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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09 (월)
- 농민들의 골칫거리, 깜부기와 피 이야기 ② - 피
- 식물이야기 (37)
그제와 어제 “입추(立秋)”와 “말복(末伏)”을 연이어 보냈는데 원래 이제 곧 다가올
“처서(處暑)”만 지나면 여름은 한물가게 되어 있습니다.
예부터 “말복(末伏)이 지나면 바닷물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처서(處暑)가 지나면
시냇물에도 들어가지 못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결실(結實)과 수확(收穫)의 계절로 들어서는데 가을꽃이라는
코스모스와 무궁화는 지난 6월하지 때부터 벌써 피어오고 있고 누나가 좋아하는
과꽃도 피었고 또 들국화의 하나인 쑥부쟁이도 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상 “월복(越伏 - 中伏이후 20일 만에 末伏이 오는 것)”이 아닌 해는
그리 덥지 않다고 했는데 올해는 越伏이 아닌데도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당분간
더 덥다고 말했었는데 곧 다가온다는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어떻게 진행되려는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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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보리와 깜부기”에 대하여 올렸었고 오늘은 그에 이어서
“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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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 = Barnyard Millet
“피”는 “벼”와 같은 종(種)의 “벼과 식물”로서 “벼”가 자라는 논에서 “벼”와 함께
자라고 예전에는 그 강한 생명력으로 오히려 재배하기도 했던 식물입니다.
그러니까 앞서 말씀드렸던 “깜부기”는 “병(病)의 일종”이지만 “피”는 병이 아니라
정상적인 식물의 한 종류입니다
* “벼”는 우리나라의 가장 주요한 작물로서 지금도 바깥에 나가면 쉽게 볼 수
있으므로 오늘은 따로 소개를 하지 않는데 언젠가는 “벼”의 “볍씨“를
고르는 일부터 “쌀”이 나올 때까지의 전 과정을 한번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사람의 손이 88번을 거쳐야 쌀이 나온다고 해서 “쌀 미(米)”가 “八十八”을 합친
글자라는 말이 이해가 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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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피의 서식지
“피”는 아시아에서도 인도가 원산지로 추정될 뿐 기원과 전파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현재 논이나 밭의 잡초로 자라고 있는 “돌피”나 “물피”로부터 파생된 것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피”는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인도, 중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재배되었으며,
현재는 미국이나 아프리카에서도 재배되고 있습니다.
“피”는 나쁜 환경에서도 잘 자라므로 예전에는 구황작물(救荒作物)로서 많이
재배하여 오기도 했는데, 즉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곡물로 먹기 위해
“피”를 심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황해도 봉산군 지탑리에서 발견된 “피”의
유물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여러 곡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는 환경적응성이 매우 뛰어나서 산지나 척박한 땅에서도 잘 견디며
냉수답(冷水畓) 또는 밭에서는 냉수(冷水)가 솟는 저습지(低濕地) 등에서
재배되어 왔습니다.
나. 피의 생태
“피”는 벼와 비슷하며 높이는 보통 1미터, 크게 자라는 놈은 2미터까지 자라는데
뿌리가 땅속으로 아주 깊게 내린다고 합니다.
보통 땅속에서 7~10개의 마디에서 줄기가 나오며 여름에 이삭이 나옵니다.
성질은 매우 강건하고 생육기간이 짧아서 100~120일이면 씨앗이 익습니다.
잎은 길이 30~50cm, 나비 2~3cm로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8~9월에 피고 원추꽃차례 모양의 이삭에는 가지가 많은데 이삭의 길이는
10~30cm 정도이고 열매가 맺힌 이삭은 언뜻 보기에 “조(=속-粟)”와 비슷하지만
"조"보다는 좀 엉성하고 "조“는 노란색을 띠지만 ”피‘는 암황갈색(暗黃褐色)을
띠고 있습니다.
작은 이삭은 1개의 꽃이 되고 길이 3.5~4㎜로 까락이 있거나 없기도 합니다.
수술은 3개, 암술은 1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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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 속-粟 = Foxtail Millet ]
- "조“는 우리나라에서 ”쌀(미-米=Rice)", "보리(맥-麥=Barley)", "콩(두-豆=Bean)",
“기장(서-黍=Millet)"과 함께 “오곡(五穀)”에 해당하는 작물입니다.
“오곡”이라고 하면 위의 다섯 가지 곡물을 말하기도 하지만 또는 모든 곡식을
총칭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오곡백과(五穀百果)
- "조“는 이삭의 모양이 마치 여우의 꼬리와 흡사하다고 하여 영어로는
”Foxtail Millet"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여러분은 좁쌀로 지은 밥을 드셔 보셨는지요?
