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나 혜성 등 근거리천체(NEO)들이 지구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평가하고 충돌 사태에 대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제 프로젝트 네오실드(NEOShield)가 첫
회의를 가졌다고 BBC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독일 우주청(DLR) 산하 행성
연구소 주재로 베를린에서 열린 회의에는
유럽과
러시아, 미국 등지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네오실드는 최신 과학 정보를
수집하고 실험과 새로운
모델 작업 등을 통해 대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유럽 우주
항공사 아스트리움 등 협력업체들은 이들 천체가 지구로 근접할 경우 이를 막을 공학적
구조물 등도 고려하게 된다.
회의 참가자들은 근거리 천체의 위협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지질학적
증거 등 관찰기록을 보면 현실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지구 대기권에는 1년에 한 번 꼴로
자동차 크기의 물체가 진입해 상공에서 불덩어리로 나타나며 2천년에 한 번 꼴로
축구장 크기의 물체가 지구와 충돌해 큰 피해를 입힌다.
또 몇백만년에 한번씩 지름이 몇 ㎞나 되는 천체가 충돌해 지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지구를 위협하는 대형 천체들 가운데 약 90%는 이미 충돌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광역적외선탐사(WISE) 망원경 자료에 따르면 대략 1만9천500개의 지름 100~1천m 급 NEO가 존재하지만 이중 대부분은 아직까지 추적되지 않고 있다.
소행성 지구 접근, 충돌 위험은?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중요한 과학기술계 이슈들이 예고돼 있다. 현대 물리학의 대변혁을 초래할 빛보다 빠른 입자의 존재 여부 규명부터 나로호 3차 발사까지 올해 주목해야 할 국내외 핫 이슈들을 소개한다.
# 빛보다 빠른 입자의 진실 중성미자 물질 추가실험 나서… 검증 땐 상대성 이론 뒤엎어져
지난해 9월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빛보다 빠른 입자의 진실 검증이 올해 완료된다. 당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이탈리아 그란사소 실험실까지 중성미자(neutrino)를 발사한 결과 빛보다 60.7(±6.9)ns(나노초) 빨리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57.8(±7.8)㎱로 정정되기는 했지만 이는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정면 배치되는 결과로 현대과학의 일대 변혁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CERN의 중성미자관측 프로젝트인 오페라(OPERA)팀은 추가 보완실험에서도 중성미자가 62.1(±3.7)㎱ 빠르게 도착했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워낙 중대한 사안인 만큼 CERN과 학계는 다른 곳에서 동일한 결과가 재현돼야 이를 확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와 관련, 현재 미국 페르미가속기연구소의 미노스(MINOS)와 일본 T2K 연구팀이 관련 실험을 진행 중이며 올해 내 그 결과가 나온다. 오페라 실험의 한국팀 대표인 경상대 고에너지물리연구팀의 윤천실 박사는 "미노스와 T2K에서 오페라 실험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르다는 게 거의 확실해진다"며 "T2K는 측정거리나 중성미자 에너지가 오페라 때와 달라 신뢰성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 소행성 지구 접근, 충돌 위험은? 오는 31일 '에로스' 통과 앞둬… 학계 "100년 내 부딪침은 없다"
이달 31일 직경 13㎞의 소행성 '에로스(Eros)'가 37년 만에 가장 가까운 거리로 지구를 지나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대 근접거리가 지구에서 2,655만4,000㎞나 돼 충돌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번은 그렇지만 다음 번에도 그럴까.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와 이동궤도가 겹치는 직경 1,600㎞급 소행성 중 3분의1이 30만년에 한 번 꼴로 지구충돌 가능성이 있다. 지난 1989년 3월에는 지구가 6시간 전에 지나친 지점을 직경 1㎞의 소행성이 통과하기도 했다. 이에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지구근접물체(NEO)'의 발견과 감시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NASA에 의하면 현재 가장 위험도가 높은 NEO는 직경 130m의 '2009 FD'로 오는 2185년 3월29일 지구충돌 확률이 556분의1이다. 또 2040년 2월5일에는 충돌 확률 625분의1인 직경 140m의 '2011 AG5'가 지구로 다가온다. 둘 모두 도시 하나는 날릴 수 있는 크기다. 다만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센터의 문홍규 박사는 수치에 너무 놀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문 박사는 "충돌 확률이 높은 NEO 대다수는 근래에 발견된 것으로 충분한 관측이 이뤄지지 못해 오차범위가 크다"며 "천문학계는 존재가 파악된 8,500여개의 NEO 중 100년 내 지구와 충돌할 것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힉스 입자와 표준모델 우주 생성 비밀 밝힐 키워드… 규명 못하면 물리학계엔 딜레마
올해 과학계의 또 다른 핵심 이슈는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의 존재 규명이다.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표준모형 이론에서는 우주가 17개의 기본 입자로 구성돼 있다고 보는데 오직 힉스 입자만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힉스 입자는 나머지 16개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주체로 추정돼 질량의 기원과 우주 생성의 비밀을 밝힐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바로 이 힉스 입자의 존재 여부가 올해 최종 결론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HC를 활용, 1년 넘게 힉스 입자를 찾아온 CERN 연구팀에 의해 힉스 입자 존재 가능 영역, 즉 수색해야 할 구간이 질량 기준 115~135GeV(기가전자볼트)로 좁혀지면서 연말쯤 신뢰도 100% 수준의 결론 도출이 예견돼 있는 것. 그런데 혹여 발견에 실패한다면. 최기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는 "그때는 표준모형에 치명적 결함이 입증돼 기존 입자물리학 법칙의 패러다임이 무너진다"며 "물리학계는 힉스 입자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새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나로호 삼고초려 항우연, 10월내 세번째 발사… 이달까지 성능평가 마치기로
두 차례의 발사 실패라는 시련을 겪은 나로호가 올해 마지막 3차 발사를 시도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와 나로호의 2차 발사 실패 원인에 분석을 마치고 개선∙보완 조치를 적용한 뒤 1단 발사체 제작 점검 및 이송 등의 준비를 거쳐 올해 10월 내 3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러시아 측이 맡은 1단 로켓은 이미 제작에 착수됐으며 항우연은 2단의 제작을 4월쯤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나로호는 2단부 비행종단시스템(FTS)의 화약장치를 제거하고 고전압 기폭 장치가 저전압으로 변경되며 페어링 분리용 고전압 장치도 저전압 장치로 바뀔 예정이다. 또한 3차 발사에서는 1∙2차 발사 때와 달리 과학기술위성 2호가 아닌 100㎏급 나로과학위성이 탑재된다.
나로과학위성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강경인 KAIST 인공위성센터 실장은 "현재 위성 제작을 완료하고 이달 내 진동, 환경시험 등 성능평가를 마칠 예정"이라며 "나노호 발사가 성공하면 지구 1,500㎞ 상공에서 1년간 우주방사선량 측정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박소란기자 psr@sed.co.kr (2012년 1월12일자 서울경제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