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모양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 지식의 근원
기록으로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최초로 지구 크기를 언급한 사람은 맞지만, 그가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었다. 기록상 최초로 지구는 공 모양이라고 주창한 사람은 피타고라스였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직각삼각형 정리’로 우리에게 친숙한 피타고라스(기원전 569-475)는 수학자일 뿐만 아니라 당대의 위대한 철학자였다. 그의 스승 중 한 명이 탈레스였다. 젊은 시절 한때를 이집트에서 보낸 탈레스는 피타고라스에게 이집트 유학을 권했고, 그래서 이집트에 간 피타고라스가 이집트 신비주의에 입문하게 됐다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20여 년 동안 이집트에 머물다가 기원전 525년 경 페르시아의 이집트 침공 때 포로로 잡혀 바빌론으로 끌려갔다고 전해진다. 대부분 학자들은 바빌로니아가 학문, 특히 수학 분야에서 이집트보다 훨씬 더 발전했기 때문에 피타고라스가 나중에 그리스에서 가르친 학문은 대부분 바빌론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앞에서 밝혔듯이 피타고라스는 지구가 공 모양이라고 가르쳤는데, 그가 이런 지식을 어디서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지구가 별들과 함께 단일한 우주에 공존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더 나중에 피타고라스 학파의 일원인 필롤라오스(기원전 470?-385)는 지구 중심의 우주관을 부정하고 보이지 않는 '중심의 불' 주위를 지구와 태양과 별들이 돈다고 가르쳤다. 이는 우리 태양계가 우리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블랙홀 주변을 돈다는 오늘날의 과학 지식과 흡사해 흥미롭다.
지구가 공 모양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그의 독창적 지식이 아니라 피타고라스한테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기원전 427-347)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스스로 세운 학교인 ‘아카데미’를 위해 필롤라오스의 책을 구입했고, 일류 수학자이자 피타고라스 학파인 아르키타스(기원전 428?-350)와도 매우 친한 친구 사이였다. 그 결과 피타고라스적인 많은 사상들이 플라톤 체계와 그리스 사상의 주류로 흘러들었다. 아카데미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만큼 피타고라스 학파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사상을 많이 받아들였다. 그 중에 지구가 공 모양이라는 생각이 포함돼 있었다.
첫댓글 다시 읽게 되니 조금은 정리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