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 더 레전드], 미국, 2013.
전편이 그랬듯이 전형적인 오락영화다. 블록버스터 답게 화려한 볼거리가 스크린에 가득하다.
우선 [다이하드]시리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신 우리의 브루스 형님(환갑이 갓 넘으셨단다)이 이젠 둔한 몸으로 인해 총질로 액션을 보여주신다.
전직 요원(CIA)으로써 살인병기였던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는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 있는데, 그의 동료였던 마빈(존 말코비치 분)은 스스로를 죽여 장례식을 치르는 해프닝을 통해서라도 프랭크를 현직으로 복귀시킨다. 이유인 즉슨, 냉전시대에 러시아로 흘러들어간 핵무기를 찾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러시아의 암살자 카자(캐서린 제타 존스 분)가 프랭크보다 한 발 앞서 핵무기를 찾으려 등장하고, 프랭크와 마빈을 죽이려 최고의 살인청부업자 한(이병헌 분)이 고용된다.
영국의 MI6에서는 명령이라면 남편도 죽인다는 전설의 저격수 빅토리아(헬렌 미렌 분)를 투입시키고, 이 밖에도 조연급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익히 낯 익은 닐 맥도노프, 가릭 하건, 브라이언 콕스 등이다.
더군다나 핵폭탄을 설계한 천재물리학자 베일리 역으로 [양들의 침묵]에서 너무나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안소니 홉킨스가 등장하니 이보다 화려한 배역을 쉽게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럼 내용은?
뻔하지 않은가?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이렇게 끝맺음 되는 것이 오락영화의 정석인 걸 어찌하랴.
나는 화려한 출연진에 대해서 [오션스 일레븐](미국, 2001)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앤디 가르시아, 맷 데이먼, 케이시 애플랙(형인 밴 애플렉보다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돈 치들 등등.
역시 한국의 [오션스 일레븐]이라 할 수 있는 [도둑들]에서도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김해숙, 신하균,오달수, 김수현 그리고 홍콩의 임달화와 기국서까지. 나열하기가 숨이 찰 정도의 화려한 출연진이 보여준 건? 오락이다.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킬링 타임용 오락영화를 만드냐고 하겠지만, 사실 각각의 배우들이 그들의 색깔을 내세운다면 아마 영화는 죽도 밥도 안될 것이다.
차라리 거대한 오락물 속에서 모두가 조연인 것이 낫다. 그래야 영화적 재미라도 건진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멋진 배우들이 총 출동했던 영화라고 기억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