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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07
S# 1 냉동 창고 (N)
냉동 창고를 향해 걸어가는 백성일. 문을 열면! 무언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카메라가 크게 돌며 냉동 창고 내부를 비추면! 냉동 창고 사방 벽면을 가득 채워
붙여진 체납자들의 인적사항들! 족히 수백 명은 되어 보인다! 그것들 사이에 서 있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 냉동 창고로 들어온 백성일과 눈이 마주치는데,
양정도 (잠시 멍했다가 / 미소) 들켰네...
백성일 (둘러보며) 뭐냐, 다.
양정도 아저씨네 징수 3과 체납자 리스트.
백성일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짓고)
뭐 할라고, 저걸루.
양정도 아저씨 정직 막아 줄라구.
한 300명 정도 세금 받아주면 되나?
어이없지만 기분은 좋다는 듯 웃는 백성일. 그런 백성일의 얼굴을 바라보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의 얼굴에서 미소가 번지는데,
백성일 내가 사기꾼 니들을 어떻게 믿어.
양정도 (의아해지는데)
백성일 세금은 공무원이 받아야지.
같이 해. 나 월차라 시간 많어.
재밌다는 듯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고, 자신감의 미소를 머금는 백성일. 동시에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들려오며!
S# 2 주차장 (D)
주차장을 걷는 백성일. 주차되어 있는 고급 세단의 앞 유리 와이퍼에 5만 원권을 꽂아 놓고
사라진다. 잠시 후, 세단에 올라타는 체납자1. 와이퍼에 꽂힌 5만원을 보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빠르게 나타나는 백성일. 운전석에 올라타고! 허겁지겁 차를 출발시키는 백성일.
차를 뒤따라 달리는 체납자1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주차장을 빠져 나가면!
S# 3 시청 세무과 (D)
따르릉 –! 세무과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세무과 여직원.
여직원 체납 세금 납부요?
S# 4 Bar (N)
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조미주. 시선을 돌려 누군가를 바라보면, 체납자2다.
체납자2를 향해 다가가는 조미주. 체납자2 옆에 앉으며 야릇한 눈빛으로
바라보면, 그녀를 바라보는 체납자2의 눈빛에 음란함이 차오르고,
체납자2에게 귓속말을 하는 조미주. 동시에 씬 넘어가면,
S# 5 술집 (N)
술에 취해 뻗은 체납자2. 양주 2병도 채 마시지 못한 상황인데, 테이블에
빈 양주병을 까는 덩치들. 상황을 바라보는 조미주는 귀찮은 듯
스마트 폰 게임을 하고 있다. 컷 튀면,
덩치 5백 70이요.
벙찌는 체납자2. 뒤를 돌아보면,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조미주.
시선은 핸드폰에 유지한 채 빈 양주병을 잡더니 덩치를 향해 흔든다.
덩치 아, 6백 30. 6백 30.
S# 6 시청 세무과 (D)
여직원 김승국씨 체납 세금 6백 30. 네, 알겠습니다.
S# 7 노방실 빌딩 (D)
드르륵 – 의자가 빼지며! 야구 방망이를 치켜드는 노방실의 수행원들!
양 팔이 제압당한 채 의자에 앉아있는 체납자3은 겁에 질린 얼굴로 신음하는데!
노방실 세금 낼래, 평생 물구나무 서서 다닐래?
체납자3 내, 낼게요! 다 낸다구요오!
S# 8 시청 세무과 (D)
여직원 (전화에) 네, 8백 50만원.
S# 9 거리 (D)
저 멀리 체납자4의 차가 달려오고 있고, 차의 동선을 살피는 장학주. 체납자4의 차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자동차에 몸을 던진다! 쾅 -! 본네트와 부딪치며 바닥을 구르는
장학주. 신음을 하는데, 뛰어나오는 체납자4! 신음하는 장학주를 보자 안절부절 못하고,
S# 10 시청 세무과 (D)
여직원 (전화에) 9백 30이요....?
S# 11 주차장 (D)
자신의 차로 걸어가는 체납자 5, 6, 7. 띡띡 – 전자키를 누르면, 그들의 옆 3 장소를
각각 지나는 양정도. 모두 다른 옷차림이다. 체납자들이 자동차 전자키를 누르는 순간
양정도가 손에 든 전자키 해킹 기계에 불이 짧게 깜박이고, 미소가 번지는 양정도. 그대로
지나쳐 화면 밖으로 사라지며 컷 튀면, 체납자들의 차로 걸어가는 양정도. 해킹 기계의
버튼을 누르면! 띡띡 –! 소리와 함께 체납자들의 차 문이 열린다. 운전석에 올라타는
양정도. 3개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그의 모습이 컷컷컷 -! 보여지고!
S# 12 시청 세무과 (D)
여직원 (힘든 듯 전화에 한숨) 1200만원이요? 성함이...
(다른 전화가 울리고 / 받으면) 체납세금 납부요?
(또 다른 전화가 울리고 / 받으면 / 어이없다) 예?!
S# 13 보일러 실 (D)
과태료 용지를 만드는 정자왕. 출력 버튼을 누르면, 드르륵 –! 실제 과태료
고지서와 똑같은 모양의 고지서가 출력된다! 그것을 뽑아드는 정자왕. 카메라 PAN 하면!
S# 14 아파트 단지 (D)
가짜 과태료 고지서를 들고 아파트 단지 우편함으로 걸어가는 양정도, 백성일, 조미주, 장학주.
가짜 고지서를 우편함에 집어넣는 그들의 손놀림이 컷컷컷컷컷 –! 보여지면!
고지서를 꺼내보는 체납자들! 동시에 인터넷 뱅킹, 폰뱅킹, 혹은 은행에 직접 방문하여 돈을
납부하는 체납자 8부터 16까지의 모습이 분할된 화면으로 보여지고! 카메라 빠르게 PAN 하면!
S# 15 시청 세무과 (D)
따르릉 -! 쉴 새 없이 울리는 세무과의 전화기들! 전화를 받는 여직원과
근처의 직원들 모두 정신없는 모습이다. 그 중 한 전화기를 비추는 카메라.
역시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리고 있는데, 전화기 앞에 멈춰서는 누군가.
천성희다. ‘전화 받을 사람이 없나’ 주변을 살펴보는 천성희. 전화를 받으며,
천성희 (전화에) 서원 시청 세무괍니다.
(듣고) 체납 세금 납부요?
주변을 둘러보는 천성희. 세무과 직원들 모두 체납 세금 납부와 관련된
전화를 받고 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천성희. 얼굴에 의구심이 차오르며,
S# 16 보일러 실 (D)
노트북으로 문자를 전송하는 정자왕. 짜장면을 한 젓가락 크게 먹으며 엔터 버튼을
누르는 그의 손짓이 컷컷컷컷컷컷 –! 보여지며 컷 튀면! 문자의 URL 창을 누르는
체납자들. 동시에 정자왕의 노트북에 떠오르는 체납자 17,18,19,20,21,22,23의
은행 정보가 분할 화면으로 보여지면! 짜장면을 묻히고 미소 짓는 정자왕의 얼굴에서!
S# 17 현금 인출기 (D)
현금 인출기로 들어가는 양정도. 인출기 앞에 멈춰서고 카드를 집어넣으면! 드르륵 -!
드르륵 -! 현금 인출기의 돈 세는 소리가 두서없이 들려오다가!
텅텅텅텅 -! 연달아 열리는 현금 인출기에서 빠르게 돈을 꺼내며 현금 인출기를 나가는
양정도와 백성일,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의 모습이 컷컷컷컷컷 -! 보여지고!
S# 18 도심 거리 (D)
돈 가방을 들고 도심 거리를 걷는 백성일. 잠시 후 돈 가방을 든 양정도가 화면 안으로 들어오면,
백성일과 양정도가 도심 거리를 걷고,
S# 19 시청 세무과 (D)
쉴 새 없이 울리는 세무과의 전화 벨소리! 모든 직원들이 풀가동되어 전화를 받는 상황이다.
S# 20 도심 거리 (D)
돈 가방을 든 노방실과 장학주가 화면으로 들어온다. 거리를 걷는 백성일, 양정도, 노방실, 장학주.
S# 21 시장실 (D)
회의를 하고 있는 천갑수와 시청 관료들. 다가오는 세무국장이
뭐라 뭐라 귓속말을 건네면, 듣는 천갑수의 눈빛이 짧게 번뜩이고!
S# 22 도심 거리 (D)
돈 가방을 든 조미주와 정자왕이 화면으로 들어온다. 완전체로 거리를 걷는 38 사기동대.
