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될까해서 한예종 서창과

[루캄파]

만창 5기입니다.

치열한 글쓰기의 바탕을 마련해주신 정서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수기이지만,

한예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래 봅니다.

제가 합격한 학과는 한예종 협동 과정 서사창작과 입니다.

한예종은 교육부가 아닌 문광부 소속이기 때문에 수시, 정시가 없고

수능점수는 반영하지 않지만 내신은 반영합니다.

하지만 졸업한지 이년?정도되면, 내신대신 일차시험 석차비율을 반영한다더군요.

특별시험?이 여름에 있지만 서창과는 없습니다. 그러니 시험은 일 년에 한 번 입니다.

서창과는 한예종에만 있는 유일한 학과로 문창과의 변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지우 시인께서 총장이 되시면서 극작과에 포함되어 있었던 과정이

작년에 분리되어 나왔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하하

우선 한예종의 다른 과와 마찬가지로 서창과도 시험을 두 번에 나눠서 봅니다.

1차는 창의력사고능력이라고 하는 언어능력시험의 변주라고 할 수 있는 시험이고,

2차는 자유글쓰기와 지정글쓰기, 면접입니다.

1차 시험은 12월 2일 태릉?고등학교에서 봤습니다.

시간은 150분이었습니다. 문제는 객관식이...20몇문제- _-였고, 주관식이 세문제였습니다.

한예종은 매년 출제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시험문제는 한예종 홈페이지에 가면 03년도 부터 모든 과의 자료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작년부터 영상원, 미술원, 연극원, 서사창작과의 시험문제가 통합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평균이 30점대이고 합격선이 60점이라고 하니까,

문제 풀어보시고 좌절하지 마시구요...

문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로 미술과 미학에 관련된 문제들이 처음에 있고

시, 연극, 시나리오, 소설, 희곡 문제들이 나옵니다.

보통 미술분야는 진중권의 미학오딧세이가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 년도에는 진중권선생님이 영상원에서 강의를 하셔서 그런지(?)

많은 그림 도판들이 미학오딧세이에 있는 것에서 출제되었습니다.

그렇다고..문제가 그대로 출제되는건 아닌 것 같구요

세권이나 되는 책을 달달 외우시는 건 별 도움이 안되고 비효율적이니,

그냥 여러 번 읽어보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미술원이나 영상원, 연극원을 준비하는 곳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예종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따로 문제집 같은 것이 없어서

수능 비문학 문제를 푼다고 하셔서 저도 샀었는데

하루 풀고 나서 문제집을 덮어 버렸습니다.

창의력사고능력시험과 문제 패턴이 많이 달라

비문학문제의 패턴에 길들여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다고 생각을...........그리고 지문이 너무 재미없잖아요- _-ㅋ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고, 지문을 읽는 속도나 독해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 듯도 하니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스스로  찾아보세요!

그래서 제가 찾은 공부방법은

저는 07년도 창의력능력시험

06년도 연극원 언어능력시험

06년도 영상원 언어능력시험문제 세 개만 풀고,

(언어능력이라 창의력능력이랑 좀 달라서 한 개씩만 풀었습니다...는 핑계고

제가 양적인 학습을 워낙 싫어해서..ㅋ)

틀린문제를 보며 왜 틀렸는지 골똘히 생각하기였습니다..

반복해서 같은 유형의 문제를 틀리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점 나왔는지 몰라서 얼마나 효과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이차 시험은 14일 한예종에서 치뤘습니다.

서창과의 최종합격생은 5명입니다.

동점자가 나오는 경우 더 뽑는다고도 합니다.

일차 합격생은 육배수인 30명이었습니다.

자유글쓰기는 2000자 이내(초과하면 감점)로 1000자 원고지 세장

지정글쓰기는 3000자 내외로 1000자 원고지 네장을 줬습니다. 더 안 주더군요.

띄어쓰기나 맞춤법, 원고지 쓰기를 잘 해야 하는 건 기본이라고 하지만...

저는 글을 쓸 때 그런 걸 잘 의식하지 못해서, 그냥....썼씁니다. ^^;

대신 원고지 교정부호는 직전에 외워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두시간 반짜리 자유글쓰기는 그림 도판이 나왔습니다.

그림보고 연상되는 것을 글로 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3인칭 시점으로 쓰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다섯시간짜리 지정글쓰기는 상황으로 나왔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다른 가족이 죽었다.  홀로 살아남은 A는 절망한다.(장면1)

그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행동1) 그 행동으로 인해 무엇인가를 욕망한다(욕망1)

그 욕망을 행동한다.(행동2) 그래서 어떠어떠해서 결국 절망을 극복한다(장면2)

저의 감퇴되고 있는 기억력에 의하면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점은 전지적작가 관찰자시점,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내용이 모든 곳에 들어가야 하고

괄호 안에 지시한 것을 빼먹으면 안되고....등등의 조건이 붙었습니다.

