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 K리그가 위기다. 독일월드컵 때 불어닥쳤던 대표팀에 대한 축구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지지 못해 현장에서 나오는 한숨 소리도 커져가고 있다. 현직 K리그 감독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IS가 전화통화를 통해 감독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모아봤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듯 말을 그치지 않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들은 "현직 지도자와 선수들부터 솔선수범해서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고,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K리그의 위기, 프로축구 현역 감독들의 진단과 처방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감독들의 좌담식으로 정리했다.
"K리그 인기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종환(대구)=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보는 눈은 높아졌는데 공격적인 플레이나 매끄러운 심판진의 경기 운영이 그것을 따라잡지 못한다. 또 너무 대표 위주다. 소집이 자주 되다 보니까 리그가 파행 운영된다. 팬들에게 K리그가 있다는 것을 심어줄수 있어야 하는데 스케줄이 자주 바뀌니 되겠는가.
▲최윤겸(대전)·김판곤(부산)=맞다. 팬들이 특정 요일이 되면 '아, 오늘은 축구 하는 날이구나'라고 알 수 있어야 한다. 중간에 휴식기가 많아서 골수팬이 아니면 언제 하는지도 모른다.
▲박항서(경남)=팬들 눈높이와 현실의 괴리감이 크다. 물론 팬들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지만 냉정하게 말해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정해성(제주)=답을 내기 힘들다. K리그는 만들어지던 당시부터 여러 부분에서 파행적인 운영이 계속됐기 때문에 그게 쌓이고 쌓여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이다. 어디부터 손을 대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이다.
▲최강희(전북)=그렇다. 홈팀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기형적으로 출범했기 때문에 연고지 개념이 없고 기업 홍보를 우선적으로 하게 됐다. 대표팀 위주로 운영되면서 어느 순간 스타들이 빠져버리는 것도 문제다. 스타가 있어야 기본 관중도 있다.
▲김정남(울산)=대표팀은 '이건 내팀'이라는 소속감이 있는데 프로팀은 그런 것이 부족하다. 울산만 해도 울산팀이라기보다 현대중공업팀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특정 기업이 적자를 내고 운영하기 싫어도 운영하는 것보다는 역시 지방자치단체에서 간접지원하고 투자 할 수 있어야 연고 의식이 강해진다
▲장외룡(인천)=왜 상황이 이런지. 지난 날에 초창기에 우리 슈퍼리그 할 때는 관중이 많았다. 우리가 여태까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수 육성을 못한 탓이 크다. 또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거기에 맞춘다는 것은 한국 축구의 생존 흐름 자체에서 무리한 상황이다.
"K리그는 왜 재미없다는 말을 들을까요"
▲허정무(전남)='K리그가 재미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음식도 맛 없다고 하면 점점 맛이 없어진다.
▲이장수(서울)=K리그보다 더 재미없는 중국 C리그에는 관중이 몰린다. 우리는 지금 발전하는 단계다. 무조건 유럽리그와 비교하면 되겠는가.
▲이강조(광주)=나 역시 재미 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지역연고지를 정착시켜 애향심에 기대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 라이벌보다 지역 라이벌이 생겨야 한다.
▲박종환(대구)=승패를 떠나 팬들을 위한 공격축구를 해야 한다. 무승부에 승점을 없애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 무승부가 나왔을때는 승부차기를 통해서 승부를 내고 승점을 조금 주는 방법도 있다. 뭐든지 관중을 위해서 달라져야 한다.
▲정해성(제주)=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부족하다. 감독은 자리보전을 위해 수비에 치중한 안전 위주의 축구를 펼치고 선수들은 월드컵에서도 확인했듯 기술이 떨어진다. 기술 문제는 클럽 축구와 학원 축구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령 별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박항서(경남)=엘리트 축구에 기대다 보니 저변이 넓지 않고 선수층도 엷은데 그런 상황에서 팀은 늘어나니까 전반적인 질이 낮아졌다. 또한 외국인 선수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것도 경기력 저하의 이유가 됐다.
▲최윤겸(대전)=재미가 없다기보다 실력이 안되니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감독이 성적에 쫓기다 보면 수비를 강조하게 된다.
▲김정남(울산)=성적에 연연하는 게 문제다. 프로축구가 한국축구의 생명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선수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김판곤(부산)=너나 없이 한골 먹으면 잠근다. 1-0 끝내려는 경우가 많다. 중거리슛 남발, 볼 끊기면 파울 남발이다.
▲장외룡(인천)=역시 성적 지상주의다. 프로구단 모두 우승만을 바란다. 선수 자신들도 프로 의식이 부족하고 구단 행정이나 현장 지도자나 모두 책임의식을 느끼고 시작해야한다.
