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내장산을 갔다. 십수년 전에 단풍구경으로 왔다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어
고생한 후로는 거의 찾지않은 곳이다. 이번 4월의 산악회 정기산행을 이곳에 있는 백암산으로 정했다 하여
동행을 하였다. 그때를 추억삼아 그 산세를 본다는 마음으로 .
어찌된 영문인지 그 당시를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풍경과 산하가 너무도 새롭기만했다.
아침 7시에 사당에서 산악회 버스가 출발하여 이곳 전라남도 장성군까지 오는데 4시간이나 걸렸다.
11시10분경에 내려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남창골 입구를 시작으로 하고 백양사로 하산하여 버스주차장까지 내려오니 4시 10분경이 됬으니
총 오늘 산행 시간은 5 시간이된 꼴이다. 점심들 먹고 사진들 담아가면서 온 시간이다.
정기산행은 언제나 요 시간 대로하여 그리 힘들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하게한다.
뻐스를 하차하고 계곡길로 들어서니 계곡물이 많이 흐르면서 그 주위에 서있는 나무들이 푸른 색갈로
계곡물과 잘 어울려 몽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서양화가들이 그림을 그림직한 그런 풍경이 나타난다.
태양빛과 숲속 나무들 그리고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이 아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시인마을이라는 간판으로 바꿔달은 국립공원의 남창골 공원탐방지원센터다. 요즘은 탐방소라는 이름을 없애고
이렇게 정서적으로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리고 그에 걸 맞는 행사나 활동들을 하니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주 친근감을 주게 만든다.
이 시인마을에서 책도 빌려주고들 한다. 우리같이 하루 등산 오는 이들이 책을 빌려 볼 수는 없겠지만
산보로 오는 이들이 숲속에서 책을 읽어볼수 있는 여유를 갖게하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참 잘하는 제도다.
우리가 가야할 거리가 선명하게 나와있다. 총 7.4 킬로이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계곡 옆으로 지나가는데 계곡에서 흐르는 물 소리가 아주 청량하게 들린다.
물이 흐르는 양도 많이 흐른다. 그 소리를 들으면 알수가 있다. 지난 겨울 내내 쌓여있던 눈들이 조금씩
지표면으로 녹아 흐르는 듯 하다. 주위 사방은 회색 빛으로 칠해져있다. 프르름이란건 없다.
조금 올라가니 산죽나무들이 많이있다. 우리가 지나가는 길섶은 온통 산죽으로 덮혀있다.
전라도 지방의 고산 지대에는 이렇게 산죽들이 잘 자란다. 바위들도 서울경기지역의 바위들과
엄청 차이가 난다. 서울쪽의 바위는 살아있는 바위라 하는데 이곳의 바위들은 온통 회색 빛에
뾰죽하기만 하다.바위도 지역별로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난다.
계곡을 이루고 있는 물가에는 그래도 이끼가 끼여있다. 바위와 바위사이로 흐르는 물들은 그 소리를
내는데 목청껏 부르고 있는지 모른다. 오르는 길이 모두 너덜바위길 같다. 한참을 이런 길로 간다.
오늘은 예정시간 보다 늦게 도착을 하는 바람에 중간에 쉬는 시간도 없이 그냥 고~다. 워낙 거리가 먼 곳이니.
우측계곡에서는 물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그게 몽계폭포란다. 그 쪽으로 가서 사진을 담아올 생각이였는데
하늘바라기 대장이 시간상 사진 전문으로 담는 사람들만 보내고 나머지 일행들을 길을 떠나게한다.
계곡이 다른 산과 같이 확연히 구분되어 흐르는 계곡이 아니다. 돌과 돌 사이로 물이 흐르는데
그것이 바로 계곡이란다. 너덜길이 그렇듯이, 물이 흐르는 곳을 건너가는 다리도 놓여져 있다.
너덜바위도 오르는 길로 한참을 오르니 그걸로 끝난다.
육산 길로 접어든다. 평편한 곳은 흙길이다. 이곳은 흐르는 물이 제법 계곡길을 이루며 지나간다.
아침 햇살을 맞으면서 물에 반사되는 태양이 그 계곡을 덮어주며 지나간다. 징검다리가 놓여져있다.
그런 징검다리를 건널때면 어릴때 친구들과 개울가에서 물놀이하던 생각이 겹쳐진다. 물놀이라고.
물가에 서있는 저 나무는 무억으로 인해 저렇게 뒤틀리면서 지라나고 있을까? 속안도 비우면서
저리 오래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텐데, 인간이 알아서 풀어줘야 할거 같다. 코를 벌름 거리며
서있는 모습 또한 우스꽝스럽다.
