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지대 문창과, 수원대 국문과, 추계예대 영상시나리오학과에 합격한 문장 5기 김지윤입니다.
뜬금없이 합격자 명단에 생소한 이름이 떠 있어서 놀랄 친구들도 있겠죠. 아니면 처음 보는 이름의 어떤 사람이 갑자기 세 개의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놀랄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아직도 '합격'이라는 글자가 생소하게 느껴질 만큼 얼떨떨합니다. 지난 2년……의 세월, 정말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튼 설레는 마음을 떠안고 후배님들께 도움이 되는 몇 자 남겨보려고 합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문예창작학과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막연히 드라마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그 때 당시 제가 알고 있었던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문창과에 대한 열망은 갈수록 커졌습니다. 그동안 간간히 학교 문예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광주지역에서 주최하는 대회나, 교내 백일장 같은 곳에 나갔습니다. 장려상 같은 작은 상을 받으면서 저는 제가 굉장히 문학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ㅋ.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잘하면 문창과에 진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렴풋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문창과에 입학하려면 실기시험을 봐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논술학원이라도 다니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학원을 알아보던 도중, 학교 앞에서 나눠주는 책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문장'이라는 두 글자가 제 가슴에 와닿았고, 저는 그 책자를 부모님께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공부를 하길 원하시는 아빠를 설득하며 고등학교 2학년 말, 학원에 들어왔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1년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문장을 쓰며 문장학원 안에서 많이 울었고, 또 많이 웃었습니다. 1년 내내 거의 모든 대학백일장의 예선에 붙어 누구보다도 많은 대회를 나갔고 자잘한 지역대회라도 문인협회 주최라면 무조건 찾아다녔습니다. 그때 당시 서울산업대학교(지금은 서울과학기술대)가 무척이나 가고 싶어서 모든 대회를 다 나갔습니다. 그 결과 20개 이상 수상을 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저는 소설을 쓰며 행복해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문학과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수시시즌이 되었습니다. 저는 주요 큼지막한 대회보다도 자잘한 상들이 많아서 입학사정관제를 많이 썼습니다. 그래도 꼭 대학은 가고 싶어서, 다른 친구들보다 낮은 서울권이 아닌 경기권 대학 국어국문학과와 문화컨텐츠학과를 선택했습니다.
후배님들에게 제일 먼저 가르쳐주고 싶은 사실은, 꼭 대학 쓸 때 선생님 말 좀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ㅋ.. 왜냐면 저도 그러다가 망했거든요. 작년에 동덕여대나 추계예대, 수원대 썼으면 저도 붙었을 거예요. 저와 같은 수준의 수상실적을 가진 애들은 문장 선생님 말씀 듣고 대학에 떡하니 붙었으니까요. ㅠㅠ..
학원에서 새벽 두 시까지 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집에 와서 새벽 다섯 시까지 자료를 찾고 자기소개를 쓴 뒤, 한 시간 남짓 자고 학교에 가던 기억이 납니다. 제 인생에서 그렇게 열심히 했던 날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저는 문학과, 학교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뒤늦게 문학동네에서 받은 상은 명지대학교 특기자 전형 한 곳에 넣을 수 있었지만, 그 마저도 불합격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모든 대학 수시 전형에서 떨어졌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이렇게 슬플수가 ..)
하루하루가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는데 왜 나만 이렇게 됐는지,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괜스런 시기심에 대학에 붙은 친구들을 원망하고, 저를 떨어뜨린 학교를 교수님들을 원망하며 매일매일 울었습니다. 수능공부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매일매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는 슬기언니와 영아, 수진이를 비롯해 일곱 명의 친구들과 정시 시즌을 보냈습니다.ㅋ
수가 적어서 그런지, 정시를 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말 죽을만큼 하기 싫었던 정시시즌에 더욱 친구들과 친해졌고 애틋한 마음은 커졌습니다. 1시부터 11시까지 두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지만, 그것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 친구들과 함께여서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시시즌에 가장 글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매일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글 실력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시를 하는 동안, 오히려 수시로 가는 것보다 정시로 가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정시팸에 들어간 친구들은 게으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시에 저는 굉장히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글 한 편 더 쓰는 것이, 책 한 권 더 읽는 것이 바로 몇 일 뒤의 일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ㅠㅠ...
그렇게 저는 추계예술대학교, 숭실대학교, 서울예술대학 세 군데에 지원했지만 서울예술대학 1차, 한 곳에 붙었습니다. 처음 보는 '합격'이란 글자에, 서울터미널에서 친구들과 함께 펑펑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매일 영아와 함께 책을 읽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서울예대 면접 날, 저는 너무 심하게 긴장한 나머지 면접장에서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의 마지막 남은 희망 마저도 꺾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이었습니다.
