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
어떤 민족이 살아온 삶의 모습과 과정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그 민족이 살아온 삶의 모습과 과정이 노래의 형태로 나타나 정착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민요에는 민중이나 생활 공동체의 미적 심성과 정서가 담겨있기 마련이고 자연 발생적 성격을 지닌다.
또한 일정한 규범이나 악보가 없이 전승되는 음악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모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민요가 어느 정도 파급되었는가에 따라 통속 민요와 토속 민요로 나누기도 하고 어느 지역의 특성을 가졌는가에 따라
경기 민요·서도 민요·동부 민요·남도 민요·제주도 민요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민요에 쓰이는 장단은 불균등하거나 균등한 장단이 반복되는 형태와 일정한 장단이 없으면서 박자가 들쭉날쭉한 무패턴 불규칙형, 즉 불규칙 형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통속민요는 거의가 반복형태이고 토속민요에는 불규칙형태가 많아서 장단의 보편성이 노래의 보편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통속 민요
이미 넓은 지역에 퍼져서 음악적으로 많이 세련된 민요를 말한다.
아리랑·밀양 아리랑·도라지 타령·방아 타령·강원도 아리랑·농부가·육자배기·수심가· 천안 삼거리 등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민요들이 이에 속하며 음악적인 짜임새나 사설의 구성이 잘되어 있어서 주로 전문 소리꾼들이 부르기를 좋아하였고, 이에 따라서 더욱 널리 전파되게 되었으며 가락이 비교적 세련되어 있다. 토속 민요 가운데 전문 음악인들이 자주 불러 통속 민요화시킨 것도 많이 있기 때문에 통속 민요와 토속 민요 사이에 구별이 분명치 않은 것도 있다.
토속 민요
어느 한 지역에 한정되어 불려지고 있는 민요들을 말한다.
통속 민요에 비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전문가보다는 비전문가들에 의하여 불려진다. 사설이나 가락이 비교적 소박한 대신 향토적인 특성을 깊이 간직하고 있고 그 마을의 삶과 정서를 함축하고 있는 훌륭한 문화적 유산이다.
지역마다 같은 이름을 가졌어도 그 가사나 가락이 서로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 각기 해당 지역의 음악적 특성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기능상 나눠지는 종류는 다음과 같다.
노동요·유희요·의식요·정치요 등으로 나눈다.
■ 노동요
각 지방에는 그 지방의 독특한 가락을 가진 노동요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노동요는 일의 리듬에 따라 박자를 맞추거나 흥을 돋우어 노동의 피로를 잊게 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농사일이 집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민요를 통한 공동체의식의 고양은 생산활동에 활력을 주는 요인이 되었다. ① 농업노동요:한국 민족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기 때문에 농사일에 관계되는 노동요가 제일 많다. 〈모찌는소리〉·〈모내기소리〉·〈논매기소리〉가 대표적이며, 그밖에 〈장원질소리〉·〈벼베는소리〉·〈볏단나르는소리〉·〈타작소리〉·〈방아소리〉 등이 있다. ② 어업노동요: 〈배미는소리〉·〈닻감는소리〉·〈노젓는소리〉·〈닻줄끄는소리〉·〈그물올리는소리〉·〈고기푸는소리〉·〈배치기소리〉 등이 있다. 또 제주도에는 〈멸치후리는소리〉와 바다에 물질나갈 때 부르는 노래인 〈이여도사나〉 등이 있다. ③ 잡역노동요:여러 가지 노동에 관계된 노동요가 있다. 토목·운반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로 〈목도소리〉·〈나무꾼노래〉·〈어사용〉 등이 있으며 부요(婦謠)로 〈맷돌질소리〉·〈베틀소리〉·〈물레타령〉·〈길쌈노래〉 등이 있다.
■ 유희요
일을 하면서 흥이 나면 여러 종류의 유희요를 부를 수 있고, 반대로 놀면서도 노동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노동요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보통은 특정한 노동과 관련없이 무용과 놀이를 수반하고 있는 민요를 유희요라고 한다. 〈강강술래〉·〈남생아놀아라〉·〈고사리꺾자〉·〈청어엮자〉·〈기와밟기〉·〈덕석몰이〉·〈덕석풀이〉·〈쥔쥐새끼놀이〉·〈문열어라〉·〈가마등〉·〈도굿대당기기〉·〈수건찾기〉·〈품고동〉·〈봉사놀이〉·〈개구리타령〉·〈마당놀이〉 등이 있다. 여기에는 어린이들이 부르는 동요도 포함되어 있다.
■ 의식요
종교적 의식이나 제사의식 등에서 불리는 민요를 말한다. 한 집안·마을의 안녕을 비는 굿과 국가의 제천의식에서 불리는 민요 속에는 신심(神心)이 반영되어 있다.
여기에는 〈지신밟기〉·〈귀신쫓는소리〉·〈염불가〉·〈성주풀이〉·〈고사민요〉·〈액맥이타령〉 등이 있다. 또 장사지낼 때 부르는 민요로는 〈상여소리〉·〈달구질소리〉가 있다. 〈상여소리〉를 전라남도 나주에서는 〈어널소리〉, 강원도 명주에서는 〈에호소리〉, 충청남도 부여와 제주도에서는 〈행상소리〉, 충청북도 중원과 경상북도 예천 그리고 경기도 고양에서는 〈오호소리〉라고 한다. 〈달구질소리〉는 지방에 따라 〈회다지는소리〉·〈회방아찧는소리〉라고 한다.
■ 정치요
한 시대의 상황과 민중의 정치의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참요와 풍요 등이 있다. 왕조의 변화나 민중봉기 등의 주제를 갖고 있으며 〈녹두새요〉가 대표적이다.
그밖에 조선 후기 이후 직업적인 소리꾼이 형성됨에 따라 토속민요와 통속민요로 민요를 구분하기도 한다.
토속민요는 한 지역에서만 국한되어 불리는 민요를 말한다. 대부분의 노동요와 〈달구질소리〉가 이에 해당된다. 이것은 대체로 그 지역사람들에 의해 창작되고 향유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비교적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 통속민요는 민요와 잡가를 잘하는 직업적인 소리꾼들에 의해 불리는 민요를 말한다. 토속민요에 비해 음악적으로 세련되어 있으며, 여러 지역에서 널리 불린다. 〈창부타령〉·〈닐니리야〉·〈수심가〉·〈육자배기〉·〈경복궁타령〉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