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중독이다.그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우리는 힘쓰지만 두려움이라는 금단증상은 언제나 우리를 다시금 심장소리와도 같은 일상으로 돌려놓는다.시간은 아주 가끔 우리의 의식속에서 멈추기도 한다.그 때는 마치 선문답처럼 자신을 쳐다보고 묻게 된다.어디로 가는 것일까?.돌아보고 싶지만 지나가버린 시간의 자욱들은 끝나버린 시험처럼 안까갑고 그로 인해 앞으로 진행될 시간은 언제나 두려울 뿐이다.한낮의 무료함은 그렇게 아주 가끔씩 시간을 멈추게 한다.이제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그녀는 항상 그런 물음을 다시 한번 묻지만 그녀 안의 이름 모를 정체는 항상 대답이 없다.오후 2시의 일상.이때쯤이면 모두들 격렬한 위운동으로 식곤증을 느낄 시간이다.따가운 햇살이 유리창 너머 들어와 그녀의 얼굴을 세차게 훑으며 시간의 흐름을 알린다.몇초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 갸늠이 안됬다.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정지된 채 시간을 되돌리지도 그렇다고 그 흐름에 동참하지도 않는다.문득 슬퍼졌다.여긴 슬퍼할 장소가 아니야!.그녀 자신이 소리쳤다.입술을 다물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어금니에 힘을 주었다.그 일이 있은 후 습관처럼 슬펐다.세상은 그녀와 동떨어졌고 어느 누군가도 그녀와 함께 할 수 없었다.모든 것이 다시는 예전처럼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절망스러운 일이었다.남편의 49제가 끝나고 돌아온 일터에는 남편이 남겨둔 서류더미밖에는 없었다.미운 사람.출근한 그날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한시간동안 어쩔줄을 몰라했다.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 바로 옆 공간에 원목액자에 담긴 남편의 사진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간 사람의 사진을 보기에는 마음이 너무도 아팠고 치우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질 않았다.사랑했던 것일까?.다시 한번 물음을 던졌을 때 그 남자가 노크를 했다.
똑똑.
햇살때문인가 그는 눈부시게 들어왔다.비로소 눈안에 들어온 첫번째는 아무 표정없는 얼굴이었다.하지만 느낌은 따뜻했다.눈은 선량ㅐ했고 동작은 조심스럽고 공손했다.출근하자마자 그로부터 연락을 받고서는 기다렸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다.남편이 가고 나서 웬일인지 그녀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곤 했다.귀찮은 행정절차로부터 보험 그리고 확인을 요하는 각종 증명서들 그리고 언짢은 청구서들.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이 사회는 죽음의 댓가를, 그리고 죽음이 가져다 준 여러 귀찮은 일들의 댓가를 바란다.이제는 흔적마저 없어질 것을 요구한다.그도 그런 일의 한가지를 수행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만남의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좋은 사무실이군요.”
사무실 가득 들어오는 햇살이 마음에 드는 듯 실금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는 말했다.30대중반 정도.키는 175정도 그리고 다소 마른 몸.운동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을 듯한 몸.문득 그의 직업이 궁금해졌다.사회란 검투장에서 살아남고자 그가 선택한 무기가 궁금했다.
“무슨 일이시죠?”
그녀의 목소리는 의도한 대로 향기가 없고 사무적이다.그런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내는 청색 콤비의 안 주머니에서 한장의 명함을 꺼내 내민다.그의 손가락이 유난히 길고 메마르다.그리고 아주 하얗다.
‘헤르메스(영혼의 안내자).’
눈같이 흰 명함에는 단지 그 단어와 핸드폰 번호,이메일 뿐이었다.그녀는 잠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그가 자신을 소개할 시간을 주기 위해 그녀는 식은 녹차를 한모금 마셨다.그러나 그는 선량한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다.무언지 모를 햇살과 다른 따스함이 그녀 안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녀는 버릇처럼 눈에 힘을 주며 아주 사무적으로 들리게끔 일정한 톤으로 다시 말했다.