S# 23 사거리 교차로 (N)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 위로 보이는 대형 LED 모니터.
‘서원시, 어린이 교육 예산 200억 추가 편성’ 이라는 뉴스 화면이 송출 중이다.
S# 24 도심 거리 (D)
자연스럽게 서로를 스쳐보는 38 사기동대. 입가에 짧은 미소가 번지고,
S# 25 다미 식당 (N)
고기를 먹고 축하주를 마시는데 바쁜 38 사기동대. 쉴 새 없이 술잔을 부딪치며
술을 들이킨다. 다미 식당 텔레비전에선 23씬과 같은 뉴스가 방송 중이고,
평소와 다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는 다미식당 주인 우상철. 그것을 본 양정도.
양정도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세요?
우상철 우리 다미 유치원 교재비
공짜래, 담달부터. 세금 낸 보람 있네.
우상철,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구석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다미를 스쳐보고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양정도. 입가에 만족감의 미소가 번진다. 옆자리의
백성일 역시 미소 띤 얼굴로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고,
S# 26 도심 거리 (D)
38 사기동대, 미소 띤 얼굴로 거리를 걷는 상황에서, 백성일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는 양정도. 어깨동무를 하면, 백성일도 양정도를 짧게 스쳐보고, 그 위로,
백성일 (E) 이젠 뭐하구 살 거냐?
양정도 (E) 사기꾼이 뭐 사기밖에 더 있나.
백성일 (E)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맞는 진 모르겠는데,
S# 27 다미 식당 (N)
양정도 착하게 살라구요? 사기 같은 거 치지 말고?
백성일 (말없이 잠시 바라보다가) 아니. 잡히지 말라고.
S# 28 도심 거리 (D)
백성일을 보며 방긋 –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바라보는 백성일의 입가에도
귀여움과 고마움이 섞인 미소가 번지면,
양정도 (E) 아저씨도 짤리지 마요. 연금 타셔야지.
백성일 (E) 넌 안 잡히고 난 안 짤리고.
S# 29 다미 식당 (N)
백성일 그러다 보면 또 만날 일이 있지 않겠냐?
양정도 직거래만 하지 마요. 그럼 나 만날 일 없어.
차는 딜러 통해 사시고,
백성일 옷은 매장 가서? 그걸 까먹겠냐, 내가?
양정도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보다가)
소주나 한 잔 합시다, 혹시라도 마주치면.
S# 30 도심 거리 (D)
카메라, 돈 가방을 들고 도심 거리를 걷는 38 사기동대 전원의 풀샷을 비추면,
S# 31 다미 식당 (N)
먹고 마시고 신나게 노는 38 사기동대. 그들의 행복한 모습이 보여지며
1씬부터 이어지던 음악이 조금씩 소리를 줄여 가고, 화면도 페이드아웃 된다.
S# 32 백성일의 집 (D)
화면 밝아지면, 퀭한 얼굴로 잠을 자고 있는 백성일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인다.
현관에 쭈그려 앉아 잠을 자는 백성일. 바람이 찬 듯 옷깃을 잔뜩 여민 모습인데,
성일딸 (OFF) 아빠 뭐해?
순간 잠을 깨는 백성일. 고개를 들어보면, 현관을 나오는 교복차림의 딸. 백성일을 바라보고 있다.
성일딸 지금 나가는 거야?
백성일 지금 들어오는 거야...
백성일, 다시금 자세를 잡으며 눈을 감으려는데, 누군가의 손이 백성일의 등짝을 후려친다.
부인이다. 백성일의 등짝을 계속 때리며 말을 쏟아내는 부인.
성일처 또 여기서 잤어! 또 여기서! 빨리 출근해! 오늘부터 출근한다매!
왜 여기서 잠을! 노숙자야?! 응?! 출근해, 빨리! 출근! 출그으은!
한 마디도 못하고 계속 맞기만 하는 백성일. 등짝을 전부 때린 성일처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족발집 로고가 그려진 티코로 걸어가는데,
백성일 사랑해, 여보.
대답 없이 족발집 차에 타는 성일처. 딸도 차에 타고 나면, 창문을 여는 성일처. 백성일을 향해,
성일처 정 힘들면 때려치든가, 그냥.
까짓것 내가 멕여 살릴게.
백성일 (미소) 멋있네, 우리 마누라...
힘내라는 듯 미소를 머금는 성일처. 딸도 아빠를 향해 파이팅을 날려준다. 앙증맞은 엔진음을
내며 빠르게 달리는 티코. 골목을 빠져나간다. 정신을 차리자는 듯 볼을 툭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백성일.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터벅터벅 – 골목길을 걷는데, 멈칫하는 백성일.
주머니에서 잡힌 무언가를 꺼내면, 도박 칩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백성일. 순간 그의 뇌리에 스치는,
플래시백 / 5부
미소를 머금은 백성일, 양정도, 조미주, 장학주, 정자왕.
칩을 던지고 받으며 카드를 치는 그들의
즐거웠던 몽타주가 짧게 스치면,
미소가 번진 백성일. 순간 스치는 그의 시선이 2층 어느 곳에 고정된다. 카메라, 그 곳을 비추면,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백성일의 어머니가 보인다. 아들의 시선을 느낀 듯 백성일을 보는
성일모. 만면에 따뜻한 미소를 머금으며 다녀오라는 듯 손짓하면, 슬며시 미소가 번지는 백성일.
백성일 갔다 올게요.
미소 짓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같은 미소를 머금는 백성일. 뒤돌아 길을 걸으며 주머니의
칩을 툭 - 던져 버린다. 다시는 오지 않을 그 기억을 추억하듯 바닥에 떨어진 칩을 비추는 카메라.
S# 33 시청 복도 (D)
시청 로비로 들어가는 백성일. 복도를 걷는데, 옆을 지나는 세무과 직원들의 대화 소리가
들린다.
세무과1 며칠 동안 납부된 세금만 100억이랜다, 100억.
세무과2 그 사람들 다 100원 한 장 없다구
배째라 했던 놈들이잖어. 갑자기 뭔 일이라냐.
순간 짧은 미소가 번지는 백성일. 자신만 아는 만족의 미소를 머금으며
복도를 걷는데, 누군가와 짧게 어깨를 부딪친다. 보면, 세무과 여직원이다.
여직원 죄송합니다, 과장님.
백성일 (퀭한 얼굴의 그녀를 바라보다가)
김상희씨. 힘내요.
여직원, 무슨 말이냐는 얼굴로 바라보면, 백성일은 파이팅의 손짓을 날리고,
미소를 머금고 짧게 목례하는 여직원. 복도를 걷고,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는 백성일. 다시금 걸음을 옮겨 세금 징수국 사무실 앞에 선다.
잠시 숨을 고르는 백성일. 미소를 머금고 세금 징수국 사무실로 들어가며,
S# 34 세금 징수국 (D)
백성일 좋은 아침!
냉랭한 사무실 분위기에 말을 멈추는 백성일. 카메라가 사무실 내부를 비추면, 천성희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과 직원들이 각을 잡은 자세로 자리에 앉아있고, 앞에
서 있는 안국장. 격앙된 얼굴이다. 분위기에 미소가 사라지는 백성일. 잠시 쭈뼛대는데,
안국장 잘 먹고 잘 쉬셨나봐. 얼굴 좋아지셨네.
백성일 예, 뭐...근데 무슨 일...
안국장 백과장님 없으니까 3과 실적이
너무 좋아져서. 격려 좀 하고 있었어요.
(인상 쓰며 조사관들에게) 아무튼 다들
그렇게 알아 두고, 다신 그런 뻘짓하지 마.
(사무실을 나가며 백성일에게)
내일은 정장 입구 와요. 징계위 날이니까.
(나가며 혼잣말) 이참에 인력을 싹 갈든지
해야지. 썅. (사무실을 나가면)
백성일 뭔 격려를 저렇게 인상 쓰고 하냐?
(김조사관에게) 또 뭔 일이 있었길래 그래?
대답 못하는 김조사관. 백성일의 시선을 피하며 강과장을 슬쩍 바라보면,
백성일의 시선도 강과장에게 향하고,
강과장 (김조사관에게) 왜 날 봐, 임마.
난 잘못 없어. 다 성희가 하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백성일 그니까 뭔 일이냐고. 왜 묻는데
말을 안 해?
안창호 (눈치 없이 끼어든다) 방필규 쳤어요.
순간 강과장을 비롯한 모든 조사관들의 시선이 안창호에게
향하고, ‘잘못 들었나?’ 순간 의아해지는 백성일. 안창호에게,
백성일 누, 누굴 쳤다고?