▲최강희(전북)=유럽 빅리그의 경우 우승이 가능한 강팀은 5개 안팎이다. 하지만 상위 몇개팀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또 중하위권 팀들은 1부리그 잔류가 목표가 되는 등 꼭 우승이 아니더라도 여러 메리트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우승밖에 답이 없다. 그래서 더 성적에 연연한다.
"공격축구를 하면 팬들이 다시 돌아올까"
▲박항서(경남)=그렇게 보진 않는다. 물론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에 팬들이 환호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격 축구가 관중수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오진 못할 것이다. 지금의 문제는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기본적인 부분이다.
▲최강희(전북)=골이 많이 나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 0-0 경기를 하더라도 득점 찬스가 얼마나 많이 생기느냐가 중요하다. K리그에서는 맨마킹 위주로 미드필더부터 거칠게 한다. 심판들도 욕을 안 먹으려고 소심한 판정을 자주 내리기도 한다.
▲김판곤(부산)=공격축구가 아니라 경기의 질이 중요하다.
▲이강조(광주)=공격축구 수비축구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적절하게 수비와 공격을 조율하는 것이지 수비만 하려고 하는 팀은 없다. 골이 많이 난다고 해서 관중들이 많이 온다는 보장 없다.
▲박종환(대구)=내 생각은 좀 다르다. 변화를 주면 축구팬들은 온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 가능하다.
▲정해성(제주)=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K리그 구단은 대부분 기업형이라 성과를 우선시 한다. 하지만 성과가 나쁘다고 해서 투자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자립형 구단이라면 성적도 성적이지만 생계에 우선점을 둘 것이다. 경기 내용의 개선에 주력하고 마케팅과 팬 서비스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공격 축구의 유무보다는 그것을 수행할 의지가 있냐 없냐의 시스템 문제 같다.
▲장외룡(인천)=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유소년 클럽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지니고 스스로 키운 선수들을 뽑아 써야 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매년 1~2명씩 지역 연고의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다.
"K-리그 부흥을 위해 시급한 현안은"
▲박종환(대구)=각구단이 팬을 모을수 있는 연구를 해야한다. 연구를 하면 팀도 활성화 되고 재미있는 축구 할 수 있다. 특히 감독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언론도 맞춰줘야 하는데 특정선수 특정팀만 비춰면 식상한다. 다양한 선수들을 다뤄줘야 한다.
▲정해성(제주)=리그 시기를 바꿔야 한다. 2006년 3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나는 게 아닌 2006년 8월에 시작해 2007년 6월에 끝나는 식으로 말이다. K리그는 말이 단일 연도 시즌이지 휴식기인 1·2·3월과 혹한기인 12월 그리고 혹서기인 7·8월을 쉬는 바람에 실제 시즌은 6개월에 불과하다. 2년제로 한다면 혹서기를 쉬고 8월 말에 시작해 정말 추운 1·2월에 휴식기를 가지면 된다. 그러면 8개월 정도 시즌을 가져갈 수 있고 경기 수도 늘릴 수 있다. 팬들과 미디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챔피언결정전인데 이 중요한 경기는 날씨가 좋은 날에 해야 한다.
▲김정남(울산)=팀 수도 늘려야 한다. 업다운제도가 정착돼야 진짜 경쟁이 이뤄진다.
▲최강희(전북)=어려운 얘기다. 경기력이 올라가야 관중이 오는지, 관중이 늘어나야 경기력이 좋아지는지, 서로 맞물려 있다. 잘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만 안되면 악순환이다. 일단 현장에 있는 우리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장외룡(인천)=연맹, 구단, 선수, 감독 모두 지금보다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의 프로 의식도 지금보다 많이 높여야 한다. 협회는 어린 선수들이 제대로 커나갈 수 있도록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한다. 진짜 많이 노력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한가지 원인이다.
▲김학범(성남)=경기력만 올린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흥미 유발 위해서는 지역연고팀이 더 생겨야 하고 업다운제도 빨리 도입이 필요하다. 그동안 홍보는 많이 해왔다. 별로 성과가 없다. 시스템적인 측면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선수나 감독이 할 일은 당연히 재미 있는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최강희(전북)=일정이 문제다. 어떤 때는 쉬는 기간이 너무 길고, 또 빡빡할 때는 정신이 없다. 주 2회 꼴로 경기를 하는데, 2주에 3회 정도 경기를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최윤겸(대전)=일정이 나조차도 생소할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흐름이 너무 끊긴다.
