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05. 04일
경북 구미시 소재 해발 976미터의 금오산을 다녀왔지요
주차장-대혜폭포-마애보살입상-약사암-정상(현월봉)-산성능선
산행시간 3시간 30분
토요일부터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많다
산은 꽤 다녔으면서도 이상하게 금오산하고는 인연이 없었는지
목적지를 금오산으로 정하고 오면 이런저런 이유로 산행을
할수 없도록 만들었는데 오늘도 은근이 걱정이 되였지만,
다행이도 아무일이 없어 산행을 처음등정 할수 있었다.
몇발짝 뛰자마자
야은 길재 선생의 회고가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채미정으로 경북 기념물 제 55호다
학창시절 딸딸딸 외웠던 회고가 다시한번 여기에 적어본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헌데 인걸은 간데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선생의 유유자적한 선비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구나!!
길옆 아름들이 나무들이 쭉쭉 팔을뻗어 하늘을 바치고 있는데
오래전 사업할때 일본열도를 돌아보며 보았던 그 나무다
솔직히 나는 나무에 대해서 잘 모른다
아무래도 황대권 선생처럼 식물도감을 구입해서 야생초 편지를
써 보던가 해야할것 같다
허우적 거리며 대혜폭포에 도착했다
가히 장관이다
높이 정확히 27미터의 낙차에서 오는 물의안개
시원하다 못해 으시시하다
잠시 숨을 몰아쉬고 다시 가던길 간다
산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구나
숨을 턱턱 몰아쉬며 한발한발 들어올린다
날씨가 더워 식수의 양을 평소보다 늘렸더니
심한 경사도 때문인지 더욱더 식수의 무게가 무겁다고 느껴진다
꼬부랑길, 갈지 자 길. 암벽사이길을 헤쳐나가며 겨우
마애불에 도착했다
보물 제 490호로 높이가 5.55미터나 되는 불상이
자비하신 미소로 첫등정하는 나에게 기특하다며
어깨를 만져주신다
감사합니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
잠시 쉬면서 바위에 걸터 않았다
저 아래 주차장의 모습과 저수지 주변이 내일
어린이날 행사관계로 시끌벅적하구나
금오산의 "오"자가 까마귀 오자 인데
왜 까마귀 오자를 썼을꼬
까마귀는 한마리도 없는데............
다시 산행은 시작되고
잠시후 약사암에 도달했다
아슬아슬하게 바위사이에 지어놓은 약사암
밀면 떨어질것 같은 약사암 종
마음을 비운다는것은
이렇게 자신을 잊어버릴수있을 정도의
좋은 위치와 경관이 있어야 되는 모양이다
내노라 하는 이름있는 암자들이 거의 이렇게
처음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탄성을 지를수 있는곳에
있으니 말이다
약사암을 나와 정상으로 가는데 간이 식수 집수정이 있다
고마운 마음으로 수도꼭지를 틀어 시원한 물한컵 마시고
바로 올라서니 금오산 현월봉 정상이다
현월봉- 참 정감이 가는 이름이다
달빛에 비친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일까
아니면 금오산이 아름다워 달님이 발을 멈추었기 때문일까
마음이 너무나 평화로와진다...............
숨을 몰아쉬고 헬기장에 내려와 우리산인이 건네준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여기저기 가족들의 산인들이 피곤한지 누워있고
우리처럼 점심들 먹느라 정신없다
역시 먹는 즐거움이야 말로 그 어떤 즐거움과 비할수 있으랴!!
배가 불러오니 나도 슬슬 잠이 오려한다
안되겠다 싶어 베낭을 메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성안길로 접어들었다
이 높은지대에 웬 물이 이리 많고
미나리며 작은 분지지만 3500여명의 병사들이 충분히
먹고 쉬며 싸움을 할수있었겠구나 생각되여졌다
산성능선길
경사가 급하여 감히 쳐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했을것 같은
방어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였으리라...
부근에 사시는 분들은 참 행복하신 분들이다
이렇게 좋은 산이 가까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니까 이 정기로 한분의 대통령도 배출했겠지...
비록 행복한 모습으로 저 세상으로 가시지는 못했지만
능선길을 하산하며 저 계곡으로 오르내리는
케이불카가 마치 잠자리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도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서 저 케이불카와 같이 날아봤으면....
능선길 삼거리
호텔공사장 방향으로 (주차장) 접어들었다
얼마 안되여 출발지점 채미정으로 하산을 완료했다
첫 산행이였기 때문에 제대로 볼것을 다 보았는지
적을것을 다 적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금오산은 나에게 당신의 어깨를 허락하셨다
감사하고 고마운 생각뿐이다
카페 게시글
★.교회소식/주보나눔
경북 구미시 금오산을 다녀왔지요
정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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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
03.05.07 20:3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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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떤 표현을 해야 솔로몬씨의 글에 보답을 할 수있을까요.참으로 힘든 생활을 하시면서도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사신다는 자체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아니 부럽기 까지 하답니다.한평생을 책과 싸우며 살았어도 한마디의 표현을 못하는 저 자신을 보고 한탄스럽기 하답니다.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