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LCD업계의 최대 이슈는 ▲세계적 디스플레이 수요부진에 따른 물량 과잉 몸살 ▲3DTV용 기능 구현을 둘러싼 논란 ▲ IPS와 AM-OLED 성능 논쟁 ▲삼성-소니간 디스플레이 합작사 S-LCD의 결별 등으로 요약된다.
무엇보다도 최대 수요처인 LCD TV시장이 전세계적으로 위축되면서 세계 1,2위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모두가 심각한 재고과잉, 매출 위축의 몸살을 겪으며 보낸 한 해였다.
또 3D TV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1,2위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간의 3D디스플레이 논쟁이 최정점에 오른 한 해이기도 했다. 여기에 두 회사간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IPS와 AMOLED방식 디스플레이 선명도 논쟁도 이어졌다.
이 3대 이슈 대결 결과는 전체 시장과 3D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경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우세,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서는 삼성갤럭시스마트폰용 공급으로 힘받은 삼성전자의 승이었다. 결과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판정승이었다.
여기에 세밑에 주목할 만한 뉴스가 나왔다. 지난 2004년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와 소니 간 디스플레이 제조합작사 S-LCD의 합작밀월이 8년 만에 깨졌다는 발표가 나왔다. 업계의 시선은 전세계적인 디스플레이 부진 속에 터진 이 빅뉴스가 향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의 향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리고 있다.
■전세계적인 LCDTV 수요부진에 발목
패널업계의 부진은 전세계최대 LCD TV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현지 LCD패널 생산 공장 투자 지연으로 대변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투자계획을 조절하면서 은인자중하는 가운데 임진년 새해의 도약을 위해 정중동한 한 해였다.
LCD TV시장은 미국, 유럽 경제위기로 급격히 위축됐다. 과거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LCD TV 시장에서의 소비는 사라져 올해는 한 자릿수 성장률에 그칠 전망이다.
LCD패널 업계는 LCD TV 시장 호황으로 투자를 늘린 지 1년만에 TV 시장 부진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재고 문제로 상반기 내내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LCD 공급부족을 탈피하고자 늘렸던 투자는 올들어 공급과잉 사태를 불렀다. 성수기는 실종됐고 가격은 떨어지고 투자는 위축됐다.
증권가가 예상한 디스플레이업계 예상 적자 폭을 보면 삼성전자가 LCD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소형 디스플레이 호조를 반영하면서 4천억원으로 줄였고, LG디스플레이는 8천억원 수준이었다.
시장 위축으로 올 한해 우울한 LCD 업계였지만 소식이었지만 성과도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3D 분야에서 FPR이 선전했으으며 여기에 인플레인스위칭(IPS) 방식에 힘입어 태블릿 시장 최대어인 애플에 더해 기대주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의 최대 패널 공급업체로 등극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 LG디스플레이 8세대 LCD 공장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TV용 LCD 패널 시장 규모는 지난 해보다 축소된 2억700만~2억900만개 규모에 불과했다. 디스플레이서치 정윤성 이사는 “올해 내내 재고 때문에 LCD 패널 업계가 힘들었다”며 “업체의 재고는 보수적으로 운영돼 4분기 들어서는 정상보다 낮은 수준의 재고가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LCD 패널 가격은 소폭 하락세 출발했다. 2분기 반등도 잠깐. 3분기를 지나며 가격은 더 큰 폭으로 꺾였다. 통상 2분기보다 낫다는 성수기 3분기를 앞두고도 가격이 살아나기는 커녕 하락양상을 보였다. 보합세에 들어선 연말에도 큰 폭의 반등 없이 하락, 보합을 반복해 디스플레이 업계의 애간장을 태웠다.
LCD 패널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삼성전자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최근에는 소니와의 합작사인 S-LCD 지분을 100% 인수키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결별로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CD 업계 경기부진 속에서 이뤄진 이 결별은 라인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삼성에게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LG 기술경쟁 3D에서 모바일까지
삼성과 LG는 LCD 시황 악화 속에 매출규모로 볼 대 패널시장의 90%를 차지하는 LCD TV에 3D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결과는 LG디스플레이의 우세승이었다.
삼성전자 임원의 막말 논란으로까지 비화된 3D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안경에 3D 기능을 구현한 액티브 방식으로, LG디스플레이는 패널에 필름을 붙이는 대신 안경은 얇고 가볍게 만든 FPR 방식 등으로 승부를 벌였다.
양사는 자신들의 기술로 최대 시장인 중국, 북미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결과는 LG디스플레이의 우세였다.
이를 보여주듯 중국 시장조사업체 올뷰컨설팅의 조사결과 LG디스플레이 FPR 3D는 지난 1월 3D 시장 4%에 불과했으나 4개월만에 점유율 절반을 넘겼다. 시장조사업체 NPD 자료 기준으로 FPR 3D은 북미 시장에서도 3분기 20%를 훌쩍 넘겼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TV에서 뿐 아니라 태블릿용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둘러싸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최근 선보인 75인치 3D 스마트 TV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연말에 가까워진 4분기에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11월,12월 디스플레이시장은 등장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아마존의 킨들파이어의 들불같은 확산으로 업계와 소비자 모두를 놀래켰다.
11월에 아마존은 7인치 태블릿으로 이 시장에서 10인치 아이패드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LG디스플레이는 10인치면 10인치, 7인치면 7인치 시장에서 고르게 태블릿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눈부신 활약으로 새해 태블릿용 디스플레이시장 점유율 확대를 가속할 동맹군을 확보하며 세밑에 새해를 위한 교두보를 다졌다. 이는 태블릿 시장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아이패드용 패널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마존 킨들파이어, 반스앤노블 누크 등까지 모조리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IHS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는 태블릿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으며 향후에도 태블릿 패널 시장에서 청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 눈부신 활약
양사의 경쟁은 모바일에서도 계속됐다. AH-IPS를 앞세운 LG디스플레이와 AMOLED 강자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기술 논란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을 앞세워 AMOLED에 앞선 진화한 LCD인 AH-IPS가 모바일에 적합하다며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는 LG디스플레이의 공세 속에서도 5.5세대 A2 라인을 가동하며 AMOLED 물량을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브랜드의 자사 스마트폰을 넘어서 올림푸스 카메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등을 새로운 수요제품군으로 덧붙였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5천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1년 동안의 영업이익 3천200억원을 넘겼다. 삼성은 AMOLED에서 삼성전자 이외의 고객사를 우방으로 끌어들이며 고객 수를 늘리며 향후 전망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는 동안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에 이어 킨들파이어, 누크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태블릿 패널 시장을 이끌었다.
IHS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는 태블릿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으며 향후에도 태블릿 패널 시장에서의 성공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사:zd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