오늘도 중간 중간 산이좋아님을 만나면 이렇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준다. 참 좋은 친구다. 산에서
알고 지내지만 그는 언제나 마음이 활짝 열린 사람으로 느낌을 준다. 긍정적인 삶을 지향하고 사는
그런 이유에서 일까보다. 올바른 삶이라는 잣대를 만들어 그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어느 현실에서는
갈등도 생겨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한다. 마음을 어찌 먹느냐가 중하니 편하게 마음을 갖어 보자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계단을 한참 올라가는 코스가 나타난다. 평평한 길로 물 흐르는 냇가도 건너며 오다보니
또 다른 높은 고지가 기달리고있다. 이 길이도 한참을 올라가는 길이다. 이 곳을 오르니 능선 사거리가 나온다
능선 사거리에서 상왕봉 쪽으로 계속 내 달려간다.
그리고는 좌측으로 이렇게 높다란 바위봉우리가있다. 한 덩어리의 바위로 되있는데 이 길을 우회하는 길로서
밑을 지나가는데 이 봉을 이루고 있는 바위가 우리가 늘상 보아 왔던 서울 경기지역에서 보는 바위와
사뭇 다르다. 뾰족하고 각지고 둥글둥글하지 않고 이렇다. 이 지역 사람들의 성격과 흡사한 것이
또 다른 숨어있는 내력인지 모른다.
상왕봉쪽에는 이렇게 거대한 절벽위에 아름드리 소나무 분재 하나가 서있다. 좌우로 길게 뻗어 서있는
이 소나무가 이 산에서의 제일의 백미같다. 푸르름을 첨 보는 거 같아 더욱 신비롭기까지 하다. 많은 산우들이
이곳에서 이 소나무를 배경삼아 저 아래 경치를 함께 담느라고 줄을 선다. 준상님이 셧터를 눌러 대면서
순서대로 세우로 빨리 빠져 나가라고 독려한다. 워낙 많은 인구들이 이동하니 이렇게하며 시간을 맞출수밖에.
오늘도 또 다른 산우들을 만나 하루를 보낸다. 오르는 길에 또 식사를 같이들 하면서 내려오는 길에
여러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세상사는게 참으로 다양하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이 산악회에 다니는
사람들의 유형도 다양하다는 걸 알게된다. 세상 사람들이 저마다의 특징이 있듯이 그 또한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 그 다른 생활방식에서도 공통점은 이런 대단위 산악회에 나와 다른 세계사람들을
만나는 것일게다.
다만 그들의 속내를 다 내놓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보니 속속들이는 알수도 없고 또
알 필요도 없는게 이런 산악회모임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랜동안 만나서 같이 산에를 다니다 보면
산우애라는게 생기는게 사람사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가정사에도 다니고 그런다고 한다.
이해가 간다.
상왕봉을 지나서 백학봉까지 온다. 백학봉은 걷한 암봉이다. 이 암봉에서 백양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전히 가파른 절벽길이다. 계단이 끝없이 지그재그로 이어져있고 내려가는 길이 고층빌딩 물건 올리는
고가 사다리와도 같다.
앞서서 간 선두들이 있고 우리는 중간쯤에서 갔다. 우리 뒤에도 많은 산우들이 천천히 오고있어
그리 급하게 내려갈 일도 아닌데 아무튼 바로 바로 내려가게된다.
거대한 거목이 중간 부분이 이상하게 생겼다.뒤틀려 잘려 나갔나 어찌 이렇게 중간이 요리도 생겼는지.
이 또한 자연의 오묘함의 결과리라.
발 아래 저 멀리 백약사가 보인다. 위에서 보니 사찰이 대단히 큰 사찰이다. 정갈하게 놓여져 있는
사찰의 지붕이 아주 멋스럽게 보인다. 불가의 세계는 인내와 무와 공이라는 화두로 이루어진 교리다.
인간이 그 실체를 보는게 아니고 마음을 본다고. 마음을 비우고 물욕을 끊고 속세의 고뇌를 끊느라고
자기수양을 하는게 승녀들이 하는 일. 현실 주의자인 내가 보기에는 속세에서 살아가느라 고생들 하는것과
비교해보면 좀 편한 직업으로 보게도 된다. 나름대로 어려운 단계를 거치겠지만 해탈이라는 목표를 향해
공부만 한다고 생각하면 그렇다.
백학봉의 거대한 바위 아래로 수직 하강하는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길에서 백학봉을 바라보며 사진을
담아보는데 너무 가끼히 있어 다 담아지지가 않는다.
거대한 바위가 둘로 쪼개져 있는 듯. 저게 언제 떨어져 나갈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그 쪼개져 있는 틈 사이로 햇볓이 비추니 그 비추는 곳이 큰 영광의 빛을 받는 양 환하다.
이 곳은 영천굴이라 하고 이곳에 암반수가 나오는 샘물이 있는데 양이 꽤 많다. 물을 마셔보니 맛이 좋다.
