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만 50여 마리 남은 한반도 텃새… 하루 1만번 나무 쪼아요
크낙새
크낙새는 한반도에만 사는 텃새예요. 과거 일본 대마도에도 살았으나 인간의 사냥으로 자취를 감췄고, 한국에서도 1981년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이제 비무장지대 너머 북한에 50마리 정도만 남아있다고 해요. 북한에서마저 모두 없어지면 더 이상 세상에 크낙새는 없는 셈이죠. 크낙새는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요. 크낙새와 함께 크낙새가 속한 딱따구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예전엔 깊은 숲에서 크낙새 나무 쪼는 소리가 청청하게 들렸다고 해요. "크낙크낙 클락클락" 하는 우렁찬 울음소리도요. 크낙새는 긴 부리로 나무를 쪼아, 나무속을 갉아먹는 곤충 애벌레를 잡아먹어요. 크낙새 수컷은 머리에 왕관처럼 붉은 깃털이 나 있어요. 암컷은 몸에 붉은 깃털이 없죠. 한 번에 3~4개 알을 둥지에 낳고 새끼를 길러요.
크낙새는 몸길이 45㎝로 떼까마귀와 비슷해요. 꼬리는 몸통에 비해 짧고 뻣뻣해요. 갈고리 발톱으로 나무 측면에 자리를 단단히 잡은 뒤 뻣뻣한 꼬리로 버티며 부리를 나무와 수직으로 '딱딱딱' 찍어요. 나무를 두드려 벌레가 있는 곳을 알아내는 것이죠. 둥글게 구멍을 판 다음 긴 혀를 쑥 밀어넣어 끈끈한 혀끝으로 벌레를 잡아올려요. 평소 혀는 머리뼈 뒤로 크게 감겨들어 혀가 부리 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크낙새의 사촌인 까막딱따구리와 하얀배딱따구리는 유럽과 아시아에 널리 살아요. 까막딱따구리는 머리 위에 붉은 깃이 닭볏처럼 둘러 있으나 온몸이 검고 칙칙해요. 하얀배딱따구리에는 크낙새를 포함해 15개의 종(種)이 있는데 모두 배가 흰색이에요. 오색딱따구리는 길이가 크낙새의 절반인 20~24㎝ 정도예요. 암수가 흰색 바탕에 검은색이 머리와 목을 띠처럼 두르고 있죠. 가장 큰 딱따구리인 미국의 상아부리딱따구리는 크낙새만큼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대부분 딱따구리는 울창한 숲에 살아요.
딱따구리는 시속 24㎞로 하루에 만 번이나 머리를 부딪치며 나무를 쪼아요. 1분에 부리를 130번이나 찍어대는데, 머리에 피해는 없을까요? 딱따구리 머리엔 충격 완화 장치가 있어요. 뼈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송송 나 있어 진동을 흡수해주죠. 또 머리뼈와 뇌 사이 공간이 있어 뇌에 전해지는 충격이 없어요. 부리가 튼튼해 부러지는 일도 없죠. 콧구멍이 작아 나무 파편이 들어가지도 않아요.
따오기나 여우의 종 복원에 성공했듯 한반도 고유 딱따구리인 크낙새의 복원 노력도 절실해요. 남북한이 협력해 연구하면 크낙새는 기적적으로 복원될 수 있을 거예요. 평화와 자연보호에 관해 세계에 전하는 의미도 남다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