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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
날씨 : 비온 후 흐림(기온 최저 15도 최고 19도)
산행시간 : 12시간 18분(07:31 -19:50)
산행인원 : 나홀로
산행코스 : 지경재∼구봉산∼상광암고개∼금산∼칡재∼군유산∼건김재∼발봉산∼함평생태공원(GPS거리 : 24.46km)
마치 장마철처럼 3일간 비가 내리더니 금요일 오후부터 비가 그치고 토요일 일요일은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밑고 영산기맥 5구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영산기맥 5구간이 가시밭길로 유명한 영산기맥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구간이라 여름을 보내고 11월에나 가볼까 하다가 아직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았고 새싹이 억세지 않다고 판단 하여 산행에 나선 것이다.
금요일 늦은 저녁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23:10 발 무궁화 열차를 타고 새벽 4시경에 함평역에서 내려 함평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가니 터미널 대합실도 문이 잠겨 있고 편의점조차도 문을 열지 않았다. 무작정 거리를 조금 걷다 보니 편의점이 열려 있어서 도시락과 오뚜기 쌀국수로 아침을 먹고 1시간 정도 편의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버스터미널로 오는데 안개비처럼 내리고 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이슬비로 바뀐다. 이런 낭패가 있나? 편의점에 가서 1회용 우의를 사서 6시 50분발 지경제 가는 군내버스를 타고 가는데 빗줄기가 가늘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 커지는 순간이다. 이 구간은 잡목과 가시가 많아서 맑은 날도 산행이 매우 힘든 구간인데 비가 와서 나뭇잎, 풀잎에 물에 젖어 있으면 몇배로 힘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돌아 갈 수도 없고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지경제에 내려서 우의를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구봉산까지는 편안한 우회길로 편하게 잘 갔다. 다행이 구봉산에 도착할 즈음 비는 그쳤는데 문제는 풀과 나뭇잎에 묻어 있는 물이 문제이다.
산행의 고난은 상광암고개부터 시작된다. 상광암고개에서 283봉을 올라가는 중간부터 길이 없고 빽빽한 잡목과 가시넝쿨이 섞여 있는 길이 없는 길을 치고 올라 가야만 한다. 물에 젖어 있는 잡목숲을 헤치고 올라가는 길은 고난 중의 고난이다. 상광암고개부터 군유산 정상까지는 계속 잡목과 가시밭이 이어지는데 특히 상광압고개부터 칡재까지는 죽음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힘든 길을 가다 보면 찔레 가시덩굴이 완전히 길을 막아서고 우회하여 가기도 쉽지 않은 가시밭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런 길을 등산화가 더디 젖게 하기 위하여 나뭇잎과 풀에 뭍은 물을 스틱으로 털면서 가야만 하니 산행 속도도 나지 않고 힘은 두배로 든다.
군유산 정상에 도착 했을 때는 10km를 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7시간이 흘렀다. 지경재에서 상광암고개까지가 약 3.5km인것을 감안하면 상광암고개에서 지경재까지 산행속도가 시간당 1km를 걸은 것이 된다. 그나마 군유산 정상에서 건김재까지는 비교적 편한 길이어서 걸을만 했다. 이후로도 잡목과 가시의 난이도가 줄어들긴 하지만 함평생태공원에 도착할 때까지 고난의 산길은 계속 된다.
24.46km 12시간 18분간 고난의 영산기맥 대혈투를 마치고 함평생태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고 버스도 없어서 택시를 불러 함평으로 이동했다. 원래 계획은 5, 6구간을 모두 마치고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등산화는 물에 젖어서 발이 퉁퉁 불은 상태이고 팬티까지 젖은 상태에서 12시간을 걷다 보니 팬티에 사타구니가 쓸려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냥 집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터미널 옆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먹고 함평역 가는 막차(저녁 9시 10분)를 타고 함평역에서 몸을 씻고 화장지로 등산화의 물을 세번이나 빨아내게 하고 휴식을 취한 후 23:25발 용산행 무궁화 열차로 되돌아 왔다. 팔다리는 온통 가시 상처로 얼룩이 졌고 손목 부위는 옻이 올라 가려움이 심해서 일요일 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6구간과 7구간은 여름을 나고 낙옆이 지면 진행할 계획이다.