“무슨 일이시죠?”
그제서야 그는 눈길을 거두고 입을 열었다.
“남편되시는 분이 부탁을 해 왔습니다”
낮지만 부드러운 음성.항상 봐오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문득 그녀는 그의 눈이 참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언제던가 저런 사람의 눈을 본 지가.
“무슨 부탁이죠?”
“부인을 도와드리라는..”
왠지 수줍은 듯 말꼬리를 흐리며 그는 시선을 창가로 돌려 햇살을 바라본다.
“참 햇살이 잘 드는 방이군요”
“이해가 잘 안되요.절 도와주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인지요?”
“바깥 햇살이 무척 궁금하군요.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그는 인사도 없이 제멋대로 일어섰다.표정은 마치 막 장난을 시작한 아이처럼 들떠있었다.다그쳐 물어보려다 그녀는 또 다른 상황을 만들기 싫어 그만두었다.어차피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다.그런 첫 만남이었다.
그곳 그 시각에는 세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절망적인 사람과 희망적인 사람 그리고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그녀는 올때마다 자신은 어느쪽에 속해있는 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곤했다.하지만 끝내 알 수 없었다.20분의 짧은 면회.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나눠주듯 중환자실 경비가 사람들에게 출입카드를 나눠준다.하루 두번 주어지는 짧은 만남은 그들에게는 아주 목마른 것이었다.모두들 그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고 갈구한다.같이 산다는 것이 우리에게 그토록 중요하다는 의미일까?.안면이 있는 한 중년의 여자가 눈인사를 건네온다.피곤했다.이윽고 중환자실의 출입문이 열리고 좁은 흰색의 복도가 드러난다.흰색의 복도를 지나면 마치 관문처럼 작은 방이 나온다.거기서 또 다시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눈다.방안에는 작은 세면대와 소독용 액체비누가 놓여있었다.의학적으로 당연히 손을 소독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으련만 사람들은 두갈래로 나누어진다.생사를 다투는 환자들을 위해서 당연하게 손을 소독하고 들어가야 하지만 왠일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십초의 시간이 더 중요할 뿐이다.물론 병원측에서 누구 하나 그런 양을 알면서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다.면역기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중환자에게 세균은 치명적이건만 몇십초의 시간이 생명보다 낫다는 것일까.오늘따라 그녀는 손을 닦기가 귀찮았지만 일상은 그녀에게 중독과 같은 것이다.
아이는 언제나 그 얼굴 그 표정이다.내 아이.사랑이란 단어보다 무엇보다 미안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이럴때 사랑은 도대체 무슨 색을 보여야 하는 가?.엄마로서 해 주어야 할 최소한의 것들.그녀는 두려웠다.아이의 입에 박힌 호스를 조심스레 피하며 얼굴을 닦아주고 손을 어루만져 주지만 눈물 몇방울로 아이는 일어서질 않을 것이다.이 곳은 지옥이고 괴물 양성소이다.그녀가 보아왔던 그리고 길러왔던 아이의 얼굴은 간데없고 마치 처음 보는 낯선 아이처럼 아이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고 황색이었다.어제까지 있었던 옆자리의 노인은 보이지 않고 거기에는 중년의 여인이 긴 호흡을 힘들게 이어가고 있다.간호사들은 규칙적인 기계처럼 다니면서 온갖 의료기구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공기마저 다른 세상.신앞에서 선 듯 엄숙해져야 하는 공간.
“어머니.잠깐만 시간 좀 내주실래요”
아주 좁은 면담실.중환자실 구석에 마련된 면담실은 두사람이 앉기에도 벅찰 정도로 좁다.그녀는 두번째로 그 서약서를 받는다.처음 남편의 서약서를 받았을 때 도대체 이 서류가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남편이 지하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그녀는 알게 됬다.이따위 서류가 무슨 의미가 있을 까?