안창호 방필규요. 500억.
백성일 (한숨 푹 -) 성희 어딨어, 지금?
S# 35 시장실 (D)
자리에 앉아있는 천갑수. 고개를 떨군 천성희가 앞에 서 있다.
카메라, 시장실 텔레비전을 비추면, 천성희가 방필규를 쳤을
당시의 촬영 화면이 뉴스로 방송 중이다.
‘서원 시청 세금 징수국, 무리한 세금 추징으로 구설수’
‘실적 지상주의가 부른 공권력의 오남용, 시민의 권리는 어디?’
‘징수 금액에 따라 포상금을 받는 세금 징수국, 과연 옳은가?’
같은 타이틀 자막들이 화면 밑을 가득 채워 지나가는 상황에서,
아무런 말없이 결재 서류에 싸인을 하고 있는 천갑수.
마지막 서류를 덮고 천성희를 바라보면,
천성희는 착잡함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떨군다. 그 위로 들려오는,
강과장 (E) 어딜 간다 그래, 임마!
S# 36 세금 징수국 (D)
세금 징수국을 나가려는 백성일. 강과장이 막으며!
강과장 천 시장을 니가 왜 만나! 니가
가두 해결 안 돼!
백성일 (나가려고 하며) 다신 이런 일 없을
거라고 설명을! (순간 화가 난다)
그니까 나한테 얘기두 없이 방필귤
왜 건드려요, 왜!
강과장 다 이유가 있었다니까?!
백성일 뭔 이유가 있어?! 우리가 걔를 건들 이유가!
S# 37 시장실 (D)
천갑수 백성일 과장 징계 때문에 그런 건가?
천성희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데)
S# 38 세금 징수국 (D)
백성일 형이 애들 꼬드긴 거야? 그런 거냐고!
강과장 아니! 성희가 하자고 했어! 난 그냥
옆에서 도와주기만!
백성일 뭘 성희가 하자고 해! 내가
형을 몰라?! 총알받이로 성희 앞에
세우고 형만 쏙 뒤로 빠진 거잖어!
S# 39 시장실 (D)
천성희 아니요. 제가 하자고 했습니다.
강과장님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
천갑수 (보다가) 깡패가 힘을 쓰면 폭력이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힘을 쓰면
권력이 돼. 공권력. (보다가) 공권력
잘못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백성일 (E) 형은 알잖아.
S# 40 세금 징수국 (D)
백성일 민식이 형 때 봤잖아! 방필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놈 아니라고!
S# 41 시장실 (D)
차가운 눈빛으로 천성희를 바라보는 천갑수. 아무런 말도 없는 천성희는
고개만 떨구고 있을 뿐인데,
S# 42 세금 징수국 (D)
백성일 그런데 애들 데리구 그런 짓을 하면 어떡해!
형은 도대체 생각이!
강과장 (분하다 / 끊으며) 너두 민식이처럼 될까봐!
그래서 그랬다!
백성일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면)
강과장 민식이 그렇게 될 때 우리 다 쌩깠잖아...
누구 하나 민식이 편 들어준 사람 없었잖아...
그러니까 갔잖아...죽었잖아....자살했잖아아아!
S# 43 시장실 (D)
천성희 저희는요, 시장님.
한 사람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는 거 보다요,
S# 44 세금 징수국 (D)
착잡함의 한숨만 터져 나오는 백성일. 감정에 취한 듯 울먹이는
강과장을 말없이 바라보고, 조사관들의 착잡한 시선 모두
백성일과 강과장에게 향해 있는 모습 위로,
천성희 (E) 여러 사람이 그걸 나눠 져서
S# 45 시장실 (D)
천성희 모두가 조금씩만 아픈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고개 들어 천갑수를 보며)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게 전붑니다. 죄송합니다.
고개 숙여 사죄하는 천성희.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천갑수.
S# 46 세금 징수국 (D)
백성일 (강과장에게) 내 걱정 너무 하지 마요.
그러다 형두 다쳐. 연금 타셔야지, 형님은.
강과장의 어깨를 툭툭 – 다독여주는 백성일.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면,
천갑수 (E) 그럼 이렇게 하지.
S# 47 시장실 (D)
천갑수 천 조사관이 일 하나만 해주면,
백성일 과장 징계 없던 일로 해줄게.
놀라는 천성희. 날카롭게 바라보는 천갑수.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며!
S# 48 세금 징수국 (D)
적막이 가득한 세금 징수국 사무실. 천성희는 착잡한 얼굴로 체납자
서류를 보고 있다. 순간 천성희의 뇌리에 스치는,
S# 49 시장실 (D / 과거)
천성희 무슨 일을 말씀하시는 건지....
천갑수 (보다가) 방필규씨한테 사과해.
S# 50 세금 징수국 (D)
천성희의 눈치를 살피는 백성일. 강과장도 천성희의 눈치를 살피는데,
반응 없는 천성희. 서류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천갑수 (E) 천 조사관이 직접 방필규씨 찾아가서 사과하면,
S# 51 시장실 (D / 과거)
천갑수 다시는 이런 일을 만들지 않겠다 직접
약속하면, 백성일 과장 징계,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바라보다가) 할 수 있겠어?
S# 52 세금 징수국 (D)
천성희, 백성일을 바라보면, 미안한 듯 얼른 시선을 피하는 백성일. 천성희는 그런 백성일을
말없이 바라보는데, 그 위로,
천성희 (E) 네. 알겠습니다.
S# 53 시장실 (D / 과거)
천성희 제가 사과하겠습니다.
천갑수 (바라보다가) 됐네, 그럼.
인터폰을 집어 드는 천갑수. 버튼을 누르더니,
천갑수 내일 백성일 과장 징계위, 취소합시다.
(인터폰을 끊고 천성희를 보며)
이걸로 끝. 다친 사람도 없고,
다칠 사람도 없는 거야. 참고로 이건
천조사관이랑 나, 둘만 알고 있자고.
천성희 네. (꾸벅 인사하며) 감사합니다, 시장님.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는 천갑수. 씁쓸한 미소가 번지는 천성희의 얼굴에서,
S# 54 세금 징수국 (D)
감정을 추스르듯 “음음”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천성희. 최대한 밝은 얼굴로
백성일 앞에 서더니,
천성희 과장님.
백성일 (어설픈 반응) 응? 왜? 뭐?
천성희 저 체납자 자료 받으러 구청
가야 되는데 같이 가실래요?
백성일 구청? 그래. 같이 가지 뭐. 가자.
일어나는 백성일. 먼저 세금 징수국을 나가면, 따라 나가는 천성희. 미소를 머금는다.
S# 55 고급 일식집 (D)
안국장과 마주 앉아있는 방필규. 식사중이다.
방필규 천 시장은 많이 바쁜가봐? 안국장이 대신 나온 거 보면.
안국장 시의회 시정 질의 일정 때문에요.
죄송하단 말씀 꼭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방필규 마진석이가 밀린 세금 다 낸 거는 맞는 거고?
안국장 저희 쪽에서 확인한 바로는, 예. 그런데
왜 그랬는진 아직 모르겠습니다.
방필규 (가볍게) 시청 공무원한테 사기 당해서 세금 낸 거라던데?
안국장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예?
방필규 미친놈이 미친 소리 한 거지 뭐. 덜 떨어진 놈. 안국장은
신경 쓰지 마. 그건 그렇고, 얼마 전에 세금 징수국에서
우리 집 온 건 알고 계시나, 천 시장님은?
안국장 (조금 경직) 예. 보고 드렸습니다.
방필규 그거 누가 시킨 거야? 천시장이야? 아님 안국장이 시킨 건가?
안국장 (미소) 그럴 리가요.
방필규 그렇지? 둘 다 아니지? 시청 개새끼들 중에 하나가 지 멋대로
설치고 다닌 거 맞지?
안국장 맞습니다. 앞으론 심려 안 끼치게 제 선에서 잘 처리할 테니까!
방필규 (끊으며) 근데 내가 그 개새끼한테 살짝 물린 거 같애.
아프고 그런 건 아닌데 (급 경직) 기분이 나뻐. 그 놈들 때문에.
안국장 (낯빛을 읽고 / 꾸벅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방필규 (잠시 안국장의 얼굴을 꼬나보다가) 그 일이 벌써 6년이나 됐네.
시간 참. 안국장도 6년 전 일 기억하지? 난 그 일이 그렇게 안 잊혀져.
눈빛이 짧게 흔들리는 안국장. 음식을 씹으며 바라보는 방필규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번지며,
S# 56 일식집 인근 (D)
통화를 하며 건물 입구를 나오는 안국장.
