참조)
ㆍ 붓다의 탑은 열반 후가 아니라, 붓다가 살아 계셨을 때부터 유행했다.(127p 참조)
ㆍ 8대 성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진 바이샬리의 대림·중각강당 유적은 사실 8대 성지 자리가 아니며, 그곳의 탑 역시 붓다의 탑이 아니다.(334p 참조)
ㆍ 붓다께서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에서 열반하신 것은 실은 그물 침대를 매기 위한 것이다.(340p 참조)
이렇듯 동서양의 철학과 인도의 역사, 문화를 종횡무진 누비는 자현 스님의 새롭고 재미있는 붓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이제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붓다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타 참조> ㆍ 동아시아에서 시무외인으로 알려진 손 모양은 실제로는 인도의 인사법일 뿐이다.(304p 참조)
ㆍ 녹야원에 있는 다메크 스투파는 사실 부처님의 첫 설법을 기념한 탑이 아니다.(163p 참조)
ㆍ 마하가섭은 붓다보다 나이가 훨씬 젊은 분이었다.(217p 참조)
ㆍ 붓다의 열반일이 2월 15일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342p 참조)
ㆍ 4월 8일이라는 석가탄신일은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상징의 의미가 크다.(43p 참조)
ㆍ 마야부인은 7일 만에 돌아가시지 않았다.(49p 참조)
ㆍ 죽림정사는 빔비사라왕이 기증한 것이 아니다.(203p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