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해 展
for you-사루비아_200p_oil on canvas_2011
for you_53x45cm_oil on canvas
for you_100x72.7cm_oil on canvas
한국의 앵티미스트 보나르 , 김일해
나는 한국의 구상화가로 주목 받고 있는 김일해를 묘사하기 위해, 어려운 국전에서 3회 연속(83, 84, 85년) 특선을 탄 유일한 작가라는 등, 365일의 탄생석을 꽃으로 그려 377점을 모아 성곡 미술관에서 전시를 한 꽃을 가장 잘 그리는 작가, 또한 전업 가수보다 노래를 더 잘하고 멋쟁이이며 인간미 넘치는 작가. 내년에는 일본의 7대 심수관씨와 함께 전시를 한다는 일본에서 인기 있는 작가라는 등의 일체 수식어를 거부한다.
오히려 나는 일찍이 피카소가 “마티스가 죽은 후, 진정으로 색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화가가 샤갈이다. 르누아르 이래 샤갈처럼 빛을 잘 이해한 화가는 없다.”고 극찬 한 것처럼 김일해야 말로 우리나라에서 빛과 색채를 가장 장 이해한 유일한 화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풍경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풀어내는 화가 김일해, 그는 빛과 색채를 특유의 풍부한 시적 분위기와 감각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하고 그 자신도 열광적으로 빛과 색채 속에서 놀아난, 우리 시대의 진정한 구상화가이다.
무엇보다 김일해 회화의 특징은 스스로의 개성을 빛과 색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색채에서의 개성은 곧 화면에 어울리는 전체적 하모니로서의 색이며 빛은 그것에 함께 있어야 할 필수적인 조형요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사물의 고유색에 얽매이기를 배척한다.
자연이나 색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지 않고 색이 가지고 있는 고유색을 가슴 속에서 버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풍경이든 정물이든지 간에 물체가 지니고 있는 고유색을 거부하면서 그만의 색을 새롭게 창조하겠다는 작가의 의지이다.
I love you-사루비아_45x53cm_ oil on canvas_2011
그의 이러한 표현형식과 기법은 다분히 자연주의적이고 18세기 프랑스의 인상파 영향을 느끼게 한다.
그림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비교적 탐미주의적인 그의 사고는 일견 마티스 그림처럼 편안한 안락의자 혹은 진정제가 되길 희망한다.
즉 그림은 편안하고 아름답고 희망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다분히 보나르 적이고 마티스 적이다. 마찬가지로 그의 서구적 붓터치와 회화적 배경에는 그의 잦은 유럽여행에서 터득한 유럽작가의 영향이다. 이처럼 김일해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이국적인 인상이 강하다.
프랑스 파리의 철학자인 쟝 샤를르 장봉은 그의 회화를 “유럽풍경보다 더 유럽다운 그림이다”라고 평할 정도이다.
그러나 사실 그의 작품은 그 돌아선 여인의 누드나 욕조의 여인들을 비교 해 볼 때 그의 그림은 가장 보나르적인 한국의 화가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계 속에서 사는 그녀를 아름다운 색상으로 담아내는 보나르처럼 실내정경이나 일상생활의 주변에서 주제를 구해 사적인 영감을 강조하는 정경들을 빛의 조화나 서정으로 충만하게 화폭에 풀어낸다.
그래서인지 작가는 마치 보나르처럼 색채로 모든 것을 표현 할 수 있으며 색채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것들을 볼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이 꽃의 표현이다. 분명 김일해는 꽃의 아름다움을 조형적인 것으로만 해석하지 않고 가슴과 감성으로 드러내는 천혜의 타고난 화가이다. 거칠것 없는 풍요로운 많은 꽃과 다양한 여인의 표정을 싱그러운 봄날과 단풍이 든 가을날의 모든 풍경을 붓터치 강한 향기와 강한 생명력으로 공간에 펼쳐 보이는 것을 보라.
들판, 꽃, 여인, 설경 기찻길 등 일상 풍경이 이렇게 모두 편안하고 아름답게 그리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가 구상주의 화가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유이다.
rose garden_227x174cm_oil on canvas
그의 많은 꽃 그림들은 한결같이 표면적으로 강렬하고 원색적이며 중성적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화폭에서 무조건 시선을 끌어당기는 사로잡는 화려한 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력을 가진 꽃으로의 어울림이자 섞어진 색채들의 향연이자 축제이다.