안국장 접니다, 시장님. 지금 방필규 사장을 만났는데,
6년 전 일을 얘기하네요?
S# 57 시장실 (D)
전화를 받는 천갑수. 눈빛이 짧게 흔들리고,
안국장 (F) 뭔가 느낌이 쎄 합니다.
S# 58 일식집 인근 (D)
안국장 마진석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S# 59 시장실 (D)
안국장 (F) 자기 라인에 칼 대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요.
천갑수 (잠시 생각하다가) 방사장이랑 자리 한 번 만들어 줘.
최대한 빨리.
전화를 끊는 천갑수. 어딘가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그의 얼굴에서,
S# 60 달리는 차 안 (D)
천성희의 차가 도로를 달린다. 운전석의 천성희. 조수석의 백성일.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천성희 과장님이 하신 거죠?
백성일 응? 뭐를?
천성희 이번에 우리 담당 체납자들 세금 납부한 거요.
과장님이 양정도 걔랑 사기 쳐서 받은 거잖아요.
왜 자꾸 양정도랑 어울리시는 거예요?
백성일 (잠시 대답 못 하다가) 이제 안 해. 빠이빠이 했어.
첨부터 마진석 한 놈만 해결할라고 시작한 건데
정도 그놈이 자꾸 도와주겠다고 해서...허허....
천성희 실적 올리면 과장님 징계 문제 해결 된대요?
양정도 걔가?
백성일 딱히 연관이 있는 건 아닌데!
천성희 (끊으며) 내일 징계위요, 과장님. 취소됐어요.
(보며) 과장님 안 짤릴 거라구요.
백성일 (번뜩하더니) 진짜? 왜? 왜 갑자기 그렇게 됐대?
천성희 이유는 저도 모르죠. 하여간 그렇게 됐대요. 그러니까요,
과장님. (보며) 끝까지 살아남으세요. 끝까지 살아남으셔서
그 사람들이 법을 무서워할 수 있게, 사기꾼 손 안 빌려도
법 안에서 충분히 처벌할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 주세요.
백성일 허허. 그래야지. 안 짤리믄 그럴 수 있지. 허허. 허허.
(순간) 근데 그럴라면 적어두 국장은 돼야 되는데
내가 국장될 수 있을까?
천성희 안국장님두 국장되는 마당에 과장님이 못 될 거 뭐 있어요. 맨날
하는 일 없이 앉아 가지구, 안 돼, 안 돼, 맨날 안 된다는
말만 하구. (미소) 지금도 어디서 안 된다는 말 하구 있을 걸요?
S# 61 거리 (D)
안국장 (걸으며 / 전화에) 안 돼. 그런 게 어딨어?!
(발끈한 듯 멈추고) 지금 제보자 만나러
가는데 왜 갑자기 징계위를 캔슬!
(답답한 한숨 / 다시 걸으며) 누구 결정이야?
아니, 사람 팬 건 팩트고! 뇌물 제보 전화까지
왔는데 뭔 사유가 부족해?! 개소릴 자꾸. 누가
힘 써 준거냐고?! (듣고) 아씨, 사유
빠께쓰로 만들어다 갖다 줄 테니까 기다리라 그래.
전화를 끊는 안국장. 커피숍으로 들어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안국장 (두리번 / 전화에) 예. 저 도착했습니다. 어디 계!
저 멀리 손을 흔드는 누군가를 보는 안국장. 몸을 움직여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S# 62 커피숍 (D)
누군가와 마주 앉아있는 안국장. 누군가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안국장 제가 직접 이렇게 뵙자고 한 거는요, 선생님께서
그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었는지, 그러니까
징수 3과 백성일 과장이 누구한테 어디서 뒷돈을
받았고, 선생님께선 그걸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를!
대답 없이 커피잔을 드는 누군가. 커피를 마시는 순간 그의 얼굴이 화면에 드러난다.
양정도다! 미소를 머금고 안국장을 바라보는 양정도의 얼굴에서! 화면에 노이즈가 일며!
S# 63 세금 징수국 (2부 60씬 연장선)
2과장 (전화 받으며) 네. 서원 시청 세금 징수!
양정도 (F) 제보 좀 하려구요.
S# 64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유치장에 앉아 / 전화에) 뇌물 수수요.
S# 65 세금 징수국 (2부 64씬)
양정도의 제보 전화 장면과 백성일의 뇌물 관련 플래시컷이 빠르게 교차한다.
백성일 내가 뇌물 먹었다는
제보 전화가 왔다고, 사무실로?
S# 66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전화에) 서원 시청 세금 징수국 징수 3과.
S# 67 골프장 (2부 65씬)
백성일 저 진짜 뒷돈 안 받았다니까요?
S# 68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전화에) 백성일 과장.
S# 69 골프장 (2부 65씬)
백성일 민식이 형두 이렇게 찍어냈냐?
S# 70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전화에) 그 사람이 뒷돈을 받았다네요?
S# 71 시청 복도 (4부 94씬)
백성일 마진석이가 꼰지른 거 뻔히 아는데 무슨 제보자 진술?
S# 72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전화에) 몇 년 전에,
S# 73 시청 복도 (4부 94씬)
안국장 누가 마진석씨가 제보했대요? 난 그런 말 한적 없는데?
S# 74 경찰서 (D / 과거)
양정도 저 아는 사장님한테.
전화를 끊는 양정도.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유치장 밖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향해 핸드폰을 내밀면, 양정도 얼굴 위로 들려오는 현재 안국장의 음성.
안국장 (E) 증거 될 만한 거 갖고 계신 거 없으세요?
S# 75 커피숍 (D)
화면에 노이즈 일며 현재로 돌아오면! 현재 안국장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안국장 그 아는 사장님이 백성일 과장이랑 주고받은
문자라든가, 그런 게 있어야 저희 쪽에서도
확실한 징계 수위를!
양정도 (끊으며) 아, 어떡하죠. 장난 전화 한 건데.
안국장 (벙찐다) 예?
양정도 장난 전화 한 거라구요. 하두 심심해서.
안국장 자, 장난! (참는다) 후....그럼 여기 왜 나왔어?
양정도 집 앞까지 오신다는데 안 나올 수 없잖아요.
어른한테 그거 예의 아니잖아요. 제가 백수긴
해두 가정교육은 잘 받아서. 헤....죄송합니다....
미소를 머금고 일어나는 양정도. 커피숍을 나가려는데, 일어나는 안국장.
양정도의 팔을 잡으며!
안국장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장난 하냐?!
양정도 (안국장을 보다가) 내가 싸움은 못 해두
목소리가 좀 커요. 여기 사람두 많은데
개쪽 한 번 당해 보실래요?
안국장 뭐? 하, 어린노므새끼가.
양정도 아저씨 공무원이잖아. 잃을 게 많을 텐데?
움찔하는 안국장. 자신도 모르게 손을 놓으면, 미소를 머금고 뒤도는 양정도.
뒤도는 순간 얼굴이 경직되고, 굳은 얼굴로
커피숍을 나가는 양정도. 바라보는 안국장 입에서 짜증의 한숨이 터져 나오며,
S# 76 세금 징수국 (D)
따르릉 -! 김조사관의 사무실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김조사관.
김조사관 서원시청 세금 징수국! (듣고) 박상호씨?
천조사관요? 천조사관 지금 외근!
(듣고) 강과장님? (두리번) 강과장님 지금!
순간, 김조사관의 전화기를 낚아채며 화면 안으로 들어오는 강과장.
강과장 (전화에) 네, 박상호씨. (듣고 / 놀라며)
지금? 진짜? 왜 갑자기? 어디서 볼까?
(듣고) 천조사관이랑 같이? 알았어요.
내가 전화해서 거기로 바로 오라 그럴게.
그래요. 거기서 봅시다. (전화를 끊으면)
김조사관 박상호 그 냥반이 와요? 과일 모자라나?
강과장 (본인도 의아) 아니. 세금 낸다는데.
거 땜에 상의할 거 있다고 성희랑 같이 보재.
박조사관 그 분 완전 개털일 텐데? 돈 없을 텐데?
강과장 근데 낸대. 살다보니까 별 일이 다 있다야.
암튼 이거 받으면 반 우리 과루 던져 줘야
된다? 1과랑 3과가 같이 받은 거잖어.
김조사관 와, 돈 몇 천 거 갈라치기 해야겠습니까?
차라리 얼라 기저귈 뺏으이소 마.
강과장 똥오줌은 빨리 가릴수록 좋은 거지. 허허.
(나가며) 암튼 갔다 올게.
