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 심 증
1768년에 영국의 의사인 헤버든(William Heberden : 1710-1801)이 하나의 질환으로서 기재한, 일과성 흉통(breast pang)을 주로 한 증후군이다. 그후 관상동맥 질환에서 기인한다는 점이 밝혀져 일과성심근허혈이 원인인 흉통증후군으로서 이해하게 되었다. 즉 급성 관상동맥부전에 의한 일시적인 흉통발작을 말한다. 2차성 관상동맥부전(secondary coronary insufficiency)에 의한 것은 노작성 협심증(exertional angina)이라 하지만, 원발성(1차성)인 것은 노작에 의하여 유발되지 않고, 안정시에 발생하므로 안정시 협심증(angina pectoris decubitus)이라 한다. 이 가운데에는 잠자는 동안 어떤 일정시간에 발병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이형 협심증(variant from of angina)이라 한다. 이것은 비교적 굵은 관상동맥의 연축(spasm)에 의한 것으로, 그때 심전도로 나타내보면 일시적으로 ST가 상승한다. 관상동맥 경화의 죽종(atheroma) 변화와 혈전의 부착 등에 의해 관상동맥 내강이 진행성으로 좁아진 경우에도 안정시 협심증이 나타난다.
관상동맥에 기질적 협착이 있는데 이 협착이 진행성이 아닌 경우는 노작에 의해 협심증이 생겨도 이 증상이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으로 이행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협착이 진행성일 때에는 그것이 완전폐색을 가져오면 심근경색이 된다. 이때 전자를 안정시 협심증이라 하고, 후자를 불안정 협심증이라 한다. 따라서 협심증을 진단할 때 그것이 안정한 것인지 불안정한 것인지를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인
관상동맥은 심근의 수요에 맞춰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데, 거기에 기질적 또는 기계적 협착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혈액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져서 협심증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에 기질적 병변이 있을 때에는 운동 등에 의한 심근의 산소소비량의 증대에 알맞은 만큼의 혈액량을 관류할 수 없으므로 협심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곧 노작을 중지하고 안정을 취하면 수요와 공급 균형은 본래대로 돌아와 흉통발작은 사라진다. 이것은 심근의 산소수요량 증대에 의한 것으로서 2차적 관상동맥부전에 의한 협심증이다. 그러나 관상동맥이 연축을 일으켜 생기는 협심증은 1차적 관상동맥부전에 의한 것으로, 관상동맥의 혈하 공급쪽의 감소로 인해서 발생한다. 이러한 협심 증은 물론 안정시에 볼 수 있다. 전자의 대부분은 관상동맥 경화증(coronary atherosclerosis)에 의한 것이고, 후자의 형태학적 변화에 대해서는 현재도 밝혀지지 않았다.
진단
협심증은 급성 관상동맥부전의 일종인데, 그 임상적 특징은 관상동맥부전의 지속시간이 짧고, 따라서 심근에 허혈로 인한 기질적 상흔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발작적인 흉통만이 유일한 임상적 증상이며 객관적인 특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진단에 어려움이 많다. 문진(inquiry)으로 흉통의 지속시간, 요인 등을 주의깊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협심증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하면 비발작시의 심전도가 정상이어도 협심증으로 진단된다. 또 부하 심전도도 참고가 되는데, 이것이 양성이면 그만큼 협심증이라는 의심이 커진다. 협심증 발작이 있을 때는 심근의 일부에 일시적으로 허혈(ischemia)이 생긴다. 이것은 심전도상 일과성의 ST 저하로서 나타난다. 따라서 협심증 발작시에 심전도를 얻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써 협심증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휴대용 심전계(portable electrocardiography)를 장착하고 다니면서 발작시의 심전도를 기록하면 좋다. 협심증이 확진되면 다음 단계로서 관상동맥조영(coronary arteriography)을 행한다. 이것으로서는 관상동맥의 기질적 협착이 일어난 곳이나 정도를 알 수 있다.
경과와 예후
협심증만으로는 죽는 일은 없으나 이형 협심증에서는 위중한 부정맥이 발생하여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 불안정 협심증이 심근경색으로 이행한다는 것은 이미 앞에 밝혔다. 안정시 협심증은 그 가운데에서 측부순환(collateral circulation)이 충분히 발달하면 발작이 사라진다.
예방과 치료
노작성 협심증을 예방하려면 협심증을 일으킬 만한 노작을 피해야 한다. 또 협심증의 대부분은 관상동맥경화를 기반으로 하여 발생하므로 관상동맥경화를 유발시킬 위험인자를 제거해야 한다. 노작성 협심증을 일으켰을 때에는 발작과 동시에 즉시 노작을 중지한다. 그와 동시에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혀 밑에 삽입한다. 이것은 즉시 점막으로 흡수되므로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난다. 니트로제는 말초동맥의 확장작용이 강해, 그 결과 심장의 후부하, 전부하를 줄여서 심장의 운동량을 감소시키므로 협심증 발작이 가벼워지고 횟수도 줄어든다. 또 관상동맥의 측부순환에 대해서는 확장작용이 있으므로 관상동맥의 혈류량도 증가한다. 그러나 관상동맥 연축에 대해서는 효과가 적다. 이때는 칼슘길항제(calcium antagonist)가 효과적이다. 협심증의 발작을 예방하는 데에도 니트로제를 내복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들은 지속적인 효과가 없으므로 서방[성] 제제(sustained release preparation)가 사용된다. 또 피부로 흡수되도록 도포제나 테이프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칼슘길항제도 심장에 대하여 후부하를 가볍게 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협심증을 예방하는 약으로 쓰인다. 베타 차단제는 심박동수나 심장수축력을 경감시키는 약제이므로, 역시 협심증의 예방약으로 쓰인다.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으로 이행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여러가지 혈소판 억제제를 써야 한다. 관상동맥조영으로 국한성 협착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대동맥과 관상동맥 사이에 풍선을 이용한 경피적 관동맥 확장성형술(percutaneous transluminal coronary angioplasty)이나 관동맥우회 수술을 행한다. 이 방법들에 의해 협심증 발생을 없애고, 심근경색을 예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