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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친구야, 정말 미안해! | 월남참전 | 2005/12/13 23:17 |
http://blog.naver.com/liskangel/140020260659 | |
베트남 친구야, 정말 미안해!
안녕하세요?
청주에 있는 ‘마을수준교육과정연구소’(소장 문재현)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교사들로 구성된 교육연구 단체입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마을에서 가능한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국의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교사 연수를 실시하고, 바람직한 교육문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태교 모임과 학부모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겨레21>을 통해 베트남전 양민학살 관련 기사를 읽고 우리 회원들은 이 내용을 인권과 민주주의, 다문화 교육의 기회로 삼아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단순히 베트남에서 우리 군인이 양민을 학살했기 때문에 사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 사회문제를 자연스럽게 교육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이는 사회참여 교육의 형태로 확산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자칫 무력감과 인간에 대한 증오, 불신감을 갖게 합니다. 누구도 전쟁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오늘날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과 전쟁에 반대하는 흐름을 만들면서 평화,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기준과 잣대를 세우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 민족의 도덕성은 한 차원 높게 성장하지 않을까요?
교실에 저금통을 두고 성금을 모으는 한 회원의 반 아이들은 저금통을 학원과 집에까지 들고 가서 학원선생님과 부모님에게도 성금을 받아온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 사회의 자각적이고 양심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 연구소 회원들의 성금과 아이들이 베트남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함께 보냅니다. 앞으로 <한겨레21>이 민족, 계급, 계층의 인권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민족이 성숙해지는 계기
며칠 전 우리 반에서 몇몇 아이들이 힘 약한 친구인 영우를 괴롭힌 일이 있었어요. 영우를 괴롭힌 녀석들을 혼낼까 하다 우리 ‘마을수준교육과정연구소’에 베트남 친구들을 위해 학교 지어주기 모금에 동참하고 아이들과 수업을 같이하기로 했던 것이 떠올라, “그래, 이번에 아이들과 인권과 민주주의 공부를 해보자”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노근리에서 있었던 일, 베트남에서 있었던 일, 또 다른 나라 곳곳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2학년 아이들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옛날 이야기로 들려주었는데 아이들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일이 얼마나 나쁜 것인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베트남 친구에게 “어른들이 했던 일이지만 정말 미안하다”면서 베트남 국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베트남 노래는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해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아 자료를 보여주었더니 많은 관심을 보였어요. 저도 베트남 국기를 처음 보았어요. 저와 아이들은 평소 무심했던 인권문제와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 저도 베트남 양민학살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였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으면서도 나 역시 베트남 사람들의 피 위에 서 있다는 것,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평소 나의 인권의식이 얼마나 엷은가를 새삼 깨달았지요.
그래서 저는 베트남 친구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주는 모금운동에 참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무딘 나의 ‘인권과 민주주의’ 지수를 높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지난번 전국적으로 ‘총선 수업’을 했던 것처럼 ‘인권과 민주주의, 다문화 교육’을 위한 공동수업을 전교조에도 제안하려고 합니다. 이런 흐름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일어난다면 베트남 양민학살은 부끄러워 감춰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명순/ 청주 청남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이 스스로 마련한 저금통
요즘 우리 반에는 저금통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베트남 양민학살 성금’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저금통이지요. 베트남 양민학살 이야기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접한 뒤 아이들이 스스로 마련한 저금통입니다.
우리 학급에서는 먼저 아이들과 <한겨레21>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서 베트남 양민학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항상 역사의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니, 아이들과 나는 놀라움과 당황감에 같이 붙잡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만약 우리 마을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하고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듯 아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노근리 사건과 비교해서 이야기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 모두 우리가 미국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듯이 우리도 당연히 베트남에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어요. 놀라움을 가라앉힌 우리는 제네바 협약과 세계 인권선언을 같이 찾아 읽어보면서, 인권과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겼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인터넷에서 베트남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베트남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어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전국에서 좀더 많은 선생님들이 같이 동참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김명신/ 청원군 현도초등학교 교사
‘마을수준교육과정연구소’는 초등학교 꼬마들이 쓴 300여통의 편지를 동봉했습니다. <한겨레21>은 이 편지를 베트남 양민학살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편지쓰기에는 청주시 청남초등학교 2학년, 음성군 삼성면 청룡초등학교 3학년, 음성군 남신초등학교 1학년, 청원군 현도초등학교 6학년, 청주시 사직초등학교 6학년, 보은군 송죽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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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왜케 초등학교 관련 기사가 많은거야? 나도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아서 몸둘바를 모르겠당~ -.-;
아.. 그렇게 되는건가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