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향산유객
ds1czr2 @ hanmail.net
지난 날들에서 1970년대 초.
해병 제1 상륙사단은 ,
포항제철 형산교를 들머리로 한다.
서울이나 여기 저기에서,
높은 사람들이 우리부대를 방문하면 좀 괴롭다.
주 단골메뉴? 는 수중폭파훈련 시범.
VIP들은 형산교 다리위에 길에 늘어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FRP플라스틱 주정에 존슨모터 두대를 장착하고
옆에다 검정 고무보트를 붙들어맨 작전용 보트 바닥에
검정 잠수복에 마스크 흰스를 착용한 나는,
칠 팔명의 동료들과 같이 팀장의 신호에따라 한명씩 입수한다.
건너편 갈대숲에는
한명의 동료가 숨어있다.
멀리 달아난 고무보트가 한바퀴 원을 그리고
전속력으로 우리를 향해 달려온다.
그동안 우리는 물속으로 서너차레 잠수하며
수중폭파물 설치를 흉내낸다.
헐리웃 액션을 끝낸 우리는 칠팔명이 십여메터 간격을 두고
머리를 일렬로 맞추고 왼손을 수면위로 한껏 올린다.
주정의 모터 조정은 선임하사, 픽업용 링은 고참하사가 픽업맨이다.
맹렬한 속력으로 우리를 덮칠 것 같은 보트가
저앞에 첫 동료를 건져올린다.
어느새 나를 덮치는 보트의 한쪽켠에
바짝 몸을 수면으로 늘어트린 픽업맨의 고무링에 나의 왼팔이 걸려들고
난 본능적으로 오른손을 왼손 팔목을 힘껏 잡으며 오리발을 세차게 차올려
고무보트위로 나의 몸뚱이를 올린다.
그 순간 나는 갖건져올린 한마리싱싱한 물고기 !...
이 삼초후,
숲속에 숨어있던 동료가 발파용 피스톤을 누루자
폭음과함께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우리의 보트는 엄청난 파도에 전복될듯 말듯 아슬하게 탈출에 성공한다.
다리위의 높은 양반들 박수소리를 뒤로하고...
훈련이 아닌 전시?
픽업에 실패한 대원은,
적진의 차디찬 바다위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고귀하고 숭엄한 죽음을 받아들인다.
첫댓글 영원한 해병 향산유객님 화이팅 !!! 멋져요 성님
내무생활은 고로웠지만 훈련만큼은 상당히 즐기며 적성에 딱 맞었더랬는데..
장교 교육받고 개병대 말뚝박을 생각꺼정 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