사무실을 나가는 강과장. 순간 사무실로 들어오는 안창호에게,
강과장 너 따라와, 임마.
하고 사무실 밖으로 사라지는 강과장. 안창호는 어리둥절해 하다가
강과장을 따라 나가고, 복도를 걸으며 천성희에게 전화를 하는 강과장.
강과장 (전화에) 어, 성희야. 난데,
S# 77 구청 주차장 (D)
전화를 받으며 구청을 나오는 천성희. 백성일이 앞장 서 걷고 있다.
천성희 (전화에) 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예.
(전화를 끊고 백성일에게) 과장님. 저 잠깐
어디 좀 들렸다 가야될 거 같은데.
백성일 어디?
천성희 박상호씨가 세금 내신다고 저랑
강과장님 잠깐 보자고 했다는데요?
백성일 그 냥반이 어디서 갑자기 돈이 나서
세금을 낸대? 허허. 그래, 갔다 와.
난 택시 타고 들어갈게.
천성희 바쁘신 거 아니면 같이 가시죠, 왜.
백성일 아니. 가서 일 해야지, 회사두 안
짤리는데. 일 열심히 해야 국장된다?
천성희의 어깨를 툭툭 - 다독이고,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백성일.
도로를 향해 걸어가고, 바라보며 짧은 미소를 머금는 천성희.
차에 올라타고 빠르게 출발하면,
S# 78 맥도날드 (D)
맥도날드에 나란히 앉아있는 강과장과 안창호. 박상호를 기다리고 있다.
강과장 청년 일자리 너 계약 기간 얼마 남았지?
안창호 다음 달이 끝이에요.
강과장 이거 끝나믄 너 뭐할 거냐?
안창호 경찰 준비하려구요.
강과장 경찰? 것두 경쟁률 꽤 쎄지 않나?
안창호 쎄죠.
강과장 경찰 그거 되면 거기서 졸구 그러지 마.
넌 다 좋은데 잠이 많은 게 문제!
안창호 (끊으며) 잠 많아서 잔 거 아닌데요.
강과장 (말 멈추고) 그럼?
안창호 제가 자야 조사관님들 마음이 편하잖아요.
강과장 (무슨 말이냐는 얼굴인데)
안창호 시 정책이라 뽑아 놓긴 했어두 어차피 몇 개월
있다 나갈 놈, 진짜 식구라고 생각 안 하시잖아요.
눈 말똥말똥 뜨고 일 시켜 주세요 쳐다보면
부담스러워 하시잖아요, 조사관님들이나
과장님들이나. 그래서 자는 거예요. 서로 부담 없게.
저 필요한 일 있으면 깨우시잖아요, 다들.
강과장 (움찔했다가) 너 원래 이렇게 말 잘했냐? 애가 말이
막힘이 없네, 아주 그냥.
안창호 막힘이 없어서 그런가 슬슬 반응이 오네요, 밑에서두.
저 똥 좀 싸고 올게요.
일어나는 안창호. 성큼성큼 화장실로 걸어가고, 기분이 상한 강과장. 안창호의
뒤에 대고 말을 쏟아내려는데,
누군가 (OFF) (끊으며) 강과장님.
강과장, 소리가 들린 정면을 보면, 종이 가방을 하나 들고 서 있는 박상호.
어딘가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로 강과장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강과장 오셨구나? 식사는? 앉으세요. 일단.
박상호 (서서) 천 조사관님은요....?
강과장 지금 오구 있어요.
왜? 성희한테 뭐 할 말 있으셔?
박상호 (불안하게 선 채로) 천 조사관님이
있어야 되는데...그래야 되는데....
강과장 오구 있다니까? 허허허. 앉으세요.
박상호 (안 앉고) 천조사관님 불러요, 빨리...
천, 천조사관님한테 이걸 꼭 주라구....
S# 79 맥도날드 주차장 (D)
천성희의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곧이어 차에서 내리는 천성희.
S# 80 맥도날드 (D)
강과장 (종이 가방을 보고) 그게 뭔데 그래요.
(일어나 가방을 뺏으며) 이게 뭔데
자꾸 천조사관 타령이야. 바쁜 사람 불러 놓구.
(가방을 열어보며) 뭐 과일 세트라두 사 온!
순간 가방 안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말문이 막히는 강과장! 가방 안에는
수십 개의 5만 원권 뭉치가 들어있다!
강과장 이게 뭐야...(박상호에게) 이 돈 어디서
났어요? 박상호씨 돈 없잖아.
박상호 그, 그게...! 천조사관 부르라고, 빨리이!
S# 81 맥도날드 주차장 (D)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리는 천성희. 주차장과 연결된 문을 향해 걸어가고!
S# 82 맥도날드 (D)
강과장 이 돈 뭐냐니까! 어디서 났어, 이 돈!
박상호 (울상) 천조사관 좀 불러줘요...빨리이....!
어디선가 찰칵찰칵 -! 하는 셔터음이 들려오고! 소리를 향해 무빙하는 카메라!
맥도날드의 한 구석을 비추면, 찰칵 찰칵 -!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점퍼남.
강과장과 박상호를 향해 렌즈를 겨누고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대는 상황에서!
S# 83 맥도날드 후문 (D)
문을 열고 들어가는 천성희. 뒷문 쪽 테이블을 지나 홀 중앙으로 걸어가는데!
S# 84 맥도날드 (D)
강과장 왜 자꾸 성희를 찾어? 누가 이 돈 성희한테
주래? 응? 누가 당신한테 그렇게 시켰냐고?!
순간 강과장을 발견하는 천성희. 강과장을 향해 걸어가려는 찰나! 강과장과
박상호의 격앙된 모습을 보고 멈칫하는데!
누군가 (OFF) 아저씨 뭐야.
천성희의 시선이 소리에 반응하면! 화장실 앞에 서 있는 안창호!
강과장과 박상호를 향해 셔터질을 퍼붓는 점퍼남을 보고 있다!
순간 셔터질을 멈추는 점퍼남! 놀란 얼굴로 안창호를 바라보면!
안창호 (강과장에게) 과장님. 저 사람이 과장님 막 찍는데요?
멈칫하는 강과장. 본능적으로 점퍼남을 바라보면! 박상호의 시선도
점퍼남에게로 향하고!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감지한 천성희.
미간이 구겨지는데! 순간 벙쪘다가 심각해지는 강과장. 박상호를 바라보며,
강과장 던지기 하는 거야, 박상호씨?
박상호 (움찔하고)
강과장 (보다가) 누가 시켰어...? 응....?
잠시 폭풍전야의 정적이 감돌고! 박상호의 얼굴이 구겨지는 순간! 맥도날드를
뛰쳐나가는 점퍼남! 그것을 본 안창호! 본능적으로 점퍼남의 뒤를 추격하는데!
몸이 반응하는 천성희! 움찔하는 순간! 강과장을 향해 돈가방을 던지는 박상호!
동시에 가방 밖으로 튀어나온 돈 다발들이 허공에 흩날리며! 도망치는 박상호!
허겁지겁 맥도날드를 나가면! 본능적으로 가방을 집어던지며 뒤를 쫓는 천성희!
강과장은 추격하려다가 멈칫하고! 바닥의 돈을 줍는 사람들에게 밀리고 치이며!
강과장 가만 냅둬! 돈 만지지 말라고오!
S# 85 도심 거리 (D)
도망치는 점퍼남과 뒤쫓는 안창호! 도망치는 박상호와 뒤쫓는 천성희! 2중 추격전이
벌어진다! 숨을 헐떡이는 점퍼남! 행인들과 부딪치고 깨짐에도 카메라는
지키겠다는 듯 카메라를 부둥켜안은 채 도망치고! 간헐적인 들숨과 날숨을 내뱉으며
추격하는 안창호! 죽을힘을 다해 점퍼남을 추격한다! 무언가 겁에 질린 얼굴로 도망치는
박상호! 계속해서 뒤를 힐끔힐끔 흘겨보며 도망치는데! 죽어라 달려 따라붙는 천성희!
천성희 (숨 헐떡) 박상호씨! 박상호씨! 잠깐!
부름에 반응하지 않는 박상호! 끓는 신음을 내뱉으며 도망친다! 천성희의 추격은 계속되고!
S# 86 주택가 (D)
미끄러지듯 도심 주택가로 뛰어 들어오는 점퍼남! 간만에 달리는 안창호도 연신
양팔을 휘저으며 뒤쫓고! 주택이 밀집된 일직선 길을 달리는 점퍼남! 주택가
담장을 넘으면!