교통편
- 가는길 : 백마역(경의선)→용산역(23:10 무궁화열차)→함평(03:50, 택시)→함평터미널(06:50, 군내버스)→ 지경재
- 오는길 : 함평생태공원(택시)→함평버스터미널(21:10, 군내버스)→함평역(23:25, 무궁화열차)→용산역(04:10도착, 05:15 1호선)→서울역(광역버스)→ 일산
비 용 : 용산역 ↔ 함평역(48,800원),함평역(택시 10,000원)→함평버스터미널 버스(1,950원), 함평생태공원(택시 13,000원)→함평버스터미널(버스 1,300원), 지하철(2,700원), 광역버스(1,800)
샌드위치(5,000원), 아침식사(6,000원), 우의(2,000원), 저녁 컵라면(1,600원) 총 94,150원
▲ 금요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23:10 발 무궁화 열차를 타고 새벽 4시경에 함평역에서 내려 함평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갔다. 터미널 대합실도 문이 잠겨 있고 편의점조차도 문을 열지 않았다. 시내 쪽으로 이동하여 문을 연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오뚜기 쌀국수로 아침을 먹고 1시간 정도 편의점에서 휴식을 취한다. 편의점을 나서는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터미널 옆 편의점에서 일회용 우의를 사서 6시 50분에 출발하는 신광.불갑 방면 버스를 타고 지경재까지 간다.
▲ ▼ 영광군 불갑면과 함평군 신광면 경계에 위치한 지경재에 도착하니 여전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 원래 기맥은 김철 선생 숭모비 계단을 지나 가야 하나 대부분의 답사자들이 이 길을 택하지 않고 도로를 따라 우회해 간다. 비도 오고 해서 나도 선답자들처럼 도로를 따라 간다.
▲ 지경재에서 함평 방향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우측으로 상해임시정부 청사 가는 길을 따라 간다.
▲ 이곳에서 650m를 가면 상해임시정부청사 입구이다.
▲ 도로에서 우측 소로로 들어간다.
▲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자는다.
▲ 좌측으로 상해임시정부청사와 김철 선생 기념관이다. 웬만하면 기념관을 둘러 보고 가련만 비가 오니 서둘러 산행을 계속 한다.
▲ 상해임시정부청사 입구에 있는 이정표. 계속 포장 도로를 따라 가다 흙 임도를 따라 간다.
▲ 지금까지는 우회로를 왔고 지금부터 정상적인 맥길이다. 맥길 뒤쪽을 보니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답사자들이 다니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 구봉산까지는 계속 임도를 따라 가서 편하게 걷는다.
▲ 구봉산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 구봉산의 정자. 우의도 벗고 잠시 쉬어 간다. 구봉산 정상을 지나 임도를 따라 가면 안되고 우측 희미한 산길로 들어가야 한다. 구봉산부터 하산 길이 희미하고 잡목이 심하진 않지만 산행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상광암 고개까지 중간부터 다시 임도를 따라 간다.
▲ 상광암 고개의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 상광암 고개. 전남 영광군 군남면 대덕리에 위치한 고개로 군남면 대덕면과 함평군 손불면을 연결하는 2차선 일반도로가 지나간다. 영광 방향.
▲ 상광암고개 함평 방향. 우측 전봇대의 시멘트 도로를 따라 맥길은 이어진다.
▲ 비에 젖은 엉겅퀴 꽃이 아름답다.
▲ 산 중턱부터 봉우리 정상까지 길이 없다. 빽빽한 잡목을 헤치고 올라 가야만 한다.
▲ 비에 젖은 잠목 사이에 찔레 가시까지 가세 하니 뚤고 지나가는 길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등산화가 젖는 것을 늦추기 위해 나무잎과 풀잎에 묻은 물을 스틱으로 털면서 가니 더욱 힘이 든다.
