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경전철 방식의 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건설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문화계와 시민단체가 막대한 재정부담과 타사업 예산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는 등 2호선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인 광주 도심에 콘크리트 지상 구조물을 세울 경우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는 만큼 값싼 건설비만을 고려, 지상고가를 강행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광주시는 14일 2008년 부터 2019년까지 백운광장~남광주~서방시장~상무지구~백운광장을 순환하는 도시철도 2호선(22.1㎞)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연말까지 4억원을 들여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시는 또 이르면 내년 6월 공사기간ㆍ건설 방식ㆍ운행 노선ㆍ재원 조달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건설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향후 10년간 연평균 378억원의 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대폭 수용해 당초 27.4㎞에서 백운동~효천역 구간 5.3㎞를 제외한 22.1㎞로 단축시키고 사업비도 1조3375억원에서 9444억원으로 줄여 지상고가 경전철 방식의 도시철도 2호선을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2호선 건설과 관련된 재정부담에 대한 우려와 관련 시의 총 예산 증가와 사업이 본격화되는 2010년께 1호선 부채 상환액이 2009년 666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304억원으로 크게 줄고 2011년 241억원, 2012년 112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지하철 1호선 건설에 소요된 막대한 부채의 상환이 모두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2호선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 채무 부담만 커지고 복지예산 축소 등 다른 사업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해 육교와 고가도를 철거해야 할 상황에서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립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시는 도시미관과 지역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남구 백운고가의 철거를 검토중이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은 "광주 지하철 1호선이 상환해야 할 부채가 4141억원에 달하며 2004년 지하철 운영 적자가 222억원, 2005년에는 420억원으로 불어나 광주시 총부채의 40%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광주시가 기존 1호선의 운영과 추가 건설에 따른 운영비 및 부채 이자 상환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2호선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광주경실련 김재석 사무처장은 "광주시는 지하철 건설에 따른 재정비용 부담 능력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시가 중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수도 기반 조성,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다른 사업의 예산축소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