역시 시간은 충분했고, 시험시작 3시간 이후부터 집에 가도 된다고 했습니다.

중간에 의문점이 있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기 위해

출제자께서 교실에 들어오셨는데 김연수선생님이시더군요.

완벽한 창작이 아니라 트리트먼트로 글을 쓰라고 하셨는데

다른 것보다 내용구성을 주의 깊게 보시려는 것 같았습니다.

글을 쓸 때는

자유글쓰기의 그림과 지정글쓰기의 상황과 조건을 모두 활용하려고 유의했습니다..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으니까요...

과거시험을 보면 '르포르타주적인 글을 쓰지 말 것'이라는 조건이 붙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문기사처럼 사건을 나열하지 말고 픽션이 가미된 이야기로 구성하라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한예종에 교수로 계신 작가분들이 인문학적 글쓰기를 추구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인문학서적을 읽으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교수님들께서 어떤 의도를 갖고

채점하셨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저도 잘 모르겠지만,

모든 글은 문장력과 독창성, 가치판단의 깊이, 내용구성을 본다고 정서선생님께 배웠습니다.

그러나...저의 글은...모든 면에서...특히 ...문장력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진정성과 성실성 충실성 독창성 등등은

정서선생님께서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하셨고,

저도 그 바탕 위에서 글쓰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에 자기 역량을 전부 끌어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글쓰기를 평소에 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면접은 15일에 봤습니다. 김경욱, 김연수 교수님 두 분이 하셨구요

원래 1시간당 10명씩 보기로 했는데, 면접시간이 꽤 길어서

1시간 정도 더 기다렸습니다.

면접내용은 일상적이고, 평범했는데

그동안 뭐했나?

좋아하는 외국작가?

글쓰는 거 말고 좋아하는 거?

그 소설의 어떤 장면을 어떻게 바라봤는가?

일생동안 한 편의 소설밖에 쓸 수 없다면 어떤 소설을 쓰고 싶은가?

좋아하는 한국작가?

올해가 가기전에 하고 싶은 거?

내년에 하고 싶은 거?

학교에 와서 하고 싶은거?

작가가 글을 쓸 때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소설이외에 읽은 좋은 책은?

 이었습니다.

김경욱 교수님께서 주로 질문하셨습니다. 

한예종 면접은 어렵고...무섭기로 유명한데, 다행히 서창과는 면접 분위기가 훈훈했습니다.

저도 대답을 굉장히 느리게 하고,  선생님들께서도 질문을 천천히 해주셨습니다.

제가 수면부족으로 인한 기억력감퇴로...얼빵한 대답들만 했는데도 그냥 들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과의 특성상 좋아하는 한국작가의 작품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진부한 대답은 피하시는 것과.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첫 질문이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뭐 했니?라는 질문은

그 사람의 성향과 삶을 알게 해주고, 또 첫인상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들은.... 면접이 끝나고 나서야 했습니다.^^;

서창과는 올해 일차에서 글쓰기 시험을 보지 않아

창의적사고능력시험을 얼마나 잘 보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다행히 서창과는  영어시험도 없고, 자기소개서도 없습니다.

시험이 여러개라 글이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수고하셨어요 ^^

점수도 문제도 모두 2월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구요~

역시 공부도 글쓰기도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제 글은 그저 참고만 하시구요.

저는 정말 어쩌다가 붙어버렸기 때문에- _-; 수기를 쓰는 것 자체가 부끄럽네요

스스로 나이 많으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한예종은 만학도가 많은 편이니 마음 편히 갖고 도전하세요^^

다른 학교의 정시를 쓰시는 분들께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정서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날공주]

언니 축하해요^^ 최종 합격자 다섯명 안에 들었다니 완전 감동인걸요~~♥

[coffee break]

우와 멋있습니다 축하해요 ^_^ 같은 만창5기로써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

[현승은]

언니 멋있어요 ㅠㅠ

[말리]

언니 너무멋있어여... 언니촹이얌.. 언니최고 -.ㅠ 글도 너무너무 잘읽었어요 축하축하!!

[정서]

한예종 준비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구나. 자세히 읽어보니 시험문제도 까다롭고 독창적이다. 멋진걸. ^^ 내공있는 작가가 한예종으로 갔으니, 김애란을 뛰어넘는 문인이 되리라 기대한다. 조만간 동지가 되려나? ^^

[MoCaLoCa]

이제와서 축하한다는 댓글..아아주 뒤늦게 축하..ㅋㅋ

[김미소]

언니 늦었지만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