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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황사에 미세먼지도, 영하의 쌀쌀한 날씨마저 친구들과의 산행을 도와주려는 듯 꼬리를 내렸다. 모처럼 파란하늘을 보면서 산에 오르다 보면 봄의 소식을 알리는 파란 새싹과 꽃망울도 기대해 본다. 정상 부근의 기암과 수려한 비금계곡이 어우러져 마치 비단결 같은 산세를 자랑한다하여 비단산 이라고도 한다는 주금산(鑄錦山: 813.6m)을 오르기 위해 만남의 장소 상봉역으로 간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등산로 안내도 >
< 9:10, 경춘선 마석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 >
춘천 가는 8시55분 전철을 타기로 했는데, 참석인원 5명이 일찍 나와 탑승장으로 올랐더니, 8시38분 마석행 전철이 대기하고 있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명언처럼 시간을 앞당기는 행운까지 얻는다. 종점이 마석에다 평일 이다보니, 출발 전에 탑승 했는데도 자리마저 여유가 있다. 28분 후에 도착(9:06)해, 1번 출구로 나가서 청량리에서 이곳저곳 들려오는 비금리행 330-1번 버스를 기다린다.
< 10:00, 몽골문화촌 공연장 입구 >
< 10:04, 등산로 입구에서 >
< 10:23, 포장길이 끝나는 음식점에서 준비를 끝내고 >
15분~20분 배차간격이라는 비금리행 버스는 15분정도 기다리니 도착한다. 평일이어 자리의 여유가 많다 했더니, 우리가 내릴 즈음에는 전세를 낸 듯하다. 들머리는 1998년 남양주시가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시와 자매결연 을 맺어 문을 연 테마공원과 공연장 사이로 오른다. 아이들 엉덩이의「몽골반점」이 말해주듯 외모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친근감이 있다. 5~6년 전 처음 왔을 때는 어색했는데 이젠 자리가 잡혔다.
< 10:28, 거문고길(다산길 10코스)과 같이하는 등산로 >
< 10:28, 비금 계곡을 여러 차례 건너 >
< 10:55, 1, 2코스 갈림길 쉼터 >
아직 시즌이 되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하는 식당부터 비포장 길이 시작되기에 스틱 등 준비를 하며 쉬어간다. 옛날에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산에 놀러 와 거문고를 감춰 놓고 즐겼다 해서 부쳐진 비금계곡의 명칭마저 거문고길이 되었다. 수년 동안 계속되는 가뭄으로 계곡의 운치를 느낄 수는 없지만, 졸졸 흐르는 물길을 건너 코스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정표 옆에서 처음 혼자 와서 알바 했던 이야기하며 쉬어간다.
< 11:32, 주능선으로 오르는 우측방향의 비탈길 오르막 >
< 12:00, 주 능선이 시작되는 갈림길(585봉) 이정표 >
< 12:03, 665봉 오르는 깔딱 계단 >
1, 2코스로 오른 경험이 있어, 거리는 비슷하지만 험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1코스를 택한다. 쉼터에서 온 길로 되돌아서서 작은 계곡을 넘어 왼쪽으로 나있는 좁은 등산로 계단을 오른다. 녹음이 우거지면 좀처럼 찾기 어려워 알바하기가 쉽다. 갈림길까지는 넓은 임도로 편하게 왔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면서 오르막 경사다. 지능선 585봉까지는 산비탈 오르막이지만, 665봉은 지능선 상의 깔딱이다.
< 12:08, 계단에 이어 로프까지 있는 깔딱 >
< 12:24, 665봉에서 내려가더니 >
< 12:28, 다시 두 번째 깔딱으로 무명봉에 >
1코스로 오른 지가 5년이나 되나보니, 무난한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 치고 올라가는 깔딱을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 괜히 친구들한테 미안해하였더니, 바다님 왈「산에 오를 때는 깔딱이 있어야 오르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계단으로 끝나는 가 했더니, 로프까지 잡고 더 오르게 한다. 긴 의자가 몇 개 있는 665봉 쉼터(12:23)에서 호흡을 조절해 본다. 다시 내리막 급경사에 두 번째 무명봉으로 오르는 깔딱도 만만치 않다.
