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산행을 하면서 느끼지만 계절을 느끼며 산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삶의 여유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10시에 남부터미널에 10명이 모였다.
참가 인원은 평소보다 적었지만 오붓하게 트레킹을 즐기기로 하였다.
예술의 전당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우면산 둘레길을 올랐다.
둘레길에 들어서자, 5월 신록의 반짝임에 눈이 부셨다.
흐드러지게 폈던 아카시아가 어느새 바람에 날려 조금씩 사라지고 이제는 나무에서 파릇파릇한 신록들이 튀어나오고 계절의 시간 속에 녹음은 짙 푸르렀다. 우면산 둘레길은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푹신푹신한 흙길과 우거진 숲속 길을 걸어 나갔다.
푸르른 숲 속을 걷다, 가만 걸음을 멈춰 본다.
신록의 능선을 스쳐온 바람의 손길에 몸을 맡겨 눈감고 꿈을 꾼다.
아름드리 나무가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우러르고, 꽃향기가 봄바람을 타고 하늘하늘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청정한 기운에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고, 사색의 숲에서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 길을 걷노라면 나는 어느새 길이 되고 나무가 된다.
몇 년전 산사태로 생채기 난 우면산을 보면서 우리들의 자화상인 것 같아 서로의 마음을 보담아 주었다.
어느덧 남태령 정상. 멀리 관악산과 과천이 보인다. 여기서 기념사진 찰칵.
아카시아 꽃잎 하얀 융단길을 사쁜히 즈려 밟으며 산에서 내려왔다.
4km가 넘는 코스였지만, 봄의 향기 속에 힘든 줄도 모르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산행후 별미를 맛보는 즐거움 또한 산행 못지않은 즐거움이다.
사당동 맛집 시골보쌈에 들러 점심 식사를 했다. 보쌈을 씹으니 쫀득하면서 담백한 속살속에서 기름이 좌르르 흐르며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입안에 가득 퍼지는 행복함. 왜 광진구에는 이런 맛있는 보쌈집이 없을까 안타까워하였다.
그때 마침 김경홍 부회장님이 보쌈집에 오셨다. 늦게나마 참석해주신 것에 고맙기도 하고 신경 쓰이게만 한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했다.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
후식으로 감자옹심이 맛 또한 일품이었다. 배불러 다 못 먹을 정도로 배불리 먹었다. 이렇게 같이 어우러져 즐거운 하루를 마쳤다.
이번 산행은 봄비를 머금은 자연의 향기가 머무는 푸른 숲길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 6월은 불암산둘레길, 7월은 계곡트레킹을 예정입니다.
많이 참석해주세요^^
첫댓글 시원한 차한잔이 그리운 이시간-
나는 예술의전당을올라 녹음이 울창한 그길을
지금도오르고 내리기를 하고있는가?
오솔길로 코를 내밀게되네요
오붓이 ,향기있는주말이 되는것같아 지금도 기분이좋습니다.
이제 총무님도 편안하고 행복된시간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