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길에서 북악파크호텔로 올라가다보면 도로 왼쪽편, 즉 라마다올림피아호텔 건너편에 평창동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길 위에 차선이 그어져 있지는 않지만 왕복 4차선은 족히 될 정도로 넓다. 길 바로 입구 전봇대에는 가나아트센터 입간판과 그보다 좀 작게 여러 화랑들의 입간판이 빼곡이 붙어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고 길도 호젓한 편이다. 도로변에 간간히 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으로 건물들이 이어진다.
평창동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 듯한 뾰족한 박공지붕의 2,3층 양옥집들이 즐비하다. 한때 우리 사회의 부를 상징했던 주택양식이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일반적인 주택가와는 사뭇 다른 주택건물과 함께 색다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차분하면서도 조화로움이 넘치는 공간, 예술적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들이 심상치 않다. 도심의 일상과는 분명히 다른 공기를 맛볼 수 있다. 북한산 자락을 뒤로 하고 있는 평창동에는 대학교수와 예술가들의 보금자리로도 유명하다. 우선 직업별로 보면 대학교수가 가장 많다. 교수들이 평창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배경에는 사연이 있다. 1970년대 초 서울시가 북악터널을 뚫기로 하면서 예산이 부족하자 평창동 산비탈 택지를 100-300평 단위로 잘라 평당 3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국공립대 교수들에게 할당 분양했다고 한다. 대학교수들이 평창동에 자리를 잡으며 마을이 형성되자 이어서 돈 많은 사업가와 일부 정치가들이 평창동에 저택을 짓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창동 주민의 주류는 아직도 교수와 그 이후에 합류한 작가군단이다.
평창동에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렬씨를 비롯 화가만 100여명이 살고 있다. 여기에 문인, 문화예술인 거주자까지 합치면 400명이 넘는다. 평창동에 사는 문화예술인들은 평창포럼을 결성, 정기적으로 모여 강연도 듣고, 문화계 발전을 위한 의견도 교환한다고 한다.
단순한 주택가 부촌이었던 평창동에 변화의 바람이 생긴 것은 복합문화예술공간인 가나아트센터가 문을 열면서부터다. 그 이전에 이미 평창동의 원조격인 토탈미술관이 있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가나아트센터에 이어 서울옥션이 입주하고 잇달아 이응로미술관 그로리치화랑, 갤러리세줄, 평창아트, 키미아트, 환기미술관 등이 문을 열었다. 현재 이응로 미술관은 대전으로 이전한 상태다. 갤러리 숫자로 보자면 10개가 조금 넘는 미술관과 갤러리지만 질 높은 갤러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한두 군데의 좋은 갤러리 방문만으로도 부족한 문화적 욕구를 채울 수 있다. 각각의 미술관에 찾아가기 전, 먼저 미술관들이 위치한 언덕길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길 권한다. 우뚝 선 벽들로 인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미술관들은 특유의 개성 있는 모양과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
가나아트센터 1983년 인사동에 가나화랑을 개관한 이래 리히텐슈타인, 장 드뷔페, 조르주 브라크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전시를 통해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 발 앞서 소개해왔을 뿐 아니라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수준 높은 기획으로 한국 미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제몫을 해온 가나아트센터. 그 결과 미국과 유럽의 세계적 화랑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성장했다.
