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발전된 장기이식의 세상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아무리 의술이 발달했다고 하나 장기이식은 요원하다. 수술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면역거부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좋은 결과들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이는 사람에서 빌려온 장기의 경우다. 같은 사람에게서 가져온 장기도 거부반응이 많은데 하물며 종(種)이 다른, 다시 말해서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고도의 기술을 요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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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는 번식이 왕성하다. 그래서 이종장기 연구에 안성맞춤이다. 돼지는 우리들에게 장기를 공급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 어떤 장기이식이든 상당한 어려움이 있지만, 특히 이종 장기이식은 이식 받는 사람의 면역체계에서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기증받은 조직을 공격하는 경우가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부반응 없는 장기를 만든 것이 목적
매년 장기이식을 통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기증자를 찾기도 전에 사망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장기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심장의 경우 머지않아 인공보조 심장과 완벽한 인공 심장이 이 부족 현상을 해결해줄지도 모른다.
20세기 후반부터 의학계는 인류의 보건과 생존에 중요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 중에는 가히 성공 신화라 불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발전도 포함돼 있다. 바로 장기이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필요한 장기에 비해 그 공급량이 현격하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윤리문제도 보통이 아니다.
이 때문에 수십 년 동안 논의 돼 온 한 가지 인도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이종 장기이식(xeno-translplantion)이다. 이종 장기이식은 어떤 종(種)의 장기나 조직을 다른 종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유사한 장기 크기, 빠른 성장속도, 그리고 인간 장기와의 생리적 유사성 덕택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종은 돼지다.
1905년 프랑스에서 어린 환자에게 토끼 콩팥을 이식한 이래 여러 종류의 동물장기 이식이 시도됐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1984년에 2주된 아이에게 원숭이 심장을 이식해 3주간 생존하는 성과를 보였다.
1963년에 침팬지 콩팥을 이식 받은 환자는 9개월 이상 생존했고, 부검상에도 급성거부반응의 증거는 없었다고 한다. 1995년 원숭이 골수를 이식 받은 AIDS환자는 지금까지도 생존하고 있다. 이종 이식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이야기다.
일찍부터 돼지는 사람과 크기가 비슷하며 사육이 쉽고 번식이 빨라 이종 이식에 가장 적합한 동물로 각광을 받아 왔다. 돼지 심장판막과 돼지 인슐린은 이미 임상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머지 않아 식용이 아닌 장기 공급용 돼지가 대량 사육되며 유전자 복제술을 도입해 인간장기를 가진 각종 동물이 대량 복제 돼 매년 30만 명 이상의 이종 장기이식이 시술될 것으로 보인다.
왜 돼지인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정혁 원장)은 16일 오창캠퍼스에서 교육과학기술부 김창경 차관을 비롯해 생명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영장류센터 미래형동물자원동 준공식을 개최했다.
미래형동물자원동은 연면적 6,241m2(1,888평)으로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됐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출연한 169억 원이 투입 돼 약 3년간의 공사를 거쳐 완공됐다.
미래형동물자원동은 차세대 실험동물 자원인 미니돼지 전문 연구지원 시설로서, BT, NT, IT 융합 첨단생명공학산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지원을 담당한다.
또한 기존 국가영장류센터 영장류 자원 인프라와 함께 영장류와 미니돼지 복합 인프라 시설을 구비해 이종장기 이식연구를 위해 산․학․연 연구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한편, 오창캠퍼스 바이오의약연구소 내에는 2005년 국가영장류센터를 시작으로, 2007년에는 바이오평가센터, 2009년에는 바이오신약연구동이 완공 돼 바이오신약 및 재생의학 연구개발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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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공학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이종장기연구다. 거부반응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위키피디아 |
바이오소재 생산공정개발 및 산․학․연 산업화 지원 인프라인 바이오상용화센터가 2013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이다.
정혁 생명연 원장은 “오창캠퍼스 바이오의약연구소 내 국가영장류센터․바이오평가센터․바이오신약연구동과 함께 미래형동물자원동을 상호 연계 활용한다면 바이오신약, 바이오장기 및 재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국가과학 역량을 한 단계 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 장기이식은 동물의 장기나 세포 등을 다른 종류의 동물에 이식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돼지의 인슐린 분비 세포를 당뇨병 환자의 인체에 심어 당뇨병을 고치려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종 간에 유전자형이 다르기 때문에 이식 장기에서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2011년 서울대 의대 박성회 교수 연구팀이 ‘면역조절항체’ 개발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 없이 당뇨병에 걸린 원숭이에게 돼지의 췌장 세포를 이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종장기이식 분야의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최근 도쿄 대학교 줄기세포 재생 의학연구소(Center for Stem Cell Biology and Regenerative Medicine) 연구자들은 쥐의 몸에서 장기가 자라도록 조작하는데 성공했다. 실험에 쓰인 쥐의 몸에서 췌장이 자라도록 유전적으로 바꾼 것이다. 쥐의 배아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배아는 쥐의 췌장으로 자란다.
일본 연구진은 쥐와 비슷한 종에서 이러한 유형의 장기를 키우는데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여겼으며 연구소장 히로미츠 나카우치(Hiromitsu Nakauchi) 교수는 머지않아 이 기술을 활용해 다른 종에서 인간의 장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616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