< 12:36, 두 번째 무명봉 쉼터 >
< 12:51, 남양주시를 바라보는 우뚝 솟은 전망바위 >
< 12:52, 1코스와 2코스가 만나는 이정표 >
두 번째 무명봉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정상에서 천마산까지 뻗어 있는 주능선까지 쉬지 않고 오른다. 포천시를 내려다보는 독 바위와 비슷하게 생긴, 남양주시를 바라보며 우뚝 솟은 전망바위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기암절벽 바위를 옆으로 보면서 오르는 세 번째 깔딱은 비교적 완만하다. 1코스와 2코스가 만나는 이정표가 있는 주능선에는 군 시설로 사용되었던 벙커의 공기통이 굴뚝처럼 여기저기 솟아 있다.
< 12:52, 올라 온 지능선과 서리산, 축령산 조망 >
< 13:06, 정상 전에 있는 헬기장(되돌아 와 이곳서 중식) >
< 13:06, 주금산 정상 주변의 모습 >
올라오면서 어느 산객도 만날 수 없었는데, 독바위 위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반갑다. 나뭇가지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던 서리산과 축령산이 거침없이 잘 보인다. 왼편으로 산허리에 만들어진 골프장, 운악산, 그리고 길게 뻗어 있는 명지지맥도 시야에 들어온다. 주능선 이정표에서도 480m를 더 가야 정상이며, 중간에 정상으로 착각하는 805봉을 우회한다. 돌아와 식사를 한 헬기장을 지나, 3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 13:07, 주금산 정상 표시석 >
< 13:08, 표시석과 함께 >
< 13:14,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보통 2시간이면 도착한다는 정상을 사부작 산행으로 1시간이나 초과 되었다. 정상에서의 인증 샷을 마치고는 식사 장소를 물색한다. 소나무 그늘과 햇볕이 따사로운 헬기장이 경합을 벌린 결과 헬기장이 되었다. 식사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독 바위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두 중년 산객이 철마산을 경유해 천마산까지 가는 길을 묻는다. 좀 과한 듯한 음주에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산행하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 14:40, 우뚝 솟은 전망 바위에서 독 바위를 조망 >
< 14:44, 멀리 능선 따라 철마산과 천마산이 조망 >
< 14:45, 능골(내촌) 하산 표시 이정표 >
늦게 산을 다니어서인지, 아직까지도 마음을 나누며 산에 같이 다닐 친구가 없어 슬프다. 점심식사(13:16~14:19)를 마치고는 독 바위로 착각했던 우뚝 솟은 전망바위에 오른다. 포천 소방서에서 위험하다고 쳐 놓은 테이프가 어설프지만, 바라다보는 남양주시와 가평군 일대의 조망이 뛰어나다. 건너편 독 바위와 아직 가보지 못한 철마산도 한 번 다녀가라고 손짓한다. 이정표에 있는 능골(내촌)로 하산을 시작한다.
< 14:48, 독 바위 오르는 철제 사다리 >
< 14:53, 독 바위 위에서 정상을 배경으로 >
< 15:03, 독 바위를 우측에 두고 우회 >
하산은 좌측이지만, 독 바위를 오르려면 우측으로 잠깐 다녀와야 한다. 산악회 따라 왔을 때는 뒤에서 사다리 위의 산우들을 사진 찍어주다가, 막상 내가 오르려고 하니 내려오기 시작해 처음 오른다. 생각보다 넓은 위에서 조망되는 포천시 일대가 탁월하다. 인증 샷을 남기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급경사 구간으로 조심을 한다. 독(항아리)의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바위가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그 규모가 대단하다.
< 15:07, 로프가 내려져 있는 급경사 >
< 15:15, 독 바위를 알리는 이정표 >
< 15:22, 급경사에 이어 너덜 길 >
정상에서 베어스 타운 쪽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거리 면에서는 짧지만, 내촌 방향의 능선이 완만하고 좋아 이 코스를 택했다. 1차 로프가 내려진 구간에 이어, 독 바위가 끝나는 부분에 있는 2차 로프 구간만 급경사다. 1차보다는 2차가 완만하여 스틱만 짚고도 내려 올 수가 있다. 그러나 곳곳에 작년에 떨어진 낙엽이 수복하게 쌓인 곳은 조심해야 한다. 너덜길이 잠깐 나오더니, 독 바위 우회가 끝나고 능선이다.