옛말 어릴 때 먹던 노오란 “조밥(좁쌀밥)”이 그립습니다.
단백질과 지방이 많아 몸에 좋은 좁쌀로는 요즘은 끼니로 먹기 보기보다는 떡이나 과자나
술이나 엿을 만드는데 대부분 쓰인다고 합니다.
--- “좁쌀동동주”는 색깔도 아주 좋고 맛도 좋답니다.
또 “조 껍데기”로 만든 술도 있습니다.
* 강아지풀
그런데 우리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풀 중에서 비록 키는 작지만 “조”와 비슷한
풀이 있는데 바로 “강아지풀”입니다.
우리가 어릴 때 이 풀을 손바닥에 얹어 놓고 “오~요요요~”하면 살살 기어가는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다고 하여 즐거운 놀이를 하곤 하였는데 이 “강아지풀”은 작지만 열매를
맺으면 옛날 우리 선조들이 흉년이 들면 이 열매를 따서 그 알맹이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던 풀로서 “강아지풀”이라는 이름 이외에도 그 모습이 개의 꼬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개꼬리풀”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래서 한자로는 “구미초(狗尾草)“라고 부릅니다.
* 조바심
우리말에 “바심”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크거나 굵은 것을 잘게 만드는 일”,
또는 “곡물을 타작(打作)하는 일”을 말하는데 “조”는 귀가 질겨서 잘 떨어지지 않아서
“좁쌀”을 얻기가 매우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나온 말이 “조바심 = 무척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것” 이라는 것은
모두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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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피의 쓰임새
피의 알맹이는 보통 가볍게 쪄서 절구에 찧어 얻습니다.
단백질, 지방이 많으며, 영양분은 쌀이나 보리에 비하여 떨어지지 않으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통 쌀로 밥을 할 때 함께 섞어 먹거나 가루로 내어 떡이나 엿을 만들며
밀가루와 섞어서 빵을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된장의 원료로도 쓰고 소주(燒酒)의 양조(釀造) 등 술을 만드는 데에도 쓰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곡물로 먹기보다는 피의 짚이 부드럽고 영양가가 높아
겨울에 먹이는 가축의 사료작물 또는 새 먹이로 쓰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하고 있습니다.
라. 논에서 피를 구분하는 방법
논에서 “벼”와 함께 자라는 “피”는 “벼”의 생장을 방해하므로 뽑아주어야 하는데
이를 “피사리“라고 하며 피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는 “벼”와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은 금방 알아보고
뽑기는 하지만 한창 자라고 있을 때에는 역시 식별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지금쯤 논에서 “피”를 뽑을 때에는 오히려 줄기의 감촉이 부드러운 것이 “피”이고
줄기가 뻣뻣하고 억센 느낌이 “벼”로서 구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있다가 이삭이 달리고 익어갈 무렵에는 식별이 쉽게 가능하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즉, 우리가 속담에서 자주 인용하듯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데
“피”는 벼와 달리 익을수록 위로 치솟아 오른다고 합니다.
--- 너무 잘난 척하다가 목이 부러진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게으른 사람 논에는 피를 잘 뽑지를 않아서 피가 벼보다 많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피를 뽑아 버리는 일은 기계로 하기가 어려워서 일일이 손으로 뽑아서 제거해야
하는데 전에는 제초제를 쓰기도 하였지만 최근에는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는 논이
많아서 제초제를 쓰지 않아서 논에 피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요즘 일손이 부족한
농촌의 또 다른 걱정거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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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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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 (Rice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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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속=粟) = Foxtail Mi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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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첫댓글 아직도 더위는 물러갈 기미가 없군요 태풍이 지나가야 알겠습니다. 피가 뭔 줄은 알지만 만져보거나 뽑아본 적리 없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게 피였구나 싶네요 . 고맙습니다
예~~~ 저도 젊을 때까지는 피를 뽑아본 경험이 있는데 최근에는 다른 분들이 피사리 하는 것을 구경만 합니다. 비슷하게 생긴 잡초들이 땅위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문점 하나 --- 요즘 아직도 보신탕은 열심히 먹기는 하는데 언론에는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 소나 말이나 양이나 염소나 닭은 열심히 드시면서도 개는 먹으면 안되는 이유를 저는 아직 정말로 알 수가 없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때렸다고 고발을 하면서도 풀이나 나무를 함부로 뽑거나 꺾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요즘 세태를 잘 모르겠습니다. 목소리 큰 인간이 너무나 횡포인듯 하고 자꾸만 극단적으로 향하는 세력들만 득세합니다. 남아도는 제초제를 그곳에 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