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수메르 상형 문자 속 에덴의 흔적
에덴의 발견, 김남철 지음, 바라(BARA), 2024
글. 송광택(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김남철의 저서 『에덴의 발견』은 성경 속 에덴동산의 실재성을 고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탐구한 연구서로, 300여 개의 유물, 지도, 현장 사진 등을 통해 독자들에게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를 제공한다. 저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중심으로 창세기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며, 에덴동산이 단순한 신화가 아닌 역사적 사실임을 강조한다.
집필 동기와 과정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에덴동산을 도저히 근접할 수 없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미지의 세계 혹은 신기루 같은 것처럼 생각해 왔다.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로 믿지 않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믿어도 부분적으로 믿는 사람들은 에덴의 사건을 역사적 사실로 받기보다는 교훈을 위한 하나의 우화나 전설로 생각하는 일들이 많았다. 누구도 에덴동산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거나 증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에덴동산을 찾거나 연구하는 일은 할 일 없는 몽상가들의 놀이나 별로 학문적이지 못한 무모한 시도 정도로 생각해 버리는 경향도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성경의 에덴동산을 하나의 신화와 전설로 바꾸어 버리는 이들은 대개 성경 전체를 역사성이 없는 책으로 돌려버리며 성경말씀이 주는 참된 생명력을 상실케 했다.”
저자가 『에덴의 발견』을 집필한 동기는 성경의 역사적 신뢰성을 회복하고, 에덴동산의 실재성을 고고학적, 언어학적 근거로 증명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성경 이야기를 신화나 전설로 치부해 버리거나 왜곡시키면서 성경의 권위를 땅 바닥에 떨어트리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리고 그 여파로 많은 젊은이들과 지성인들이 의심을 품고 성경과 교회를 떠나며 깊은 신앙심을 가졌던 성도들마저 그 믿음이 흔들리는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역사적 에덴동산과 그 이후의 성경 사건들이 인간의 문명사나 인류초기 신화와 역사 속에 어떻게 나타났고, 또 어떠한 영향을 미쳐 왔는지를 밝혀줌으로써 성경의 진실을 전해 주어야 하는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에 직면하게 되었다. 또한 과학적이고 역사적 사실만을 수용하려는 현대인들을 위해 이러한 연구와 작업이 이제 절실히 필요하게된 것이다.”(28쪽) “오늘날 성경이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메소포타미아 신화들의 잔유물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하시키고 공격하는 일이 잦은 시대적 상황속에서 이러한 잘못된 주장들을 바로 잡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데 이 일은 성경과 메소포타미아의 관계가 바로 세워질 때 해결될 것이고, 에덴에 대한 증거와 설명은 그러한 관계 설정의 꼭지점이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이 시대에 꼭 밝혀져야 할 아주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31쪽)
그는 30여 년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탐사하며 수집한 유물과 고대 언어 분석을 통해 성경과 고대 문명의 연결성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성경이 단순한 신화가 아닌 역사적 사실임을 증명하고자 했다. 또한, 그는 성경이 현대인들에게 단순한 종교적 텍스트를 넘어 역사와 문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임을 알리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방대한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에덴의 발견을 집필하며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에덴동산을 단순한 신화나 동화로 치부하는 현대적 관점과 일부 기독교 방송의 잘못된 가르침에 큰 자극을 받았다. 그는 에덴의 실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성경뿐만 아니라 고고학, 지리학, 지질학, 고대 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적 자료를 종합해야 했으며, 이를 통해 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세계 박물관들을 탐방하며 방대한 유물과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었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 역시 큰 도전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그의 학문적 열정과 성경의 역사적 진리를 증명하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에덴동산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의 필요성과 저자의 집필 동기를 서술한 후, 12장에 걸쳐 에덴동산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연관성을 소개하고, 고대 문헌 속 낙원의 이미지와 성경 속 에덴의 차별성 탐구하였다. 또한 에덴동산의 위치를 추정하는 고고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메소포타미아와 관련된 성경 인물들의 활동도 분석했다.
저자는 에덴동산의 실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고고학적 유물과 지리적 데이터를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했다. 즉,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을 에덴의 위치로 추정하며, 300여 개의 유물과 현장 사진을 통해 성경의 기록이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임을 강조했다.