▲김판곤(부산)=협회가 대표팀에만 관심을 몰고 가는 게 잘못됐다. 프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박종환(대구)=프로축구연맹이 실질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 프로연맹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실질적으로 분리된 조직이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에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프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대한축협회 심판이사에 소속돼 있는 것을 잘못된 일이다. 프로축구가 23년이나 됐으면 대한축구협회 산하에서 독립해야 한다. 컵대회는 할 필요도 없다. 전반기 중반기 하반기로 나눠서 리그를 하고 각 1.2위 6팀으로 토너먼트 혹은 풀리그를 해서 붐을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는 컵대회 하다가 한달을 쉬었다. 중간에 대학과 예선전도 해야 한다. 연맹이 무엇이든지 즉흥적으로 하니 축구팬들이 외면하게 되고 팀이나 선수가 집중력을 갖고 하지 못한다.
▲정해성(제주)=우리가 흥행을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변화에 대해 총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감독과 프런트, 미디어는 현재 문제가 뭔지 알지만 머리를 맞대고 얘기하긴 힘들다. 협회와 연맹에서 이 부분을 이끌어야 한다.
▲박항서(대구)=각 구단이 전반적인 방향을 한 데로 모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연대를 해야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것 아닌가. 홍보 역시 각 구단이 할 부분이 있고 협회와 연맹이 통합적으로 리드할 부분이 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축구팀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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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몽준 "한국축구 초반 두려움을 없애라"
한국축구, 4년후를 위한 선결과제는?
K리그 활성화 유능한 감독의 영입 국내선수 해외진출 유소년축구 활성화 기타
"심판 판정 리플레이 도입도 검토해야"
"독일.영국에 유소년 조사단 보내겠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 "베켄바워 위원장과 함께 토고전을 관전하는 데 '전반엔 한국 선수들이 파업을 한 거냐'고 묻더라. 우리 선수들이 투지가 좋지만 초반엔 정신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지난 5월31일 유럽으로 떠난 대한축구협회 정몽준(55) 회장이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하며 42일 간 장기 출장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정 회장은 12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월드컵 기간 느낀 소회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잇단 판정 논란을 보는 견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목표로 한 한국축구의 발전 방향, K-리그 활성화 방안, 핌 베어벡 신임 대표팀 감독에게 거는 기대 등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정 회장과 일문일답.
--독일월드컵이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박치기 퇴장 사건'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먼저 지단의 이른바 헤딩 사건은 원인이 어찌됐건 간에 월드컵 결승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결코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지단에게 골든볼, 즉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를 줬다는 것도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지단은 매우 좋아하는 선수다. 프랑스의 베켄바워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FIFA가 그토록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하는데 폭력을 묵과할 순 없다. 기자단이 결승이 끝나기 전에 투표를 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스위스전 오프사이드 논란 뿐 아니라 심판 판정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또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판정이 나올 수 있다. 호주와 이탈리아의 16강전을 현장에서 봤는데 처음엔 이탈리아의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 반칙 장면을 다들 페널티킥이 맞다고 하더라. 그러다 리플레이를 보고 나더니 또 다들 '저건 페널티킥이 아니야'라고 의견이 달라졌다.
그게 만일 페널티킥이 아니어서 호주가 이탈리아를 이겼다면 결승까지 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토고-스위스전에서 아데바요르가 걸려 넘어진 상황도 페널티킥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우리로선 아까운 순간이었다.
결승에서 제4심판인 대기심이 지단이 퇴장당할만한 행동을 했다고 알려줬다는데 그렇다면 비디오 리플레이를 도입한 첫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난 개인적으로 리플레이를 판정에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2년 전에 플라티니도 그런 제안을 했는데 경기 흐름을 끊지 않는 상황에서 리플레이를 활용해 심판의 판정을 도와야 한다.
이번에 FIFA 간부들을 만나다 보니까 아직도 2002년에 우리가 심판이 봐준 것 때문에 4강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참 안타까운 일이다.
--독일월드컵의 전반적인 운영은 어땠다고 보나.
▲독일은 아마도 세계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인 것 같았다. 64경기가 모두 매진되고 각국의 다양한 팬들이 빠짐없이 올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경기장에 진입하는 시스템이라든지 인프라도 완벽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리셉션에서 2011년에 여자월드컵을 개최하고 싶으니까 도와달라고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 테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현장 보안요원들이 관중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잘 대처했다. 내부적으론 자기네들끼리 보안을 어떻게 유지할지를 놓고 싸우기도 많이 했다는데 아무튼 결승전에 각국 국가원수급이 6-7명이나 왔는데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어떨 것 같은가.
▲FIFA가 유럽에서 한 번 월드컵을 치르면 유럽 이외 대륙에서 두 번 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2010년엔 남아공에서 대회가 열리는데 우선 TV중계권료와 마케팅 패키지 판매가 2002.2006년 패키지보다 2010.2014년 패키지가 80%나 인상된 가격으로 팔렸다. 재정적 기반은 마련됐다고 본다.