S# 87 도심 거리 (D)
끼익 -! 급정거하는 자동차 본네트에 올라탔다가 떨어지는 박상호! 충격을 받은 듯
다리를 절뚝이며 도망친다! 뒤따라 달리는 천성희! 숨이 턱까지 차오른 나머지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다가! 다시 힘을 내며 몸을 움직이고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순간!
S# 88 주택가 (D)
코너를 돌며 화면 안으로 들어오는 안창호! 점퍼남을 따라 담장을 넘는 순간 크게
구르지만 빠르게 몸을 수습하고 일어나 추격한다! 지치는 듯 숨을 헐떡이는 점퍼남!
그에 반해 안창호는 조금은 덜 지친 모습이다! 조금씩 격차가 좁혀지다가! 점퍼남이
코너를 돌면!
S# 89 도심 거리 (D)
코너를 돌아 달려오는 박상호! 감정적 힘듦과 육체적 힘듦이 동반된 듯 오만상이 구겨져
있다! 거리를 달려 세 갈래 길 중! 오른쪽 길로 달려 도망치는 박상호! 화면 밖으로
사라지면! 코너를 돌아 세 갈래 길을 마주하는 천성희! 잠시 방향을 잡듯 주변을 살피다가!
가운데 길로 달려간다! 뒤를 힐끔힐끔 보며 도망치는 박상호! 순간 보도블럭에 다리를
걸린 듯 크게 휘청이며 화면 밑으로 사라지는 순간!
S# 90 주택가 (D)
점퍼남을 덮치며 쓰러지는 안창호! 화면 안으로 들어오고! 점퍼남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안창호! 사력을 다해 기어 올라와 점퍼남과 뒤엉키더니! 카메라를 뺏으려는데!
쉽게 뺏기지 않는 점퍼남! 끝까지 카메라를 지킨다!
S# 91 도심 거리 (D)
인파들로 북적이는 거리를 달리는 천성희. 또 다른 사거리 길을 마주하자
달리기를 멈춘다.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천성희.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일순간 모든 소음이 사라지며
띠잉 -! 공명하는 소리와 천성희의 거친 숨소리만 극대화되어 들리다가!
S# 92 주택가 (D)
엎치락뒤치락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안창호와 점퍼남!
S# 93 도심 거리 (D)
소리는 계속되고! 흐르는 땀에 미간이 구겨지는 천성희. 수많은 행인들이 그녀
옆을 스치고 지나는 상황에서!
S# 94 주택가 (D)
한동안 몸싸움이 계속 되다가! 점퍼남의 위로 올라타는 안창호!
점퍼남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며!
안창호 너 뭐야! (퍽) 뭔데! (퍽) 우리 과장!
순간! 안창호 뒤편에서 작렬하는 쇠파이프! 텅 -! 소리와 함께 안창호가 쓰러지면!
S# 95 도심 거리 (D)
소리는 계속되고! 무언가 불안한 기운을 감지한 듯 뒤돌아보는 천성희.
거친 숨소리의 템포가 조금씩 늦어지며 불안하게 떨리는 그녀의 얼굴에서!
S# 96 병원 응급실 (N)
쾅 -! 응급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백성일과 조사관들! 응급실을 누비며 누군가를 찾는데!
멍한 얼굴로 앉아있는 천성희와 강과장을 발견하는 백성일.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간다.
강과장 앞에 놓인 찢어진 종이가방에 대충 담긴 소량의 돈이 백성일의 눈에 포착되고,
초췌하고 멍한 천성희의 시선이 백성일에게 향하는 순간, 그들 앞에 도착하는 백성일.
잠시 천성희를 바라보다가, 응급실 커튼을 젖히면, 산소 호흡기를 끼고 누워있는
안창호가 보인다.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오는 백성일. 동시에 다른 조사관들이 도착하면,
백성일 (강과장에게) 어떻게 된 거야.
천성희 (그저 멍한 얼굴이고)
백성일 (버럭) 어떻게 된 거냐고오!
천성희, 본인도 모를 눈물이 흐르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백성일을
바라보는 강과장.
강과장 누가 나랑 성희 노리는 거 같다...?
의아함과 불안감에 미간이 구겨지는 백성일.
강과장과 천성희를 번갈아 바라보는 백성일의 격앙된 얼굴에서!
S# 97 병원 인근 (N)
응급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 백성일과 김조사관!
백성일 너 박상호씨 집 주소 알지?!
김조사관 예!
백성일 문자루 찍어!
세금 징수국 봉고차에 올라타는 백성일! 빠르게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S# 98 박상호의 집 (N)
반지하의 허름한 박상호의 집. 모든 불이 꺼진 그 곳에 텔레비전 불빛만이
어스름하게 주변을 밝힌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는 박상호.
“도심 패스트푸드 점, 돈 다발 투척 사건‘ 과 관련된 뉴스를 보고 있는데,
모자이크 처리 됐지만 누가 봐도 자신인 화면 속 남자를 바라보는 박상호.
텔레비전 불빛이 물든 그의 얼굴에 견딜 수 없는 공포심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S# 99 달리는 봉고차 안 (N)
도로를 달리는 세금 징수국 봉고차! 백성일의 얼굴엔 불안한 기운이 역력한데!
S# 100 방필규 저택 (6부 96씬 연장선)
소파에 앉아있는 방필규. 앞에 선 김민식은 애써 분노를 삭이는 얼굴이다.
방필규 조사관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김민식 시청 세금 징수국 김민식 과장입니다.
방필규 (비릿한 미소 지으며) 기억할게요. 그 이름.
옆에서 바라보는 백성일. 숨 막히는 긴장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하는데, 그 위로,
김민식 (E) 내가 뒷돈 같은 거 받을 사람이야?!
S# 101 시청 옥상 (2부 67씬)
백성일과 마주 서 있는 김민식. 억울하고 답답하단 얼굴로 바라보며!
김민식 니 눈엔 내가 그런 놈으로 보이냐고!
백성일 씨ㅂ! 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형이 뒷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씨!
S# 102 달리는 봉고차 안 (N)
현재로 돌아오면, 자기 추측이 잘못됐길 바라는 백성일.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고,
늦은 밤 도로를 달리는 세금 징수국 봉고차! 박상호의 집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한다!
S# 103 박상호의 집 (N)
밥을 차리는 박상호의 부인. 오래된 상에 김치와 밥, 간단한 콩나물국만 올려놓더니,
부인 (화장실을 보며) 민석 아빠. 밥 먹어요.
화장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의아함을 느끼는 부인. 문을 열어보면, 열리지 않는다.
부인 (두드리며) 민석 아빠. 민석 아빠.
문을 두드려 봐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화장실. 의아함이 더욱 가중되는 부인이 화장실 문에
귀를 대어보면, 물 흐르는 소리만이 미세하게 들려온다. 화장실 열쇠를 꺼내는 부인.
열쇠를 돌려 화장실 문을 열고 내부를 확인하는 순간!
부인 끼악-!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는 박상호의 부인! 그녀의 비명 소리가 화면 가득 울리며!
S# 104 경찰서 (N)
온갖 잡범들과 형사들로 분주한 강력반의 소음이 화면에 쏟아져 들어온다.
그들 사이로 보이는 박덕배. 분주한 모습이다.
박덕배 (파일 보며 잡범1 머리 퍽) 너 왜 홀딱 벗구
강남 한복판 뗘 댕겼어?! 어?!
잡범1 저 아닌데요.
박덕배 너 아니야? (옆에 잡범2 머리 퍽) 너 왜 홀딱 벗구
강남 한복판 뗘 댕겼어?! 어?!
잡범2 저두 아니에요.
박덕배 너두 아니야? (주변 두리번) 그럼 어딨어, 이 새끼.
S# 105 경찰서 로비 (N)
경찰서로 발을 내미는 누군가. 구둣발 소리를 울리며 로비를 걷고,
S# 106 경찰서 (N)
박덕배 (잡범3 머리 퍽) 너 왜 홀딱 벗구
강남 한복판 뗘 댕겼어?! 어?!
잡범3 (뻔뻔) 더워서요.
S# 107 경찰서 복도 (N)
강력반으로 향하는 누군가의 구둣발. 그의 얼굴이 궁금해지는 상황에서,
S# 108 경찰서 (N)
박덕배 더워서? 이 새끼가. 너 몸에 열 많어? 인삼 먹냐?
(퍽퍽퍽퍽퍽) 홍삼 쳐 먹어, 몸에 열 많으면, 새꺄.
그 때, 강력반으로 들어오는 누군가의 얼굴을 보는 박덕배. 본능적으로 굳어지는데,
S# 109 달리는 봉고차 안 (N)
백성일의 핸드폰이 진동한다. 화면을 보면, 박덕배의 전화다.