특히, 고대 수메르어와 아카드어 등 언어 분석을 통해 에덴 이야기가 고대 문헌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는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려는 저자의 핵심 의도를 가장 잘 반영한 부분으로, 책 전체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에덴동산의 역사적 배경
『에덴의 발견』에서 에덴동산의 역사적 배경은 성경의 기록을 고고학적, 지정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설명된다. 그는 창세기 2장 10-14절에 언급된 네 강(비손, 기혼, 힛데겔[티그리스], 유프라테스)을 중심으로 에덴동산이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위치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에덴동산을 단순한 신화로 간주하는 자유주의적 해석에 반대하며,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출토된 유물과 비문을 통해 성경 기록의 역사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강의 상류 지역(터키와 시리아 접경)을 에덴의 유력한 후보지로 지목하며, 해당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터키 정부가 댐 건설 전 발굴을 허용했던 유적 자료를 활용해 에덴동산이 실제 역사적 장소였음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저자는 이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자료들을 제시한다. 4500년 전 제작된 토판에는 에덴동산과 관련된 장면(선악과, 뱀 등)이 묘사되어 있으며, 이는 성경의 기록이 단순한 신화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은 현재도 존재하지만 비손과 기혼 강은 사라졌습니다. 김 목사는 고대 수메르 문헌과 지형 연구를 통해 비손 강을 터키 북동부 아르메니아 산맥 지대로, 기혼 강을 인근 지역으로 추정한다. 특히, 터키 정부가 댐 건설 전 발굴을 허용했던 자료들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고고학적 발견들은 김 목사가 직접 시리아와 터키 지역을 답사하며 촬영한 사진 및 자료들과 함께 책에 담겨 있으며, 성경의 역사적 신뢰성을 입증하려는 그의 핵심 논거로 활용된다.
길가메시 서사시와의 연결: 노아의 홍수와 관련된 길가메시 서사시 토판 역시 창세기의 사건들과 연결되며, 에덴동산이 실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장소임을 강조한다. 이런 연구는 성경이 단순한 신화가 아니라 인류사의 실제 사건임을 증명하려는 저자의 사명감에서 비롯되었다.
김남철의 『에덴의 발견』은 기존 고고학적 연구들과 비교해 몇 가지 독특한 차별성을 보인다.
1) 다학문적 접근: 이 책은 성경을 중심으로 고대 언어, 지질학, 지리학, 문명사 연구를 결합하여 에덴동산의 실재성을 논증한다. 이는 단순히 유물 발굴에 그치는 전통적 고고학 연구와 달리, 성경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입증하려는 시도를 포함한다.
2) 새로운 자료 활용: 터키 동부 지역의 신선하고 생소한 유물과 지질학적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에덴동산의 위치를 추정한다. 이는 기존 학자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자료를 포함한 독창적인 연구로 평가된다.
3) 성경의 역사성 강조: 다른 고고학 연구가 종종 성경을 신화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과 달리, 저자는 성경의 기록을 사실로 간주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한니다. 예컨대, 수메르 초기 상형문자와 기호 등을 분석해 에덴 이미지를 찾아낸 점은 독보적이다.
4) 실제 장소로서의 에덴 탐구: 에덴동산을 상징적이나 은유적인 개념으로 보는 기존 연구와 달리, 이 책은 에덴을 지구상에 존재했던 구체적인 장소로 묘사하며 이를 증명하려 한다.
결론적으로, 『에덴의 발견』은 성경 고고학과 일반 고고학 사이에서 다리를 놓으며, 학문적 접근과 신앙적 관점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추천사에서 조종남 박사는 저자의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이제까지 서구의 몇몇 사람만이 시도했던 에덴의 탐사를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도전장을 내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조사에 착수했으니 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의 탐구와 연구 결과의 결실이다. 이에 본서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본서는 단순한 상상이나 추리가 아니라 성경의 내꿈과 고대 언어들을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고고학적, 문명사적, 지질학적 그리고 지리적 자료들을 증거로 제시하는 논리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별히 인류초기의 사람들이 남긴 기호와 문양들 그리고 수메르 초기 상형문자들 속에 담긴 에덴의 이미지를 찾아 나선 것은 이제까지 그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한 독보적 연구의 시작이어서 높이 평가 받을만 하다.”
저자는 30여 년간 이스라엘을 비롯한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터키 지역을 수십 차례 방문하여 유물들을 수집해왔으며 목숨을 걸고 금지된 땅에서 사진촬영을 하면서 고고학적 연구에 매진하였고 성경유물박물관도 세워 한국교회를 위하여 봉사해왔다.
『에덴의 발견』은 단순히 학술적인 책이 아니라, 신앙과 학문을 결합해 성경의 권위를 확립하려는 시도다. 이 책은 다음 세대가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저자가 상상을 초월하는 노고와 열정으로 이룩한 탐사와 연구 결과는 독자들에게 성경, 특히 창세기 기록의 역사성을 각인시켜줄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로서의 성경에 대한 진지한 탐구심도 불러일으킬 것이다. 목회자와 성경 교사뿐만 아니라 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모든 이에게 필독서로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