“어머니 죄송합니다.아이가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신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하셔도..”
내 아이의 생사를 담당한 20대의 여의사.도너츠의 백설탕 가루를 입가에 묻히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그러나 그녀는 여의사의 조심스러운 말속에서 습관처럼 낀 일상의 어감을 발견한다.내 아이를 감히 너같은 것이.마음 속 깊은 곳에서 증오가 고개를 들었지만 그녀는 마치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미안합니다.이것만은....”
병원문을 나서자마자 밤공기가 강도처럼 달려들고 온도 차이때문인가 갑자기 그녀는 어지러웠다.까마득하게 시야가 멀어졌다.누군가 팔을 잡고 부축인다.다시금 시야가 올바른 초점을 맞추자 음성이 들렸다.
“두렵습니까?”
정체를 알 수 없던 그 남자.그였다.역시 시선이 부드러웠다.남자의 손길이 부담스러워 그녀는 걸음을 옮겼다.조용하게 그가 따라왔다.그녀는 자신의 차량 앞에 가서야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그녀의 동작이 예상과 달랐던지 그의 몸이 움찔거렸다.
“도대체 모 하시는 분이시죠?”
다분히 도발적인 어투였다.그렇지만 남자는 약간은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낮지만 부드러운 음성.
“당신을 도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녀는 말없이 잠시동안 그를 쏘아 본 후 아무 대꾸없이 차에 올랐다.시동을 걸면서 그는 나지막이 말을 자신에게 건넸다.두렵냐구?.두려워 아주 미치도록.
오늘도 그녀는 머뭇거린다.문앞에서.커다란 아파트 철제 문.열쇠는 손 안에서 자꾸만 맴돈다.자물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면 문은 열리는 아주 일상적인 동작을 그녀는 몇번씩 되뇌이지만 그럴 용기가 나질 않았다.어디선가 엘리베이터 문이 여닫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온다.그녀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렸다.어디론가 도망치고픈 심정이었다.그러나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자물쇠 구멍에 열쇠를 집어넣고 돌렸다.철컥.그 소리는 공간을 울리고 또 울린다.그 울림은 오히려 그녀에게 돌아와 머리를 울려댔다.문이 열리고 천천히 문을 열자 코에 익숙한 냄새들이 애완견처럼 달려들었다.들어선 집안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긴 직사각형의 공간들이 심장소리에 맞추어 확장되고 또 확장되어 마치 어두운 터널처럼 보여진다.갑자기 살아있는 아귀처럼 공간이 휘청거렸다.어지러움에 주저앉은 그녀에게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그 소리들이 들릴 듯 싶었다.
엄마.나 배고파.
여보 오늘 왜 이리 늦었어?
홀로 남은 자의 죄는 크다.그녀는 힘없이 걸어들어가 거실의 불과 텔레비젼을 켰다.브라운관속에서 익히 보아오던 연예인들이 웃어댄다.볼륨을 키운다.비로소 그녀는 쇼파에 앉아 마음껏 울기 시작했다.
“사고 휴유증일 수도 있고 말씀하신 대로 예전 빈혈이 다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자세한 것은 정밀 검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어떡하시겠습니까?.오신 김에 검사를 한번 받아 보시죠?”
모든 병원은 이제 언제나 검사로 시작한다.예전처럼 만병통치의 마법을 휘두르는 의사는 없다.검사를 받을 정도로 한가하지가 않아서 문제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그럴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금테 안경을 치켜 올리며 40대중반의 의사는 짐짓 진지하고 권위적인 얼굴로 입을 연다.
“일단 일주일분 약은 처방해드리지만 꼭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이런 증상은 뇌출혈의 전조증상일 경우가 허다합니다.”