백성일 (받으며) 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박덕배 (F) 니네 인턴 직원 하나 린치 당했냐?
S# 110 경찰서 (N)
박덕배 범인 자수했다. (뒤 힐끔) 근데....
S# 111 달리는 봉고차 안 (N)
눈빛이 요동치는 백성일! 집어던지듯 전화를 끊으며 급하게 핸들을 꺾으면!
스키드 마크를 그리는 봉고차가 빠르게 유턴하고!
S# 112 모처 (N)
뒷모습만 보이는 최회장과 함께 앉아있는 방필규.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방필규 회장님. 암만 봐두 우리나라,
참 살기 좋은 나라 아닙니까?
S# 113 경찰서 (N)
로비로 뛰어 들어가는 백성일! 그의 다급한 모습 위로!
방필규 (E) 돈만 많으면 뭔 나쁜 짓을 해두 떵떵거리면서
잘 살구, 다단계 사기꾼으로 몰려서 수십만
실직자 원효대교에서 풍덩, 서강대교에서 풍덩,
강력반으로 들어가는 백성일! 착잡한 얼굴로 바라보는 박덕배가
비켜서자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를 보고 경악하는데!
방필규 (E) 한남대교에서 풍덩, 이렇게 만든 저나 회장님두
아직두 여기저기서 회장님 사장님 소리
들으면서 대접 받구.
S# 114 모처 (N)
방필규 뭣보다두요, 회장님. 우리나라가 제일루 좋은 건요.
없이 사는 것들이 지들끼리 치고받아 준다는 거예요.
S# 115 경찰서 (N)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누군가. 아직 그의 얼굴은 화면에 보이지 않고,
방필규 (E) 지들끼리 멱살 잡고 죽어라 싸워주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
S# 116 모처 (N)
방필규 부려먹기도 쉽고. 허허허허.
미소를 머금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최회장의 입이 짧은 인서트로 스치고 나면!
S# 117 경찰서 (N)
백성일을 비추는 카메라가 크게 돌며 마침내 누군가의 얼굴이 화면에 드러난다! 그는!
마사장이다! 경직된 얼굴로 백성일을 바라보는 마사장. 자신도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머금고, 마사장을 보는 백성일의 눈에 환멸이 차오르고 미간이 구겨지는 순간!
S# 118 시장실 (N)
모든 불이 꺼진 시장실에 홀로 앉아있는 천갑수.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다.
그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정적만이 그곳에 감도는 가운데, 갑자기 헛웃음을
머금는 천갑수. 자조와 허탈함이 가득한 그의 웃음소리가 공허하게 들려오다가!
S# 119 경찰서 화장실 (N)
쾅 -! 문을 닫는 백성일. 문을 잠그고! 마사장의 멱살을 잡아 구석으로 몰아붙이더니!
백성일 진짜 니가 한 거야?!
마사장 (대답 없고)
백성일 우리 애 반신불수 만든 게 너 맞냐고!
마사장 (바라보다가) 그게 뭐가 중요한데.
백성일 (눈빛이 짧게 흔들리면)
마사장 너랑 그 사기꾼 새끼들이 내 인생에
껴들지만 않았어도 나 이렇게 안 됐어.
니들 땜에 무너진 인생 다시 일으켜
세울라면 방법 없어. 사장님 말 들어야지.
백성일 (꼬나보다가) 방필규, 그 사람이 시킨 거냐?
마사장 (바라보다가) 그러게 사장님을 왜 건드려.
내 선에서 끝냈어야지, 이 모자란 양반아.
한심하단 얼굴로 백성일을 바라보는 마사장. 백성일의
손을 툭 – 쳐내고 소변기로 걸어가며,
마사장 부자들은 돈 버는 맛으로 살고, 가난한 것들은
부자 욕하는 맛으루 산다고, (소변을 보며)
그냥 주딩이루 욕만 하지 왜 사장님 돈을
뺏을라구 들어. (보며) 사장님이 얼마나
기분 나쁘셨으면 그런 일까지 하셨겠냐고?
소변을 마친 마사장. 세면대로 걸어가 손을 닦는데,
백성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냐고.
마사장 그쪽 사람들이 사장님 치니까,
S# 120 방필규 저택 (6부 88씬)
천성희 서원 시청 세금 징수국에서 나왔습니다.
방필규씨 맞으시죠?
S# 121 경찰서 화장실 (N)
마사장 사장님 화났고,
S# 122 달리는 차 안 (6부 108씬)
방필규 귀에 바람을 넣드라고. 어떤 싸가지 없는 것이.
S# 123 경찰서 화장실 (N)
마사장 사람 하나 사서,
S# 124 박상호의 집 (D / 과거)
박상호 앞에 툭 – 돈가방을 내려놓는 누군가. 지퍼 사이로
비집고 나온 돈다발을 본 박상호의 눈빛이 흔들리고,
S# 125 경찰서 화장실 (N)
마사장 던지기 한 거야. 와이로 멕이는 현장 잡아서,
S# 126 맥도날드 (82씬)
찰칵 찰칵 -!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점퍼남.
강과장과 박상호를 향해 렌즈를 겨누고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대는 상황에서!
S# 127 경찰서 화장실 (N)
마사장 옷 벗길라구.
손을 모두 닦고 젖은 손으로 머리를 올백으로 쓸어 넘기는 마사장.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는데,
백성일 근데 우리 애가 그걸 본 거고?
S# 128 맥도날드 (84씬)
안창호 아저씨 뭐야.
S# 129 경찰서 화장실 (N)
백성일 우리 애 그렇게 만든 놈은 누군데.
마사장 (대답 없이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머금으면)
S# 130 주택가 (94씬 연장선)
안창호 너 뭐야! (퍽) 뭔데! (퍽) 우리 과장!
순간! 안창호 뒤편에서 작렬하는 쇠파이프! 텅 -! 소리와 함께 안창호가 쓰러지면!
린치남의 얼굴이 화면에 드러난다! 그는! 방필규의 아들 방호석이다! 때리고도
자신이 놀란 듯 어리둥절한 얼굴의 방호석. 당황한 얼굴로 쇠파이프를 떨어뜨리고,
방호석 아씨. 죽은 거 아니야? 아빠한테 뭐라 그러냐. 클났네.
S# 131 경찰서 화장실 (N)
백성일 대타 뛰는 거냐, 마진석이 너?
아들래미 감방 보낼 순 없으니까 널 대신 보낸 거네.
마사장 (거울을 보며 머리 손질) 우리 같은 찌끄레기 인생
뭐 있습니까. 까라면 까고, 핥으라면 핥고, 덤탱이 쓰라믄
덤탱이 써야지. (백성일 보며) 대타 한번 뗘주면
나 다시 받아준대. 먹고는 살아야지. 가장인데.
(백성일 앞으로 걸어가며) 그리고 행여나 내가 지금
한 말 갖구 상황 반전줄라 그러고 그러지마. 여기
경찰서 서장이랑두 다 얘기 끝난 거니까. 꽤 친하드만.
우리 사장님이랑 여기 서장이랑. (백성일의 옷 먼지를
툭툭 – 털어주며) 그럼 1,2년 뒤에 봅시다. 아, 볼 일
없을라나? 나 세금 다 내구 모범시민 됐잖아. 누구 때문에.
사늘해지는 마사장.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뒤돌아 화장실을 나가려는데,
백성일 야.
마사장 (멈추면)
백성일 정말 돈이면 다 되는 거냐...?
마사장 (고개 돌려 보더니) 그럼. 대한민국인데.
마사장, 화장실을 나가면, 치밀어 오르는 답답함에 한숨을 쉬는 백성일. 화장실을
나가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강과장이다. 백성일, 전화를 받으면,
강과장 (F) 내가 책임져야겠지?
백성일 뭔 말이야, 그게. 형이 뭘 책임져?
S# 132 병원 응급실 (N)
강과장 아니야. 내가 책임지는 게 맞는 거 같애.
S# 133 경찰서 복도 (N)
강과장 (F) 어차피 나랑 성희 노리고 들어온 건데
S# 134 병원 응급실 (N)
강과장 일 더 커지기 전에 나 혼자 옷 벗구 관두는 게
맞는 거 같어. 안국장이랑두 그렇게 합의 봤어.
S# 135 경찰서 복도 (N)
백성일 형까지 왜 그래! 그거 방필규 그 새끼가 덫 친 거잖어!
근데 왜 형이!
S# 136 병원 응급실 (N)
강과장 위에서 그렇다면 그런 거야, 임마. 이제
알 때도 됐는데 넌 짜식이. 허허. 아무튼 성일아.