이 생수가 약효험이 있다하여 영천굴이라 한다고 한다. 이 영천굴 위에는 커다란 또다른 굴이 있는데 이곳에
불상을 모시고 있는 암자 비슷하게 만들어 져있다. 석굴암 같은 모양이다. 이곳이 또 하나의 기도처로 활용되나보다.
신도 같은 여자 한분이 깨끗히 청소를 하고 정갈하게 가꾸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그런 도량이 되야하는데.
영천굴 아래에는 돌탑을 쌓아올린 게 여러개가 있다. 누군가가 소원을 말하느라 이렇게 돌탑을 만들었을까.
그 소원이 이루어졌을까도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정성을 다 하면 하늘이 그 뜻을 알아준다고 믿는 믿음으로 인해
이러한 것들이 만들어 졌을텐데. 모두가 행복한 삶이 되기를 이곳에서 기원해본다.
이 곳에서 더 내려가니 약사암이 꼭 대웅전 만한 건물로 홀로 서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이
아주 훌륭하다. 어찌 이런 곳에 약사암 하나가 이렇게 크게 창건해 있는지. 이 넓은 공간에 쉼터가 있어
사방을 관조할수가 있다.
저 아래로 백양사가 보이고 그 아래로 뻗은 길로 계곡이있고 물도 보인다. 저 아래에서 보는 그림은 명경지수로
보이겠지.함께한 산우들과 기념사진 한장을 담아보았다.
약사암 뜰에서 뒤 암봉과 함께 기념 사진 하나 부탁하여 담아보았다. 이곳을 지나면서 마음속의 염원을 빌어보았고.
이 넓은 마당에서 저 아래 속세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떨까. 더 나이들어 좀 한가한 시기가 오면 이런 곳에서 마음 수련을
하며 지내면 어떨까. 그 마음은 속세에서 찌들어 물든 마음들을 씻어내는 것이겠지.
이런 정갈하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산 계곡을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다 날라갈거 같다.
좌선하여 눈 감고 명상에 잠기고 있으면 어떤 망상도 다 떨어져 나가겠지. 번뇌는 어찌할꼬. 속세의 연이
있어 그 연을 져버리고 살수 있을까. 마음뿐인 수련이다.
古佛叢林白羊寺, 현판의 글씨 또한 멋진 체로 날려버렸구나. 처음으로 방문해 보는 사찰이다.
이 사찰은 백제 무왕 때 ( 632년) 여환선사가 창건한 고찰로서 조선왕조 숙종 때 환양선사가
법회를 베풀 때 설법이 신묘하여 산에서 흰양이 내려왔다 하여 백양사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고찰, 현판에 써 있듯이 천년고찰이 숲속에 이렇게 고즈녁하게 잇는 백양사에서, 대웅전 마당에서
부처님을 향해 묵념으로 기원도 빌어본다. 항상 기원하는게 건강하게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것.
주고사는 건 운명이니 내 맘대로 못하지만 건강은 내가 노력해서 유지할수 있을테니 그런 분위기가 필요하다.
나는 그걸 바란다.
사찰 뒤에 있는 저 웅장한 바위는 백학봉으로 하얀 학이 내려 앉아 있는 듯 하다. 바위의 웅장함으로 인해
이 천년 고찰을 보호해 주는 산신이겠다. 우주의 기를 받아 이 고찰로 보내는 그런 역활을 하려나.
저 앞에 보이는 쌍계루는 백학봉과 어울려 앞 연못속에 드리운 모습이 천하일경이라한다.
그 모습을 미쳐 사진으로 담아보지를 못했다. 다른 산우님이 혹시나 담았을까?
이 천년 고찰과 웅장한 학바위를 눈으로 담고 가슴으로 느껴보고 떠난다.
산고을님과 함께 경내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같은 마음을 담아보았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을 담아 시원함을 더해 주는 거 같다.
오작교 비슷한걸 만들어 놓아 물위에 비추는 학봉을 볼수있게 하는가 보다.
백암산 백양사 돌표지석이 예쁘게 서있다. 뒤 학봉과 잘 어울려져 있고 주위의 숲과 한테 어울려
미적감각을 더해준다. 이 돌을 안아보고 고찰의 기운을 가슴으로 전해받아본다.
오늘 산행에도 함께한 산이좋아님과 산악회의 운영자로 봉사하고있는 님과 마지막 한컷을 담아본다.
홍길동 한우집에서 저녁식사들을 맛나게 하였다. 이곳이 고향인 산우님들이 있어 그들 덕에 맛난 저녁을
푸짐하게 먹을 수가 있었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담소도 나누고 얼굴도 더 익히는 시간이다. 그래도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들 나누면
다음에 다시 볼때 기억이 뚜렷하여 반갑게 보게된다.
오늘도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이런 것이 또 다른 사람 사는 맛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