네.대답을 했지만 처방전에 갈겨 쓴 알 수없는 약명처럼 의사의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세상은 갈수록 복잡하다.삶의 질을 높이는 데 왜 이리 많은 절차가 필요한 것일까.처방전을 손에 들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차례.커다란 전광판에 늘어선 숫자들의 불이 들어오면 사람들은 부리나케 창구로 향한다.그리고 일터로 혹은 집으로 자신의 일상으로 집 나가 큰코를 다친 아이마냥 허겁지겁 돌아나간다.누군가 옆자리에 앉았고 따스한 공기가 느껴졌다.익숙한 따스함.그 익숙함이 조금씩 이질감을 느끼고 도리어 화를 돋구었다.
“스토커인가요?”
“전 언제나 저 숫자들처럼 기다리죠.그런데 말입니다.제가 기다리는 숫자는 언제 차례가 될 지 모릅니다.그래서 항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숫자는 숫자일뿐이에요.”
“모두들 상처를 받지만 가장 괴로운 것은 자신에게 용서받지 못한 스스로의 영혼입니다.”
“도대체 당신이 내 주변을 서성이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당신 남편이 저를 보냈습니다.당신을 도와주라고...아! 차례가 되었군요”
전광판에 그녀의 대기 숫자에 불이 들어왔다.일어서 창구로 향하고 일련의 절차가 끝나 손에 약봉지를 든 채 돌아서서 바라보니 그는 자리에 없었다.둘째날이었다.
그날따라 일이 많았다.물론 그녀가 미룬 일들때문이었지만 정신없는 일상은 오히려 그녀에게는 다행이고 유익한 것이었다.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의외로 쉽지않을 때가 많다.아무런 상념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오후 3시를 넘어서 겨우 일은 끝나고 조금의 숨을 돌릴 수 있는 짬이 생길 즈음 문자메세시가 날라왔다.
오늘도 햇살이 좋군요.어때요?.옥상에서.헤르메스
그는 옥상 콘크리트 바닥에 큰 대자로 누워 있었다.햇살이 날을 세우고 온 몸에 달려들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는 그것을 즐기는 듯 했다.얼굴이 한없이 평온해 보였다.
“누워봐요.”
눈을 감은 채 그가 나즈막이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그러나 그럴 용기가 나질 않았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내가 보여요”
분명 그는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미쳤거나 아니면 이 사회가 배출한 낙오자이거나.순수함은 이 시대가 배척하는 사회의 적이다.
“담배 있어요?”
그가 담배를 어설픈 동작으로 꺼내 건넨다.뜯지도 않은 새갑.그녀가 아주 가끔씩 연례행사처럼 피우는 담배의 종류 그것이다.
“남편이 가르쳐주더군요”
한모금 빨아들이자 누군가 머리를 치듯 어지러웠다.
“남편과는 어떤 사이였죠?”
“친구는 아니었어요”
“그럼 당신에게 돈을 지불했나요?”
“부탁을 받았죠”
“날 도와주라고요?”
“네.”
“날 어떻게 도와줄 거죠?”
“당신이 가는 길 어디든지 내가 곁에 있을 겁니다”
“스토커라는 것이 법률에 저촉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런가요?”
사내의 눈이 순진하게 되물었다.
“그만두죠.분명히 말하죠.이런 말도 안되는 장난을 같이 할 정도로 난 한가하지 않아요.다시 한번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어요.”
“무섭군요”
“농담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요”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당신 곁에 내가 있을 필요는 없는 노릇이죠.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당신 남편이 내게 부탁했다는 것이고...당신 남편이 지금도 당신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의 말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난감했다.그는 미친 것일까.
“당신을 용서한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는 그저 그의 입을 주시하고만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했습니다”
사무실 의자에 앉을 때까지 심장은 격하게 뛰고 있었다.무엇인가를 들킨 어린아이처럼 그녀는 허둥지둥 서랍안을 뒤졌고 한장의 명함을 찾아냈다.그 명함을 손에 들고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다.너무 앞서는 것이 아닐까.일상이 깨지고 두려움이 몰려들었다.명함 속의 전화번로를 그녀는 어느새 누르고 있었다.