S# 137 경찰서 복도 (N)
강과장 (F) 징계위 취소된 거 축하하고, 나 먼저 갈게...
S# 138 병원 응급실 (N)
강과장 넌 꼭 연금 타라. (전화를 끊으면)
S# 139 경찰서 복도 (N)
백성일 (전화에) 형! 혀엉!
답답함의 탄성을 내뱉는 백성일. 다시 강과장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다른 전화가 걸려온다. 백성일, 전화를 받으며,
백성일 어. 무슨 일!
말을 잇지 못하는 백성일. 그의 불안감과 의구심이 혼재 된 얼굴에서!
S# 140 상가집 (N)
망연자실한 듯 멍한 백성일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인다. 터벅터벅 -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백성일.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그의 주변을 스쳐 지나고, 헤진 구둣발을 내딛는 백성일.
근조화환 조차 없는 입구를 지나 누군가의 빈소 앞에 도착하는데, 영정 사진 속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차마 걸음을 떼지 못한다. 백성일을 보자 다가오는 1, 3과 조사관들.
짧게 목례하는데, 망연자실한 얼굴에 생기마저 사라지는 백성일. 자신이 본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이제야 화면에 드러나는 영정 사진 속 주인공.
사진에서나마 환하게 웃고 있는 박상호다. 잠시 영정 사진 속 박상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마음을 다잡듯 긴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박상호의 영정 앞으로 걸어가더니, 향에 불을 붙이고,
국화꽃 한 송이를 영정 앞에 올려놓는다. 옆에 앉아있는 상복 차림의 박상호 부인과 아들은
눈물을 머금고 있는 상황에서, 무겁고 어두운 얼굴의 백성일. 예의를 다해 큰 절을 한번 하면,
S# 141 병원 응급실 (N)
산소 호흡기를 끼고 베드에 누워있는 안창호. 그 옆에 안창호의
손을 꽉 - 잡고 있는 안창호 어머니의 눈에선 하염없는 눈물만 흐르고,
S# 142 상가집 (N)
몸을 일으키는 백성일. 다시금 몸을 숙여 절을 한다.
S# 143 세금 징수국 (N)
아무도 없는 세금 징수국 사무실에 홀로 서있는 강과장. 모든 불이 꺼진 그곳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다. 순간 책상 위 가족사진을 바라보는 강과장. 애잔한 미소가 번지는데,
S# 144 상가집 (N)
몸을 일으키는 백성일. 마지막 목례를 짧게 한다. 답답함과 미안함의 눈물이 흐를 것만
같은 백성일. 애써 참으려는 듯 허공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고 뒤돌아 상가집을 나간다.
S# 145 경찰서 (N)
저 멀리 조사를 받고 있는 천성희가 보인다. 초췌한 얼굴이고, 먼발치에서
서서 천성희를 보고 있는 백성일과 박덕배.
백성일 꼭 저렇게까지 해야 돼?
박덕배 니가 이해해라. 이게 우리 일이잖아.
백성일 우리 애 사건은 이렇게 끝나는 거야?
박덕배 마진석 그 놈 말이 맞는 거 같어.
서장이 범인 자수했으니까 사건 빨리
덮으라고 난리다.
백성일 그거 아니잖아. 마진석이가 나한테
얘기했다니까?
박덕배 성일아. 니네나 우리나 똑같애. 위에서
쇼부 친 사건은 우리가 뒤집기 어렵다.
조직이 다 그렇잖아.
답답함의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천성희를 바라본다. 한숨이 더 나온다.
S# 146 경찰서 인근 (N)
벤치에 앉아 천성희를 기다리는 백성일. 잠시 후, 경찰서 입구에서 천성희가
나온다. 힘없는 걸음의 천성희. 그녀를 본 백성일은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천성희의 얼굴을 보자 선뜻 말을 걸지 못한다. 몇 발자국
걸음을 옮기는 천성희.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천성희 조사받으면서 생각 난건데요...이럴 시간 있으면
나가서 일 하라 그랬어요...박상호씨한테
마지막으로 한 말이 그거였어요...나가서 일 해...
백성일 (어쩔 줄 몰라 아무 반응도 보이지 못하면)
천성희 잘못은 박상호씨한테 했는데, 사과는 방필규한테
하려고 했네요, 저는. (눈물이 흐를 듯) 너무
후회돼요, 전부 다. (추스르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걸어가는 천성희. 착잡한 얼굴로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에서,
S# 147 달리는 택시 안 (N)
네온싸인이 번쩍이는 유흥가 인근을 달리는 택시. 생각에 잠긴 백성일은
말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 위로 들려오는 과거 방필규의 음성.
방필규 (E) 동정심이랑 권리를 착각 하지 마.
S# 148 방필규 저택 (100씬 연장선)
소파에 앉아있는 방필규. 그 앞에 서 있는 백성일과 김민식.
방필규 니들이 권리라고 생각하는 그거,
다 우리 동정심에서 나온 거야.
S# 149 양정도 오피스텔 인근 (N)
택시가 멈춰서고, 내리는 백성일. 오피스텔 로비로 들어가면,
방필규 (E) 니들 같은 것들이 먹고! 싸고! 자고! 입고! 쓰고!
S# 150 방필규 저택 (100씬 연장선)
방필규 그럴 수 있는 게 다 나 같은 사람이 니들한테
동정심 베푼 거라고. 그러니까
S# 151 양정도 오피스텔 복도 (N)
띵동 -!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백성일. 복도를 걷는 그의 모습 위로,
방필규 (E) 국민의 의무니 뭐니 그딴 말 내 앞에서 지껄이지 마.
S# 152 방필규 저택 (100씬 연장선)
방필규 나 국가에 의무 없어. 국가가 나한테 의무가 있지.
눈빛에 환멸이 차오르는 김민식.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엔 두려움이 차오르는데,
S# 153 양정도 오피스텔 (N)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양정도. 심각한 백성일의 얼굴을 보고 의아함이 번지며,
양정도 무슨 일이에요, 이 시간에.
백성일 내가 예전부터 손봐주고 싶었던 놈이 하나 있는데.
정도야. (잠시 바라보다가) 우리 일 한 번만 더 하자.
의구심이 차오르는 양정도. 진지하게 바라보는 백성일.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화면 암전되고!
S# 154 면회실 (D)
화면 밝아지면, 죄수복을 입고 있는 사재성. 앞에 앉은 누군가를 바라보는데,
그는 양정도다. 말없이 사재성을 바라보는 양정도. 착잡함의 한숨을 내쉬고는,
양정도 아저씨. 정말 뇌물 받으셨어요?
사재성 너두 나 의심하는 거냐?
양정도 진짜 아니에요? (보다가) 그럼 조만간 풀려나시겠네요.
전 아저씨 믿어요.
사재성 야, 지금 너 나 동정!
양정도 (끊으며) 아저씨두 우리 아부지한테 이렇게 얘기했죠? 제가
방금 한 말 똑같이.
사재성, 무슨 말이냐는 얼굴인데, 태도를 바꾸는 양정도! 다리를 꼬고 앉아 조소를 머금더니!
양정도 아저씨 아무 죄 없는 거 아는데, 못 나올 거예요, 아마.
우리 아부지두 아직까지 못 나오고 있잖아, 누구 때문에.
사재성 (눈빛이 떨려오며) 저...정도...너....
양정도 노덕기가 당신한테 전화한 거,
S# 155 부동산 (4부 112씬)
노덕기 사기사건 제보를 하나 할라카는데요,
S# 156 면회실 (D)
양정도 나 꼰지른 거!
S# 157 부동산 (4부 112씬)
노덕기 양정도라꼬예, 혹시 아십니까, 형사님?
S# 158 면회실 (D)
양정도 내가 시킨 거야.
S# 159 부동산 (4부 112씬 연장선)
노덕기를 비추는 카메라가 크게 돌며 반대편을 비추면!
노덕기를 바라보며 서 있는 한 남자! 그는! 양정도다!
S# 160 면회실 (D)
양정도 어떡하나, 우리 아저씨. 까까 사주든 꼬마한테 빨래질 제대로 당하셨네.
사재성 너 이 새끼 너...! 니가 어떻게...!
양정도 (유리벽 구멍을 향해 입을 밀착하더니) 하나 보냈고, 이제 두 놈 남았어.
뒤질 때까지 감방에서 썩어봐, 이 새끼야.
당황스러움에 말문이 막히는 사재성. 양정도는 사늘한 얼굴로 응시하고!
사재성을 바라보는 양정도의 사늘한 얼굴에서!
8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