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내려오는 손맛, 명품 돼지갈비
초여름 햇살이 유난히 뜨겁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나른하고, 피곤한 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막 뒹굴뒹굴 구르고 싶네요. 뭘 먹어도 입맛 없는 계절. 요즘 같은 날씨엔 뭘 먹어야 할까요…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어 헤매고 있을 때, 묵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 바로, ‘삼대 돼지갈비’ 집입니다. 삼대...? 할머니, 어머니, 나 이렇게 3대가 하는 갈비집이라는 말인데요. 3대가 오순도순 맛을 비비는 그 광경을 만나보고 싶어 냉큼 내달렸습니다.
삼대 돼지갈비 가는 길은 도시철도 미남역 1번 출구 쪽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는 일반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집이라… 왠지 모를 맛집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면 평일이라도 손님들이 마당에서 삼삼오오 앉아 기다릴 정도로 이 근방에서는 인기있는 곳입니다.
묵자 어릴 때만 해도, 아버지 월급날이면 한달에 한번 돼지갈비를 먹으러 가곤 했는데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돼지갈비를 뜯는 그 시간이 마냥 즐겁고 행복했던 것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갈비를 뜯는 다는 게… 그냥 고기를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주는데요. 삼 대째 내려오는 전통 있는 갈비집이라고 하니… 어린시절 먹었던 그 진한 갈비 향을 느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묵자,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얼른 양념돼지갈비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생돼지갈비 150g의 7천원, 양념돼지갈비 200g의 7천원, 생삼겹살 150g의 7천원. 가격도 꽤 괜찮은 편인데요. 이곳의 메인 메뉴 “양념 돼지갈비”. 여느 가게와 달리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자연에서 채취한 산야초로 발효액을 만들어 갈비를 절인 것이 특징입니다. ‘산야초 양념 돼지갈비’라… 어떤 갈비일까,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돕니다.
갈비 대에 살이 두툼하게 붙은 양념갈비. 돼지고기 살과 지방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게… 고기 또한 일품인데요. 얼른, 숯불에 갈비를 올렸습니다.
노릇노릇 구운 돼지갈비. 뭐에 홀린 것처럼 고기가 훌렁훌렁 넘어가는 게… 혀를 데여가며 씹지도 않고 삼키게 되더라고요. 산야초 발효액에 저려 연한데다 고소하기까지 합니다. 가족 손님들이 유난히 많은데요. 특히, 어린이들이 요 돼지갈비를 너무 좋아한다고 해요.
술 좋아하시는 분들한테 안성맞춤인 게, 소주 한 병에 2천원. 다른 곳보다 1천원이나 저렴한데요. 맛도 좋고, 인심까지 넉넉해~ 먹고 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든든해지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돼지갈비 집입니다.
아무튼, 묵자 ‘산야초 양념돼지갈비’ 맛에 쏘옥~ 반하고 말았는데요. 갈비 맛의 비밀인 산야초는 2대 박월남 사장님께서 어린시절 늘 먹던 산야초즙에서 개발한 것이라고 해요. 유년시절, 몸이 안 좋으면 들판에 쑥을 캐서 쑥즙을 만들어 먹는다든지, 민들레를 캐서 민들레즙을 만들어 먹었던 것에 착안해… 몸에 좋은 산야초 발효액 돼지갈비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해요. 산야초 발효액을 만들 때 설탕이 들어가니까… 갈비 양념장을 만들 땐 설탕을 전혀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문에 들어설 때부터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바로 이 장독들. 역시, 예사롭지 않더니… 갈비 양념에 필요한 산야초 발효액과 간장, 고추장 등 보물 같은 양념이 담겨진 장독댑니다. 그 중, 거실에 놓여 있는 어린아이 요강보다 조금 큰 요것이 사장님께서 애지중지하는 것인데요. 바로, 8년 동안 숙성시킨 산야초 발효액입니다.
쑥, 냉이, 둥글레순, 돌나물, 민들레, 씀바귀, 삼백초 등등 20여가지의 산야초를 넣고 8년 동안 숙성시킨 엑기스 중의 엑기스. 뚜껑을 열어보니, 시큼한 향이 올라오는데요. 곰팡이도 전혀 없는 게 잘 발효됐습니다. 살짝 맛을 보니, 톡 쏘는 게 새콤한데요. 이것이 바로, 쫄깃쫄깃 고소한 ‘산야초 양념 돼지갈비’의 비밀입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3대가 함께하는 맛집이라는 점인데요. 1대인 강경술 할머님께서는 조방앞에서 간판도 없이 연탄불에 구워 먹는 돼지갈비 식당을 운영했다고 해요. 당시, 동그란 원통 테이블에 손수 만든 돼지갈비를 척척 구워 손님들에게 대접했는데요. 할머니께서는 잘 운영해오던 식당을 할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그 후, 2대 딸인 박월남씨가 할머니의 돼지갈비 양념에 10여 가지 산야초를 발효시켜 만든 ‘산야초 돼지갈비를’ 개발했다고 해요. 온천장, 부산대학교 앞에서 20여 년간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며 지금의 산야초 숙성 돼지갈비를 완성했는데요. 1대 강경술 할머니, 2대 박월남 어머니, 3대 외손녀 김민정씨까지… 그 손맛을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거죠. 가게에 들어서면, 3대가 똘똘 뭉쳐 신바람 나게 일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소하게 잘 익은 양념돼지갈비에 소주한잔이 그리울 때면 ‘삼대 돼지갈비’에 들러보세요. 먹음직스러운 돼지갈비를 뜯으며… 그날의 묵은 스트레스 한방에 날리시기 바랍니다! 삼대돼지갈비 T. 505-0388
첫댓글 함 먹으러 가야겠어요. 돼껍도 서비스로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