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주말 저녁 인기리에 방영중인 TV예능프로그램 유치를 위한 예산 8,000만원을 ‘1차 추가경정 세출예산안’에 편성해 의회에 제출한 것이 확인돼, 시의회에서 이를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당진시청 공보팀은 일요일 저녁 공중파를 통해 방영(외주제작)중인 인기예능프로그램을 당진에서 촬영하는 것에 대해 제작사 측과 촬영 장소 등 협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프로그램 유치에 8,000만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진시는 인기 TV예능프로를 유치했던 타지차체의 홍보 및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등을 참고했을 뿐 당진시가 이 사업을 시행했을 경우 발생할 경제적 또는 지역 홍보측면에서의 효과를 지역 여건에 맞춰 구체적으로 분석한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 이 TV프로그램의 성격상 당진에서는 현지여건이 촬영을 진행하는 데 여러가지 불편이 따르므로 촬영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을 지, 이후 발행할 효과는 어느 정도일 지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 공보팀 관계자는 “인기예능프로그램을 이미 촬영한 타 지자체의 경우, 촬영 장소가 많이 알려져 관광지와 주변상인 매출이 상승하거나 관광객이 급증한 예가 있다. 방송촬영이 시와 관광지 홍보나 지역 경제에 효과가 있을 지 검토해 왔으며, 촬영 장소 등을 제작사 측과 협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비교적 시청률이 높고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인기예능프로그램인 만큼, 신문이나 지하철 광고 등을 통한 기존의 각종 홍보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유치하는 데 시 예산 8,000만원이 든다는 것.
공보팀 관계자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관광지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치를 위한 예산도 협의를 통해 당초보다 줄인 것이다. 결정된 것은 아니고 다만 이번 추경에서 예산 확보라도 해놔야 촬영 여부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추경예산에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 1회의 인기프로그램 촬영과 방송을 위해 8,000만원의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의견이 갈린다.
지방 언론사의 한 기자는 “시의 올해 각종 홍보 예산중에 일회성 금액으로 8,000만원을 쓰는 것은 너무 과다한 것이 아닌가. 시 홍보효과와 관광객 증가 역시 단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유명연예인들이 다수 출연해 일반 시민들의 접근을 어느 정도 통제해야 하고, 그동안 주로 실내에서 촬영해 온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감안할 때, 당진시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공보팀 관계자는 “연예인들과 촬영 스탭 등 총 150여명이 촬영을 위해 올 것으로 예상되며, 실내 촬영의 경우 온천 등 실내 관광지가 있는 타 지자제와 달리 당진시는 마땅한 장소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시청 혹은 대학교 등에서 촬영하는 것이 거론은 됐었으나, 관내 관광지 등 홍보효과가 없는 실내가 촬영장소가 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돼 장소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야외 촬영이 가장 좋겠으나 관내 관광지간 이동 거리가 있는 문제가 있다. 촬영여부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당진시가 그동안 제작사 측과 협의를 해왔고, 이번 시의회에 제출한 1차 추가경정 세출안에 8,000만원 편성을 한 것은 추진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시 예산 8천만원은 어느 정도의 금액인가-
8,000만원의 예산으로는 당진시청이 한 해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2년 당진시 본예산에 편성돼 당진시가 올해 지출하는 8,000만원 내외의 세출안을 몇 가지 살펴봤다.
▲중앙도서관 도서구입- 9,600만원 (도서 8천여권)
▲보안등(전신주에 설치하는 조명) 신설공사 150등- 9,000만원
▲해나루사과 명품 브랜드 육성 지원- 9,000만원
▲과수원 원예농가 영농자재지원- 8,400만원
▲고품질황토감자생산 토양개량제 지원- 8,250만원
▲스쿨존 내 횡단보도잔여표시기 설치공사 20개소- 8,000만원
▲장애인 콜택시 구입 1대+운영비지원- 7,000만원
▲주민교양강좌- 5,120만원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 설치공사- 5,000만원
▲당진재래시장 비가림시설 정비공사- 5,000만원
▲노후 가로등 교체공사 150개소- 4,900만원
▲배달강좌 운영- 4,244만원
▲합덕, 송악도서관 자료구입- 4,000만원
▲버스승강장 시설물 유지보수 150개소- 3,000만원
▲문화소외계층(결혼이민자)문화예술 교육사업- 3,000만원
▲청소년 관현악부 육성 지원 10개 학급- 2,000만원
물론 지역 관광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기예능프로그램 유치에 나서는 지자체도 있다. 한 번 촬영하고 방영되면 관광홍보와 지역경제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 한류 열풍으로, 인기예능프로그램이 해외에서도 방영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관광지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2012년 당진시 본예산 6,000여억원 중 8,000만원은 언뜻 적어보이나,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사업에도 쓰일 수 있을 금액이기 때문에 예산집행에 완급(緩急을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예능프로그램 유치의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철저한 검토와 계산이 필요한 이유다. 2012년 1차 추가경정 세출예산안은 이번 주 시의회의 검토와 조정을 거쳐 25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심의· 의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