▲ 너무 힘들게 올라 와서 뒤돌아 보았다. 사진 가운데 산소부터 정상까지 빽빽한 잡목을 뚤고 올라온 것이다. 이후부터는 찔레 가시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 찔레 덤불이 완전히 길을 막는다. 이 길은 사람이 갈 수 없는 길이다. 왼쪽 가시 덤불이 덜한 지점을 찾아 우회 하는데 계속 가시에 찔린다. 가시덤불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 금산 올라가는 길도 잡목과 가시가 뒤엉켜 있으며 길이 없다. 이런 산길은 살다살다 처음 경험한다.
▲ 금산의 삼각점
▲ 금산을 다녀와 길을 가는데 또 찔레 가시밭이 길을 막는데. 이제는 우회로를 찾기도 힘들다. 왼쪽으로 우회 해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고생을 두배로 했다. 찔리고 뜯기고 비에 젖은 나무잎의 물이 온몸을 젖게 하고 몰골이 말이 아니다. 6km 지점을 지나면서 등산화도 완전히 젖어서 물이 찌걱찌걱 한다.
▲ 칡재봉까지 약 7.5km 왔는데 이미 12시 30분이다. 샌드위치와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먹고 간다. 칡재를 지나면서 잡목과 가시의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편한 길은 아니다. 다른 산줄기에 비하면 역시 고약한 산길이다.
▲ 군유산 올라 가다 중간에 있는 봉우리이다.
▲ 군유산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2시 30분이다. 군유산까지의 거리가 10km가 안되고 지경재에서 상광암고개까지 거리가 3.5km가 넘는 것을 감안 하면 상광암고개에서 군유산까지 최악의 산길을 시속 1km 정도 걸어온 것이다.
▲ 군유산의 정자
▲ 군유산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보니 레인커버가 사라졌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오면서 수없이 배낭이 걸리고 했는데 그때 레인커버까지 뺏아간 모양이다.
▲ 감격의 인증샷이다.
▲ 군유산에서 이 도로까지는 길이 반질반질하다.
▲ 도로에서 산으로 올라서니 이런 표지판이 붙어 있다. 이곳이 차경동 고개?
▲ 가는고개. 함평군 신광면 송사리에 위치한 고개로 함평군 손불면과 영광군 군남면을 이어주는 일잔 도로가 지나간다. 산에서 나와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 도로가 급하게 우측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직진하여 둑으로 올라서서 왼쪽 농로를 따라 가다 오른쪽 밭을 지나 산으로 들어간다.
▲ 군유산을 지나면서 잡목의 빽빽함은 덜해졌지만 여전히 산길은 좋지 않고 문제는 옷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옷을 심하게 타서 옷나무를 만나면 나무로 옷나무를 쳐 없애면서 가는데 이날은 시간도 너무 지체 되었고 가시밭에서 지쳐 만사가 귀찮아 그냥 지나 갔더니 여지 없이 옷이 올라 고생을 했다.
▲ 건김재. 함평군 손불면 동암리에 위치한 고개로 손불면과 신광면을 통과하는 838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 펜스 옆의 개구멍을 ㄷ,ㄹ어가서 길을 계속 간다.
▲ 펜스 문 왼쪽에 이런 비석이 서 있다.
▲ 건김재부터는 주로 임도길이어서 길이 편하다. 그리고 이렇게 편한 길을 가는 행운도. 이런 편한 길은 함평군 손불면 죽장리의 고개까지 이어진다.
▲ 오른쪽으로 서해바다를 보면서 잠시 걷는다.
▲ 흙길을 가다 시멘트 포장 농로로 변하고 맥길은 2시방향 우측인데 큰 의미가 없다 판단하여 좌측 농로를 가다 2차선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간다.
▲ 함평군 손불면 죽장리의 고개로 일반 도로가 지나간다. 건김재에서 이곳까지는 참 편한 길을 왔다. 양파밭을 따라 가다 왼쪽 전봇대 옆으로 산길로 들어선다. 건김재부터 지금까지 편하게 왔던 것과는 달리 이제부터는 산길이 다시 나빠진다.