1998년 개장한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인사동의 인사아트센터와 함께 가나아트를 대표하는 전시문화공간. 세계적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설계했는데,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바탕으로 한 절제되고 부드러운 건축미가 살아 있을 뿐 아니라 다목적 전시가 가능한 기능성과 심미성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KIMI Art 평창동 완만한 언덕 위의 2층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키미는 아담한 일반 집의 흔적이 남아있으면서도 4개의 갤러리들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는 실내 공간을 지니고 있어 운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한다. KIMI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미술, 문화계 작가들의 작품 전시와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미술공간으로 다양한 기획전과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부상하는 국내 작가를 소개, 지원하며, 한국 작가들의 해외 문화계 진출을 위한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규 시즌 동안 키미는 갤러리에서 4~5 차례의 자체 기획전과 게스트 큐레이터의 기획전시를 선보이며 각 전시마다 숍, 카페, 야외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내년 2월22까지 재미있는 가구와 장식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Blooming the Life' 전을 만날 수 있다. 가구 디자인 브랜드 '다니엘 라고(Daniele Lago)'의 독특한 디자인 가구를 비롯해 도자공예, 보석, 섬유 분야 작가 8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환기미술관 화기미술관 정문에 들어서면 잘 가꿔진 정원 사이로 고풍스러운 흰색 건물(본관)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별관이 조화를 이루며 서 있다. 도심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아늑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미술관인 환기미술관이다. 미술관 본관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부드러움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미술관 안팎 곳곳을 갈림길로 건축하여, 어느 길을 통해도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공간 구조로 구성되어 전시된 작품들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추상미술 제1세대인 김 화백은 세련되고 승화된 조형언어로 한국적 서정주의를 정립한 작가로 유명하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뉴욕에서도 뛰어난 예술성을 평가받고 있다. 본관과 두 개의 별관으로 구성된 이곳에는 회화 조각 등의 작품 5백여 점과 사진 물품 자료 5백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1년에 4~6회 상설과 기획전시를 하며 각종 음악회와 강연회, 퍼포먼스가 열린다. 미술 포럼과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 미술캠프도 운영한다. 별관 1층에는 아트숍과 카페테리아가 있어 화가의 작품이 그려진 문화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수도권의 허파 북한산 국립공원.은 연 평균 500만 명이 오른다. 북한산은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북한산에는 백운대(836m)를 비롯해 40여 개의 빼어난 봉우리가 있고,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36개의 매표소를 기점으로 해서 최소 100개의 등산로가 있다. 북한산성과 진흥왕순수비 등 수많은 역사유적과 사찰이 산재해 있다.
갤러리 宮 편안한 분위기의 목조건물 형태를 띄고 있는 갤러리 궁. 목조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국적인 스타일의 정원이 펼쳐지고, 색다른 정취에 깜짝 놀라게 된다. 전시의 기능보다는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갤러리 궁은 다양한 나라에서 수입한 토속적인 소품들이 인상적이다.
김종영 미술관 김종영 미술관은 한국 조각사의 1세대 조각가이자 근대 추상미술의 선구자라 불리우는 김종영의 타계 20주기를 기념하여 건립되었다. 평생을 선비와 같이 연구하며 낸 김종영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고, 후진 양성에 매진하여 초창기 조각계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그의 뜻을 기리고 조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미술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종영의 작품들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상설전시를 기본으로 기획 전시와, 우성 김종영 조각상 수상자전등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개최하고 있다.
‘서래마을’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방배중학교 앞 일대를 말한다. 서울 속 작은 프랑스로 불리는 서래마을은 1985년 프랑스학교가 들어서면서 프랑스인이 모여 살기 시작, 현재 반포4동에만 560명은 산다는 게 서초구의 추정이다. 프랑스인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서래마을에는 와인바를 비롯해 이국(異國)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색 명소 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와인바는 물론, 다양한 와인을 갖춘 프랑스식당과 이탈리아 식당들까지, 새롭게 문을 연 업소는 줄잡아 20곳에 육박한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한 몽마르뜨 공원이 들어섰고, 갤러리도 문을 열었다. 프랑스 마을이 점차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서래풀 공원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한국의 몽마르트 언덕’이라 불리는 서래마을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보도블럭과 가로등이 눈에 띈다.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삼색선 보도블럭은 프랑스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래마을 버스정류장에 한글과 함께 쓰인 프랑스어도 이곳에서는 당연한 일. 마을 상점에서는 손님이 들어서면 프랑스말이 우선이고 거리에는 프랑스인들의 보금자리답게 와인숍과 빵가게가 유독 많다.
서래마을이 흥미로운 이유는 무엇보다 이곳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들과 프랑스에 유학을 다녀왔거나 프랑스에 유학생을 보낸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친밀하게 교류한다는 점.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불정보센터다. 서초구청 5층에 마련된 한불정보센터는 한국인과 프랑스인들이 서로 편한 이웃이 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프랑스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위성방송은 물론 새로 나온 책자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더 매력적인 점은 생활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주부 봉사대 36명이 오전과 오후 교대로 이곳에서 한국 내 프랑스인들에게는 생활상담을, 프랑스에 유학생을 보낸 한국가족들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필요한 각종 생활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서래마을에 거주하지 않는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운치 있는 예쁜 마을로 어필하고 있어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쁜 야외 테라스를 갖춘 와인바나 카페, 레스토랑은 고급스럽고 편안한 인테리어와 함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나라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서래마을의 특별함이다. 완만한 언덕에 들어선 서래마을은 소란하지 않은 오롯한 한가로움,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나 언덕길을 산책하면서 여유를 갖기에 좋은 공간이다.