“오늘밤이 고비일 수도 아니면 내일밤 일수도.내년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신만이 알 수 있는 것이겠죠.우린 그저 의학의 힘을 빌려 생명 연장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최선의 말이었지만 그녀는 상투적이고 사무적으로 들렸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저런 말을 했을 까.50대의 신경외과 담담과장은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마냥 깔끔하게 말을 끝내고 싶어했다.그러나 그의 바램과 달리 그녀는 물어왔다.
“깨어나지 못할까요?”
“어떤 이는 십년만에 깨어났다고도 합니다만...저로서는 섣불리 말씀드리기가 그렇군습니다”
역시 같은 음성.요즘 들어 그녀는 이전에 만났던 의사들보다 더 많은 의사들을 만나고 있었다.그러나 한결같이 그들은 결론을 내리기를 두려워했다.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일까.아니면 미래의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 정말 두려운 것일까?.그녀로서는 만나면 만날 수록 어려운 갈림길에서 더욱 복잡한 미로를 만나는 기분이었다.생명을 구한다는 그들이지만 어떤 순간 의사들은 죽음을 맞아하게끔 해야 하는 사명이 있는 가 보았다.그녀로서는 어쨋든 조만간에 결정을 내려야한 했다.그녀 자신보다 주변의 의학이라는 거인이 그녀로 하여금 결정을 내리게끔 재촉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오늘은 아이의 서약서를 내밀지 않았다.젊은 여의사의 어설픈 미소가 오히려 마음을 놓이게 했다.아이는 언제나 똑같은 얼굴이다.언제쯤...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상태가 호전된 거 같네요”
그녀의 몸에서 향수대신 김치찌개 냄새가 났다.오히려 그 냄새가 그녀의 한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가느다란 미소를 지어 보였다.흰 모포를 머리끝까지 덮은 주검하나가 천천히 슬픔을 품에 안은 한사람을 이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모두들 숙연해졌다.죽음앞에서 우린 숨을 고르기에도 바쁘다.엘리베이터는 열리고 그녀는 다시금 예전 일이 생각나는 듯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주검과 함께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은 어디론가 끝없이 추락하여 절망이 가득한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생명이 없는 몸.주위는 차가웠고 느끼지만 정의할 수 없는 기분나쁨으로 가득 찼던 공간.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지만 그녀의 발길은 느긋했다.어차피 그는 고용된 사람이므로 분명히 기다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역시나 그는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체크무늬 면 잠바가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다.40대중반의 사내는 가끔 그녀가 이용하는 뒷조사 전문 업체의 실장이었다.
“참 재미있는 놈입니다”
“그쪽에서는 그런 말을 쓰는가 보군요”
“아!.네.나이는 39세.일정한 직업이 없이 떠도는 자입니다.”
“생각보다는 나이가 많네요”
“주변에서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그래서 병원 주변으로 많이 다닌다고 합니다.”
“어떤 식으로?”
“알아본 바로는 황천길 가는 길을 도와준다는 명목아래 돈을 받는다고 합니다”
“황천길”
“죽어서 가는 길 말입니다”
사내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그 밖에는요?”
“이상하게 이 자는 더이상 나타나는 것이 없더군.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이름은요?”
“주거지도 불분명한데다가 어줍지 않게 헤르메스라는 별명을 쓰는 거 외에는...아직”
“최실장님 오늘은 만족스럽지 못하군요.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아.네.사장님”
돈봉투를 받아들며 사내가 쩔쩔맸다.