FIFA는 "윈 인 아프리카, 위드 아프리카(Win in Africa, With Africa)'라는 주제로 아프리카를 지원할 계획이다. 치안과 교통, 통신이 관건이겠지만 잘 치러지리라 본다.
--우리 대표팀 얘기를 하자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어땠다고 보나.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이 프랑크푸르트에서 토고전을 함께 관전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전반엔 파업을 한 것 같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전반전엔 정신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정신력이란 투지와는 별개 문제인데 뭔가 수줍음을 타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왜 우리 선수들은 격려를 해주러 그라운드에 내려가서 악수를 청해도 고개를 푹 숙이는 경향이 있다. 외국 선수들은 아이들까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그런 점이 다르다. 그러니까 초반엔 얼어붙어서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해결책은 유럽에 많이 나가는 것 뿐이다. 유럽에서 뛰어야지 충분히 적응을 해서 큰 무대에 서더라도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박주영(FC서울) 같은 선수가 참 아까운 경우다. 한 일년 정도만 미리 해외에서 뛰고 있었더라면 이번에 훨씬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물론 앞으로도 기회는 있겠지만.
--핌 베어벡 신임 감독을 너무 성급하게 임명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뉴스를 보니까 미국은 브루스 어리나 감독이 그만두고 나서 후임자를 찾는데 1번이 히딩크, 2번이 아드보카트인데 둘 다 이미 빼앗겨서 적임자가 없다는 탄식을 늘어놓고 있다는 걸 전해들었다. 한국은 이미 베어벡 감독을 발빠르게 정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우리는 기술위원회가 신중히 모든 걸 다 검토해서 베어벡 감독을 후임 사령탑으로 정했다. 사람이 워낙 성실하니까 잘 해낼 걸로 믿는다.
또 2년 계약을 했는데 한 번 감독을 정하면 길게 맡기는 것도 참 좋아 보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년이나 팀을 맡았는데 좋은 사례다. 그런 전통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베어벡 감독이 돌아오면 아시안컵 예선, 아시안게임 준비와 올림픽대표팀 구성 등 현안에 착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11월에 일본과 23세이하 대표팀 친선경기를 하는데 내년 초에는 중국, 북한까지 참가하는 올림픽대표팀 교류전을 갖자는 제안을 했다. 중국 쪽이 적극적이다.
--대표팀이 돌아온 직후에 열린 K-리그에 여전히 관중이 많이 오지 않았다. 리그 활성화가 절실한 과제인데.
▲언론에서 K-리그에 관중이 들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환경이 유럽과 분명히 다르다. 축구 말고도 야구, 골프 등 잘하는 종목이 많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린이, 청소년 할 것없이 다들 바쁘다. 입시에 매달려야 하고 사는 일도 눈코 뜰 새없이 바쁘다. 예전에 이회택 부회장이 '이회택 축구교실'이란 걸 열었는데 자기 이름을 믿고 아이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바빠서 거의 못왔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우리 팬들이 유럽처럼 3-4시간 걸려 외국에서 하는 챔피언스리그 경기 보러 다닐 여건도 아니다.
프로축구의 연고 개념도 많이 다르다. 유럽은 도시국가 전통에 따라 연고 개념이 확실하다. 하지만 우린 인구 100만 도시인 울산만 해도 외지에서 온 이주민이 훨씬 많다.
관중이 오지 않는다고 무조건 야단칠 일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외부에서 가감없이 전달해달라.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좋은 제안이 온다면 실행에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남은 임기에 한국축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복안을 구상한다면.
▲우선 인프라 투자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월드컵 잉여금 650억원을 쏟아부어 전국에 축구센터와 공원을 만들고 있다. 이 구장을 포함해 전국에 약 170개의 잔디구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교육부와 문화부가 2010년까지 체육진흥공단 등을 통해 1천773억원의 재원을 투입해 전국 433개 학교에 인조잔디구장을 만들 계획이다.
인프라는 이렇게 진행되고 협회에서는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키는 게 급선무다. 그래서 독일과 영국(잉글랜드)에 당장 조사단을 보내야 겠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조사해서 과감하게 국내에 접목시킬 생각이다. 현장 지도자 해외연수도 가급적 많이 내보내려고 한다.
첫댓글 K-리그 활성화에 대한 정몽준 회장의 의견은 현재 대책은 없지만 나름대로 명확하고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것같군요
역시 박종환 감독과 장외룡 감독은...팬들의 마음을 잘아는듯.....
안양에서 경기를 안한다. 난 정말 가고싶은 안양인인데..
공통적으로 보면 김정남 울산 감독 박종환 대구 감독님 말씀이 맞아요
두시즌을 하는것도 괜찮은 방법일듯 하군요...시간은 알뜰하게 쓸수 있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