그래서 꽃들은 작가의 이상 속에서 잠들다 깨어나 마침내 그의 손끝에서 매혹적으로 태어난 새로운 생명을 갖는 것이다.
흔히 김일해의 많은 작품들은 어느 시인이 옮긴 것처럼 그를 자연주의 화가라고 하지 않고‘자연주의 서정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이제 보이는 풍경 그 자체에 매혹되지 않고 그 풍경 너머에 존재하는 영혼의 깊은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김일해 그림의 시적인 화풍들이 그러한 풍경 너머의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세느강 멀리 보이는 노트르담사원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콰지모도를 기다리며〉와〈밀애〉,〈수련의 꿈〉,〈머물고 싶은 가을〉등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로만 충분히 그 영혼의 그림을 연상할 수 있다.
김일해는 이렇게 주제의 포착에서 자유로운 표현까지 화폭에 걸맞는 빛과 색채로 자연을 재창조한다. 우리가 시각적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그는 나무 그늘 사이의 햇살과 색채로 드러내기에 그의 실내의 나부 풍경의 그림의 몸이 눈부시다. 바로 빛과 색채의 마력 때문이다.
그만큼 김일해는 그만의 예민하고 감각적인 독특한 시각에서 때로는 고감하게 때로는 여유 있게 역동적인 구도로 도시의 풍경은 물론 시골의 풍경 , 나부 , 정물등을 표현한다.
그리고 계절별로도 꽃이 무더기로 핀 들꽃마을 같은 그림들이 있는가 하면 한여름의 바닷가 그리고 아름다운 산풍경과 거리 풍경도 있다. 그의 눈에 들면 곧 그 풍경들은 눈이 오고 바람이 불고 아름다운 꽃이 무더기로 태어난다.
시크릿가든_100x72.7cm
그의 화폭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 또한 아름다운 속옷차림의 여인에서 육감적인 여인들 까지 두루 아우른다. .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작품들이 아주 부드러운 실내 풍경 속에 소박하면서도 정겹고 감미로운 붓터치로 환상적 풍경으로 탄생된다는 것이다.
물론 때로는 검은 채도가 놓은 단일한 색조로 화폭을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밝고 경쾌한 색조로 화폭을 유혹하고 있다. 꽃에서는 꽃빛이 선명한 색채의 하모니를 보여주고 모티브에서는 자연스러운 구성으로 그만의 적절한 혼합이 가미된 우아하면서도 현란한 김일해만의 독자적인 색채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비범성을 보여준다.
김일해는 초기에 밝고 경쾌하면서 주로 매혹적인 색을 주조로 한 차분한 색감으로 산속의 어슴푸레한 풍경을 회색조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가 그린 모든 작품에서 보나르는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빛깔을 사용한다. 그리하여 “풍경화에서는 그림을 신화적으로 보이게 하고, 정물화에서는 과일이나 안경 혹은 냅킨에 은빛 광휘를 주는 경향이 있다. 마치 그것이 너무 강렬하고 윤이 나는 빛깔의 실로 짠 전설적인 태피스트리의 일부처럼." 말이다. 어쩌면 김일해는 그가 본 풍경 속에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가슴에 두고 그 실내 풍경 속에 여인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래서 김일해가 창조해 놓은 색채의 그림들은 회색 다이아몬드와 붉은 루비 빛을 띠게 하는 결코 이 세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빛도 아니며 색채도 아닌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김일해에게는 고민보다는 영감보다는 찰나의 감성을 중시한 개인의 느낌에 충실하게 표현해 앵티미스트(Intimist)란 별명을 주고 싶다. ‘삶을 그리는 것보다 그 그림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있는 그대로보다 빛과 색채를 이용해 생생한 느낌이 나도록 그림을 그리는 작가 김일해 .
모든 색의 흔적은 그의 풍경이나 색채와 깊게 관련되어 있으면서 색채를 위한 빛깔들과 함께 펼쳐지는 가장 아름답고 매혹적인 한국의 보나르 같은 화가.
외출_162.2x112.1cm_oil on canvas
이스탄불의 밤_100x72.7cm_oil on canv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