▲ 임도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산길을 걷다 임도를 가로지르는 것이다.
▲ 발봉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 서해안고속도로가 사진 중앙을 관통하고 있다. 이제 날머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다.
▲ 이름 있는 마지막 산이다.
▲ 이곳도 아직 손불면 죽장리이다. 죽장리가 매우 넓은 동네이다. 절개지를 만나 좌측으로 내려 와서 우측 도로를 따라 간다.
▲ 보호수가 있고 보호수 왼쪽으로 산길을 들어선다. 여기부터 잡목이 다시 심해진다.
▲ 빽빽한 조릿대 터널을 지나면 잡목과 가시밭길이 나타나고 가시밭을 지나 임도를 만난다.
▲ 산소까지 임도가 이어지고 산소 뒤로 통신사 중계탑을 지나가기가 매우 어렵다. 중계탑을 지나면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 발 아래로 서해안고속도로 터널이 지나고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달린다. 이 지점을 조금 지나 다시 잡목과 가시밭길을 간다.
▲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다. 함평생태공원이 내려다 보인다. 여기부터 내려가는 길이 없다. 길이 없는 잡목숲을 방향을 잘 잡아서 치고 내려가야 한다. 중간쯤 가다 보면 산길의 윤곽이 나타나고 아래 부분으로 가서 임도를 만난다.
▲ 임도 끝 부분에서 다시 풀밭으로 직진하고 비닐하우스 사이로 우회전 한다.
▲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비닐하우스 사이를 지나 좌회전하여 도로를 따라 함평생태공원에 도착함으로써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함평생태공원에 도착했을때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시골이라서 늦은 시간에 버스가 끈겨 택시를 불러 함평터미널까지 갔다.
▲ 함평터미널에서 함평역 가는 마지막 버스가 저녁 9시 10분에 있고 시간이 약 30분 남아 있어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함평역에 가서 몸을 씻고 물에 젖은 등산화를 화장지로 세번에 걸쳐 물을 빨아 내고 나니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남는다. 대합실에서 휴식을 취한 뒤 저녁 11시 2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 야간열차로 돌아왔다.
▲ 온몸이 상처 투성이가 되었다. 정강이의 상처
▲ 가시에 찔린 무릅 상처
▲ 겨드랑이 부분까지 가시에 심하게 찔리고 손목 부위는 가시에 찔리고 옻까지 올랐다. 일요일 저녁 가려움증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월요일에 피부과에 가서 처방을 받고 치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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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힘든구간 통과했네요
우리도 한여름에 그 구간을지나왔는데요
두번다시 갈곳이못됩니다
하우스에는 무화과 를 재배하더군요
하옅튼 고생하셨습니다
아침에 비만 안왔어도 덜 고생 했을텐데요. 아뭏든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도 않은 구간입니다.
고생이 너무심하셨네요~
그래도 완주는 축하드리고...
지맥길은 풀이 우거지는 시기부터 고생시작이지요~~
영산지맥 무척좋았던곳인데 잡목과의 싸움은 처절했지요~ㅋㅋ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추억 만들었네요 ㅎ ㅎ. 선답자들이 지경재에서 건김재까지 산행하고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서 왜그런가 했더니 지옥길을 걷고 나서 다들 지쳐버렸던 것이었네요.
정말 정말 멋져부러요.그의지 그열정 존경합니다.
공대장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기를 보며 지난번 산행에서 봄이냐 가을이냐 산행 날자를 저울질하던이 단번에 실천을 하셨네요
사진을 보니 처절했던 산행 모습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넘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 금강송님 ~ 짱입니다 ,,,
정말 대단했습니다. 6구간까지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 왔습니다.
와~님의 열정이 대단하셔요..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산기맥 궁금한 곳 중 하나 였는데 갈곳이 못되는 군요.ㅎ
홀산 화이팅!입니다.
이 구간만 시기를 잘 택하시면 됩니다. 가능하면 낙옆이 지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