한동안 저는 제가 모든 학교에 불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을 끄고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방안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구와도 연락하고 싶지 않았고, 어떤 위로도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고 너무 원망스러워 점점 작아졌습니다. 성격도 많이 변했고 친구들도 많이 잃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재수생이 되었습니다ㅠㅠ.(아련함.. 슬프다..)
재수를 하는 동안, 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능공부를 함께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공부를 하며 그럭저럭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갈 생각을 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동안 틈틈히 책도 읽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수시 시즌이 코 앞에 다가왔고, 저는 도저히 문학의 끈을 놓을 수가 없어 그동안 받았던 상들의 수상실적서들을 다시 끊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수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추계예술대학교 영상시나리오학과,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세 곳에 합격했습니다.
사실 명지대학교는 붙을 것이라 전혀 예상도 하지 않았습니다.ㅋ (작년이랑 똑같이 실적서를 낸 데다, 면접도 그렇게 잘 보지 못한..ㅋ...)
재수하는 동안, 문학에 대한 꿈보다도 영화에 대한 꿈이 커서 영화를 하기 위해 추계예대 영상시나리오학과를 합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몇 개월동안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제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상 재수를 하고보니 그 꿈이 너무나도 간절해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ㅠㅠ
그리고 글을 쓰는 친구들, 글써서 뭐해? 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글을 쓰고 싶어서 학원에 들어온 친구들도 있겠지만 분명 대학에 가고 싶어서 온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써서 소설을 쓰고, 시를 쓸 수도 있지만,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고, 또 영화과도 지원할 수 있으니까요. 저처럼 영화에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꾸준히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ㅋ(나중에 영화과 면접볼 때 문학과 영화를 관련지어서 말하면 교수님들이 좋아해요ㅋ)
그리고 이 수기를 보는 후배님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저는 제가 당연히 수시지원에 합격할 줄 알았고, 정시지원에 합격 할 줄 알았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노력은 하지 않고 꿈만 드높았던 것이죠. (제발 문장 선생님들 말씀만 들으세요. 그럼 합격합니다!)
정시를 준비하는 기간은 정말 조금이라도 놀지말고 게으름피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놀고 있는 그 하루가, 정말로 정말로 너무 아까워요.
재수를 하면서 깨달은 점도 많고, 또 잃은 것보단 얻은 것이 많았습니다.ㅋ (생각해보니 별로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많은 경험을 했고 저 스스로도 성숙해지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년 늦게 합격의 기쁨을 얻는 것보다 더 빨리 얻는 것이 훨씬 보람찬 일이 되겠죠ㅠㅠ..
지금 저는 이제 명지대학교 12학번이 되었습니다. 계속 공부를 했더라면 조대,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성적을 끌어올렸다면 전대를 다니며 제 꿈을 죽인 채 광주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ㅠㅠ
제가 재수를 했음에도 수시모집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에 받은 상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대입에 3년 유효하거든요) 지난 시간들은 너무 힘들었지만 '문장'이라는 학원이 있었기에 제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수 있게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고마운 사람들게 인사를 전합니다!!
젤 첨으로 저를 문학의 길로 인도해주신 최금진 선생님과 문지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남쌤의 잔소리가 그리웠어요ㅋ. (이건 여담인데 최금진 쌤이 저를 가장 예뻐하셨다는 소문이..^^?ㅋ) 또 항상 따스하게 저에게 위로를 해주셨던 문지원 쌤도요ㅠㅠ.. 학교에서 핍박받을 때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화내주시던문지원 쌤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늘 감사해요 !!
그리고 저에게 항상 희망을 잃지 않도록 용기를 주셨던 슬기언니 진짜 너므너므 감사합니다.(저의 멘토ㅋ)
정시 때 늘 챙겨주셨던 정빈언니의 마음도 잊지 않고있어용.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성훈언니도 감사합니다!
수시에 뚝 떨어지고 정시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영아 혜란 수진이를 비롯한 정시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ㅠㅠ
저의 수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을진 모르겠지만ㅋ 나는 후배님들 모두모두가 잘 되어서 모두모두 합격률 100프로의 신화를 이루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문장 선생님 말씀 좀 잘 듣고 숙제 좀 열심히 하세요ㅋ. 정시 땐 남쌤이 많이 쪼으십니당. 그리고 허튼 짓 하지 마세요. 남쌤은 다 알고 있음. 매의 눈임.
진짜진짜 마지막으로 문장 화이팅! 후배님들! 여러분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