남편은 항상 예측 가능한 사람이었다.10년동안 적어도 그녀와 산 대부분의 시간에서는 말이다.항상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살던 남자였고 가장이었고 아이의 아버지였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는 말이 없어졌고 둘은 부부라기보다는 동거자에 가까울 뿐이었다.사실 그런 일상이 너무도 싫었지만 서로가 왜 그런 문제에 의문을 던지지 않았는 지 지금도 그녀는 의아스러웠다.남편이 식탁 의자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본 그 모습 그대로.핏기가 하나도 없는 파리한 얼굴.그리고 피곤에 지친 듯 축 늘어진 어깨.남편의 눈동자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애가 탄 빛을 보이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는다.여보 우린 다른 세상에 살아요.그리고 정말 미안해요.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 또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렇게 둘은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새벽 1시였다.목이 밀랐고 머리가 아파왔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가 물을 한잔 따라 마셨다.주변이 싸늘했다.몸에 한기가 드는지 소름이 돋았다.그리고 가슴이 답답했다.침대속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왠지 그녀는 창가로 향했고 어둠 속에 잠든 도시를 보고 싶었다.그러나 창밖의 도시는 잠들기보다는 아직도 깨어 있었다.베란다 문을 조금 열자 멀리서 들려오는 차량소리와 알 수 없는 소음이 한꺼번에 질주하듯 들어선다.차가운 새벽공기는 그녀의 폐부를 확장시키고 머리를 맑게 한다.의식은 맑아지고 더불어 조금씩 여러 감각을 일으킨다.아파트 주차장 너머 작은 놀이터에서 한 남자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어두웠지만 그의 전신은 눈에 익었다.남자는 어둠 속에서 가만히 손을 들어 그녀에게 인사를 해 왔다.헤르메스.그녀는 모험을 선택했다.어차피 그녀에게 남겨진 것이라고는 질식할 것만 같은 일상뿐이었다.
그는 어린이용 그네를 아주 천천히 타고 있었다.지탱하고 있는 철근이 삐꺽댔다.그녀가 다가서자 그는 왠일인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다.
“밤공기가 너무 좋죠.”
그네를 멈추고 그는 낮은 음성이지만 약간은 들뜬 목소리를 냈다.그녀는 옆 그네에 앉았다.
“담배 있어요?”
주머니를 뒤적여 담배를 건넸다.그녀는 담배를 피워물고 한모듬 빨아들인 후 하늘을 바라보았다.도시의 하늘은 동화가 없다.
“보여요.별들이?”
“당신이 사는 세계와 내가 사는 세계는 다른 가 보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죠”
그녀는 다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역시나 그녀는 다시 동화속의 꿈을 가지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다.
“왜 이런 일을 하죠?”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질문을 하는군요.”
“돈 때문인가요.아니면 다른 이유라도.난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요”
“하나씩 질문해요.난 단순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니까요”
“당신을 어떻게 믿죠?”
그녀의 질문이 진지했다.
“당신에게 질문을 받으려고 이 일을 맡은 것은 아니랍니다.하지만 좋아요.물론 누굴 믿는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죠.이 세상은 아직 믿음을 가질 자세가 안되어 있으니까요.나를 믿고 안 믿고는 사실 내 문제가 아니랍니다.당신 문제이죠.난 믿습니다.보이는 것들을 또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남들이 그러더군요.돈을 받고 이런 일을 한다고”
“돈은 그리 큰 동기는 아니네요.하지만 일부분 동기는 될 수 있죠”
그는 말을 마치고 겸연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나이답지 않게 수줍은 미소였다.
“오래전에 여행을 떠났어요.아주 먼 여행을 떠났어요.돌아올 생각이 없었죠.하지만 돌아왔어요.내 의지와는 반대로 말이에요.그 뒤로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좋은 쪽도 있었지만 나쁜 쪽도 있었죠.여행은 시야를 넓히고 우리가 살던 세상이 얼마나 좁은 것인가를 깨닫게 해 주죠.난 느꼈어요.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요.그뒤로 누군가 다가와 항상 부탁을 하죠.당신 남편처럼”
“남편이 당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죠?”
“당신을 걱정하더군요.사랑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사랑하기에 용서한다고.다 자신의 잘못이라고.그게 전부에요”
“누군가 죽나요?”
