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가 밝다”, “경위가 분명하다”, “경위가 바르다”고 한다. 경위(涇渭)는 사람으로서의 도리나 사리가 분별이다. 중국의 경수(涇水)와 위수(渭水)라는 강 이름에서 머리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경수는 항상 흐리고 위수는 늘 맑다고 한다. 이 두 강물은 서안 근처에서 만나는데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뚜렷이 구별된다. 여기서 경위의 뜻이 나왔다
어른들은 생각이 바르고 행동이 반듯한 사람을 보고 “경우가 바르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때의 “경우”는 원래는 “경위”로 쓰이던 말이었습니다. 즉 “경위가 바르다”고 하던 말이 구어에서 널리 쓰이면서 좀 더 쉬운 발음인 “경우”로 변화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경우”에 “사리나 도리”의 뜻을 추가하였습니다.
경우(境遇) : 사리나 도리.
그는 늘 {경우가} 밝다./{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마라.
그처럼 {경우가} 바른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
물론 이러한 의미로 쓰일 때에는 “경위”로도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경위”는 원래 강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경위(涇渭) : 사리의 옳고 그름이나 이러하고 저러함에 대한 분별.
중국의 징수이(涇水 : 寧夏回族自治區 固原市 涇源县) 강의 강물은
흐리고 웨이수이(渭水 : 四川省 廣元市 靑川縣) 강의 강물은 맑아
뚜렷이 구별된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경위가} 밝다/{경위가} 분명하다/{경위를} 따지다/{경위가} 바르다.~
하지만 “경위”와 “경우”는 약간 의미의 차이가 있습니다. “경위”에는 “사리의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이란 뜻이 있어서 “다시 일의 경위를 따져 보자”와 같이 쓰일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경우”로 바꾸어 “다시 일의 경우를 따져 보자”와 같이 쓰면 왠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경위”가 “경우”로 변하면서 “경우”는 주로 “도리”의 뜻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미 간의 경계를 분명하게 나누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우”와 “경위” 또한 쓰임을 분명하게 갈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언어의 의미는 물과 기름처럼 나눠지는 관계가 아니라 스펙트럼처럼 서로 겹치는 관계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