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계종이 선학원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각하

[천장암]

조계종 “즉각 항고 및 본안소송 제기 등 법적 조치할 것”
선학원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입장 발표

데스크승인 2015.11.17  16:25:11

엄태규 기자 | che11@ibulgyo.com

종단이 선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내린 가운데, 종단이 즉각적인 항고와 본안 소송 제기 등 모든 법적 조치들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조계종은 오늘(11월17일) 오후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의 이러한 결정은 대한불교조계종과 재단법인 선학원과의 특수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라며 “나아가 소명 부족이 가처분 결정의 이유라는 점에 대해 심히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은 즉각적인 항고를 비롯한 본안 소송 제기 등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선학원 소속 분원의 창건주, 분원장 스님들 및 그 도제들과 함께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해 추호의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51부는 종단이 선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각하 결정했다. 종단이 선학원을 상대로 ‘이사회 결의 무효’ 등을 요구할 당사자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법원은 종단이 선학원 이사회가 정관에서 조계종 관련 조항을 삭제한 것을 원상회복하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에 대해 “재단법인에 재산을 출연한 자가 법인 정관 변경이 본래의 설립목적에 반한다는 이유 등으로 정관 변경 결의의 효력을 다툴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종단과 함께 가처분에 참여한 선학원 분원장들과 관련해서도 “이 사건 결의의 효력을 다툴 이익이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개정된 (선학원) 정관이 재단 설립목적에 반하거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신청을 기각했다.

다음은 선학원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선학원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1. 지난 11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대한불교조계종 등이 제기한 선학원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하여 각하 및 기각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2.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의 이러한 결정은 대한불교조계종과 재단법인 선학원과의 특수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며, 나아가 소명 부족이 가처분 결정의 이유라는 점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심히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3.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금번 결정과 관련하여 즉각적인 항고를 비롯한 본안 소송 제기 등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4. 대한불교조계종은 재단법인 선학원의 정상화를 염원하는 선학원 소속 분원의 창건주, 분원장스님들 및 그 도제들과 함께 선학원의 정상화를 위하여 추호의 흔들림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힙니다.

불기2559(2015)년 11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 기획실장 일감

법원, 조계종이 선학원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각하

승인 2015.11.17  (화)  10:46:54

여수령 기자  |  budgate@hanmail.net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선학원(이사장 법진스님)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16일 조계종과 수덕사 직지사, 도리사, 김룡사 등 소속 사찰, 선학원 분원장 등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조계종과 수덕사, 직지사 등과 선학원은 별개의 단체이며 이들 사찰이 재단에 재산을 출연했는지, 조계종이 사찰들의 지위를 승계한 것인지 여부에 다툼이 있다”며 “설령 재단에 재산을 출연한 지위에 있다고 보더라도 재단법인에 재산을 출연한 자가 재단법인 정관 변경이 본래의 설립목적에 반한다는 이유 등으로 정관 변경 결의의 효력을 다툴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송을 제기한 조계종과 사찰들이 재단의 임원 선임에 대해 어떠한 권리 또는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선학원 분원장 스님들이 제기한 가처분에 대해서는 “이들의 지위와 정관 개정에 따라 재단 이사 등 임원으로 선임될 수 있는지 여부에 영향을 받는 점에 비추어 결의의 효력을 다툴 신청이 이익이 있다”고 보았다. 이는 이번 다툼에서 선학원 분원장들의 법적 권한을 인정한 것이어서 향후 소송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은 “재단은 독립된 재단법인인 점, 규정이 변경되어 온 연혁, 채무자 재단 정관의 다른 규정들과의 관계, 재단 정관의 변경절차 등에 비추어 채권자들의 주장을 고려하더라도 현 단계에서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개정된 재단 정관 제3조 및 제6조 제1항이 재단 설립목적에 반하거나 내재적 한계를 벗어는 것이라는 점을 소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선학원 정관개정을 둘러싼 공방은 법정의 본안다툼으로 이어지게 됐다. 

앞서 조계종은 지난 8월 26일, 선학원 이사회가 2013년 4월 11일 결의한 정관변경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조계종은 "선학원 이사회가 정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지ㆍ종통을 봉대한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임원기준에서 ‘조계종의 승려’라는 규정을 삭제한 것은 선학원의 설립 주체인 조계종의 설립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선학원이 조계종의 종지‧종통을 봉대하는 단체라는 인식 하에 선학원에 사찰을 등록하거나 사제상승한 각 분원장들의 지위를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면서 “정관 변경 결의는 정관 변경의 내재적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