“누구도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지 않나요?”
“내가 당신에게 돈을 지불한다면 당신은 내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죠?”
“글쎄요.별을 보여줄 순 없어요.단지 당신에게 준비를 시킬 뿐이에요”
“어떻게?”
그가 졸린지 하품을 했다.
“가야겠어요.졸립군요.밤이 너무 늦었어요”
결론이 없다고 느꼈지만 그녀는 그를 붙잡진 않았다.피곤했다.도박을 걸었지만 역시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믿음이라는 것은 나 자신의 문제라고.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믿음보다는 의심에 가까운 감정이 들 뿐이었다.사기꾼 녀석.
“아 참.당신 남편이 한마디 더 했어요.아침은 꼭 먹으라고”
굳건하게 쌓던 벽이 무너져내렸다.항상 입버릇처럼 남편이 하던 말이었다.
겨우 새벽녁에 잠들었지만 그녀는 핸드폰 벨소리에 깨어났고 정신없이 집을 나섰다.아이가 위험하다는 것이었다.운전할 정신이 없었기에 택시를 잡아탔다.내 아이만은 제발.그녀는 누구라도 붙잡고 애원하고픈 마음뿐이었다.제발.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거스럼돈은 받을 생각도 없이 중환자실로 뛰어 들어섰고 담당의사와 간호원들이 아이 주변에 모여 있었다.
“다행입니다.겨우 고비는 넘겼어요”
아이는 그 얼굴 그대로였다.그녀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아이의 무사함을 확인하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그리고 차가운 중환자실 바닥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오전내내 그녀는 아이곁을 떠나지 않았다.규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제지하지는 못했다.아이는 이제 그녀의 전부였다.그 사고가 있은 후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해야 하나.오전내내 그녀는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오후가 되어서야 그녀는 비로소 일상의 정신상태를 찾을 수 있었다.
“당신을 조금은 믿기로 했어요”
아파트 문을 열며 그녀는 그에게 툭 던지듯 말을 꺼냈다.아이처럼 손을 반쯤 올리며 인사를 해 온다.쇼파로 안내해 둘은 앉았다.침묵.이 순간 말을 꺼내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할 분위기였다.
“시간이 중요할 뿐입니다.당신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그가 진지한 어투로 말을 꺼냈다.
“이것으로 충분한가요?”
그녀는 돈봉투를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그는 건조한 미소를 지으며 돈봉투를 받아 콤비 안주머니에 넣었다.
“세어보지 않나요?”
“세어보면 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나중에 보죠”
그녀는 마음이 조급했다.꼭 확인하고픈 일이 있었다.그녀는 녹차를 한모금 마신 후 입술을 뗐다.
“당신은 남들이 말하는 무당이나 영매인가요?”
“그렇게도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모든 것에 마음을 열고 바라볼 뿐입니다”
“우리 아이는 죽는 건가요?”
“당장은 아닙니다”
“그럼 언제?”
그는 안따까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그의 시선은 미안해했다.믿을 수 없었다.그녀의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것만 같았다.
“사람이 죽는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집어치워 이 사기꾼.그딴 소리 듣자고 당신한테 돈을 준게 아니야!”
그녀는 갑자기 버럭 소리쳤다.그러나 그는 놀라기 보다는 연민의 시선을 그녀에게 던질 뿐이었다.
“거짓말로 당신을 위로할 수는 없어요.아직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무슨 할일?”
“용서를 구하는 것.당신 스스로에게”
“무슨 말이죠?”
흥분을 가라앉히며 그녀는 물었다.
“당신의 영혼은 상처받고 있습니다.위로 받고 싶어하고 용서를 받고 싶어해요”
“왜 그래야 하죠?”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그녀는 조용히 얼굴을 어루만져 가다듬었다.그의 말 뜻을 알 것 같았다.