특별한 맛을 자아내는 커피와 다양한 나라의 와인, 전망이 시원한 몽마르뜨 언덕, 문화강좌와 갤러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루브 등 문화가 스며든 이색적인 평화로움에 젖어든다. 따뜻한 커피와 차분한 산책길이 필요하다면 서래마을에 방문해보면 어떨까.
Vino in Vila 세련된 카키색 컬러의 외관이 차분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노인빌라. 와인이 있는 마을이라는 친근한 이름처럼 유럽풍 인테리어로 장식한 홀과 시원한 분위기의 테라스 공간이 따뜻하고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편안하다. 생면을 직접 뽑아서 만드는 파스타는 면이 끊어지지 않고 신선한 맛을 음미할 수 있어 비노인빌라만의 특별함을 전한다. 문의ㅣ 02.599.7020
양숙희artseum 양숙희 아르세움은 침구, 커튼 및 인테리어에 관련되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여 다양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토털 홈아트를 지향하는 기업. 서래마을에서 흔치 않은 인테리어 숍중에 한 곳으로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심플하면서도 편안한 이미지가 매력적이다. 문의ㅣ 02.593.2655
theLUV 지난해 12월에 문을 연 캘러리 루브는 서래마을에 신선한 활력을 제공하는 문화공간이다. 서래마을의 화합을 꿈꾸는 커뮤니티 공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탄생한 갤러리 루브는 '서래마을전'을 기획하여 주민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도 했다. 순수예술과 더플어 리빙 스타일을 미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갤러리 루브는 우리의 생활을 예술적으로 접근하여 대중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art&living을 기본 컨셉으로 문화강좌도 기획하고 있어 예술이 스며든 스타일리쉬한 라이프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문의ㅣ20.3478.0815
COFF&VINE 화이트앤블랙의 심플한 컬러매치로 인테리어한 코펜바인은 커피와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커피숍으로 보이기 쉽지만 실내에 들어서면 커다란 오크통에 와인이 가득하다. 쌀쌀해지는 이즈음에는 테이블마다 모포를 준비하여 손님들이 따뜻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의ㅣ 02.591.2765
LaTrouasille '우연히 발견한 진품', '뜻밖의 행운'이라는 의미의 라 트루바이는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짙은 브라운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한 외부 인테리어는 나무결의 투박한 질감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야외 테라스 공간에는 계절꽃을 어렌지하여 내추럴하게 장식하였고, 내부공간은 안락하면서도 세련되 이미지,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이는 라 트루바이는 브런치 메뉴들도 풍성하여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기에 좋은 곳이다. 문의ㅣ 02.534.0255
아르떼 유럽풍의 개인주택을 개조해서 탄생한 이탈리언 레스토랑 아르떼는 멋진 외관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니다. 목조기둥이 세워진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정원을 만날 수 있는데 예쁘게 깔린 자갈길을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키가 큰 소나무와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어나는 야외정원이 매력적이어서 날이 좋은 날이면 야외테이블을 이용하는 손님이 많다. 자연의 분위기를 함께 음미하면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문의ㅣ 02.532.0990
CERAWORK 요즘은 핸드크래프트 도자기의 르네상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세련되 감각의 그릇과 오브제를 만날 수 있다. 세라워크는 기존 공방작가들의 한계를 한차원 높여 창의성과 선업자기의 견고함을 함께 조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도자공예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도자기 표면에 화려한 장식과 새채를 곁들이는 세라워크의 회화감각은 그릇 자체의 공유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수작업으로 직접 그리는 미려한 디자인은 수공예적인 기품이 느껴진다. 일반인에게 도자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과정을 알려주는 레슨도 인기만점. 문의ㅣ 02.595.4998
Blooming Garden 세래마을에 들어서 조금만 걷다보면 세련되 유러피언 스타일의 플라오 어렌지먼트를 선보이는 블루밍 가든을 만날 수 있다. 밝은 분위기이 상호와 깔끔한 타이포그라피, 부드러운 벽톨색, 나무 느낌이 어우러져 내추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서래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플라워숍이다. 윈도우에는 계절에 맞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트랜드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문의ㅣ 02.592.22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