< 15:27, 우회가 끝나는 지점의 위험표시와 이정표 >
< 15:28, 편안한 능선의 육산 길 >
< 15:43, 양쪽바위 이정표 >
독 바위가 얼마나 큰지, 30여분 우회하여 내려와야 능선을 만나게 된다. 오르는 사람에게는 독 바위를 직접 오를 수 없다는 위험 표시와 함께 우회하도록 이정표가 안내한다. 이제부터는 안심하고 여유를 즐기며 가는 육산의 편안한 능선이 시작된다. 지난번에 이어 양쪽바위 이정표가 있어 시간도 있고 해 찾아보지만 실패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바위가 양쪽으로 나누어진 것으로 추측 되는데, 아쉽게 보이지 않는다.
< 15:53, 쉼터 바위에서 마지막 휴식을 >
< 16:27, 잣나무 숲을 지나자 임도가 >
< 16:46, 등산로 입구(주차장) >
하산하면서 먹으려고 점심시간에 아껴두었던 과일을 먹으며 쉼터 바위에서 마지막 휴식을 한다. 잣나무는 간벌을 하여 나무 사이가 넓어 보이지만, 머지않아 울창한 잣나무 숲이 될 듯싶다. 등산로 입구라고 볼 수 있는 주금산 주차장에서 일단 산행은 종료된다. 산행거리 약 7.5km에 6시간 45분의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곳부터 버스 정류장과 뒤풀이를 할 수 있는 내촌 시내까지는 마을길 따라 1.1km를 더 간다.
< 16:46, 능곡 청정마을 입구 표시석 >
< 17:06, 포천시 내촌읍의 식당에서 뒤풀이 >
< 17:45, 뒤풀이 음식은 버섯매운탕으로 >
남양주시를 출발해, 산을 넘어 반대편 방향의 포천시까지 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산지점의 이정표가 내촌이 아닌 능골로 표시된 이유를 청정마을 입구 표시석에서 알게 된다. 저녁식사는 지난번 인천 계양산의 뒤풀이 가 떠올라 분위기가 서먹하다. 강변역까지 가는 11번 광역버스가 오지 않아, 일반버스 88번(내촌↔경동시장. 돌아감)과 1-1(의정부↔강변역)으로 갈아타며 고생한다. 친구들! 수고 많았습니다.
최근에 고민하던 말을 식당에서 못하고,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서 꺼낸다. 3주년 기념으로 추진하는 백두산 트레킹을 마지막으로 모임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친구들의 협조로 3년 동안 잘 이끌어 왔지만, 이제는 힘들다고 이해를 구한다. 모두 아쉽기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수용해주어 감사하다. 말하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후련할 수가 없다. 일찍 시작했더라면,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했을 텐데 아쉽다. 백두산 가기 전에 공지된 산행은 계획대로 마칠 예정이오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합니다.
‘15. 3. 25.(水) 주금산 산행을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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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8일에 대둔산에 다녀와 손자 와 지내다 보니
늦게야 답글을 ...
개학하자마자 또다시 방학하게되어 미안하고요
산행일정을 계획하에 산행가이드 역할에 수고한 대장님 덕에 우리들은 편안하게
여러산을 산행할수 있어서 정말 좋았는데 그 동안 애쓰고 수고한 보람도 없이
체력의 한계를 느끼다 보니 서로 발 맞추지 못해 서로들 미안해하고 ...
백두산으로 산행 졸업을 한다니 많이 서운하지만
먼 훗날에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요
오랫만에 봄기운을 느끼며 산행 즐거웠습니다
100대 명산 다녀 왔네요. 아찔한 구름다리와 삼선계단도 오르고요.
이제는 그렇게 개별적으로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게 편합니다.
나도 어제 나홀로 산행을 다시 시작하니, 빨리 끝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늘 후기를 보면서 세월흐름의 야속함에 마음이 아픕니다.그동안 대장님 덕분에 좋은산행에 호사하고 기분좋았던 날들을
꼬부랑 껭깽이가 되었을때 추억으로 꺼내 볼수 있게되었음에 또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시작할 당시의 마음은 1명의 친구가 참석해 줄때까지,
높은산에서 낮은산- 둘레길- 국내외 여행 순으로 계획해,
진행하려 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아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