“그건가요?.당신이 이제서야 왜 왔는 지 알겠어요”
그는 일어서 거실 커튼을 닫았다.거실 안은 어두워졌고 장식장으로 걸어가 아이의 사진을 손에 들었다.아이는 액자 속 사진 속에서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쇼파로 돌아와 몇분동안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사진을 어루졌다.이어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허공을 만지기 시작했다.허공 속의 공기들이 그의 손 움직임에 따라 모여들고 흩어져 나갔다.그녀와 그 둘만의 공간이 마치 깊은 동굴 속으로 빠져들듯 주위는 어두워지고 둘 사이의 교차점은 밝아졌다.이윽고 투명함 속에서 공기들은 어떤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녀는 그 형태를 알아보았다.내 아이의 얼굴.아이는 웃고 있었다.
“아이는 당신에게 길러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군요”
그녀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흘러 떨어졌다.
“미안하다.아가.엄마가 미쳤었나 보다.아가 정말 미안하다.”
곧 아이의 형상은 사라졌다.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그녀는 믿을 수 있었다.믿고 싶었다.이제는.눈물을 훔치고서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그의 얼굴이 피곤해 보였다.
“얼마나 남은 거죠?”
“시간이 많지 않아요”
“일주일?”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왜 그랬죠?”
그녀는 그의 물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힘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참을 수 없었어요.모든 것이.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그가 이혼을 요구할 때 난 미쳐버렸어요.유일한 해답이 모두가 죽는 것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요.남편이든 아이든 잃고 싶지 않았어요.영원히 내것이 될 줄 알았어요.그날 그래서 제가 운전을 한 것이고요.하지만 나만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나자 곧 무서운 후회가 들었어요.난 내 자신이 너무 추악스럽고 더러워요”
“상처받은 영혼은 어디에도 머물 수가 없습니다.남편은 당신을 용서했어요.결코 남편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이건 아닙니다.”
“내 자신이 날 용서하지 못하겠어요”
“그렇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난 살인자에요.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힌 살인자란 말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고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그러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한없이 가슴이 답답했다.시간이 흘러가고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야 한다.아주 멀리 떠나는 여행.
그녀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번화한 거리.오가는 행인들은 누구도 상대방을 배려하지도 그렇다고 의식하지도 않았다.한가롭게 그녀는 걸어갔다.얼마나 오래 걸었는 지 그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리는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오히려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 그녀는 홀가분했다.행인 속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쳐다보았다.헤르메스.그의 눈빛은 왠지 슬퍼보였다.난 잘 있어요.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가 알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아.햇살.햇살이 전혀 눈부시지도 않았고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졌다.햇살 너머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그러나 그녀는 스스로에게 지운 짐이 너무 무겁기에 올라갈 수 없었다.그저 멍하니 햇살만 바라볼 뿐이었다. 끝.
잘 읽었습니다. 분위기로 끌고가는 솜씨가 상당해여. 글빨도 유려하고...다만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너무 급박하게 흘러가다 끝나 버리네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내에 대한 신비감은 좋지만 처음 남편 이야기 나왔을때부터 결말이 예측될 정도로 좀 흔한 소재라^^...이상 제 사견입니다^^;;
첫댓글 흐미~..단락 띄어쓰기가 안되네요.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글쓰기 버튼 누르시고 좌측 상단 메뉴에서 텍스트가 아니라 에디터 모드에서 붙여넣기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분위기로 끌고가는 솜씨가 상당해여. 글빨도 유려하고...다만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너무 급박하게 흘러가다 끝나 버리네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사내에 대한 신비감은 좋지만 처음 남편 이야기 나왔을때부터 결말이 예측될 정도로 좀 흔한 소재라^^...이상 제 사견입니다^^;;
평.감사합니다.글쓰기는 항상 어렵네요!.
화이~링 하세요. 언젠가 쨍할 날이 오겠지요^^
잘 봤습니다.재밌네요.ㅎㅎ
도입부만 읽었는데.......감정표현이 굿입니다.
글, 잘~~~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