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눈 깜박하는 순간(瞬間) 그 짧은 시간을 가리켜 ‘찰나’(刹那)라고 합니다.
손가락 한번 튕기는 시간을 가리켜 ‘탄지’(彈指)라고 합니다.
숨 한 번 쉬는 시간을 ‘순식간’(瞬息間)이라고 하는데 ‘극히 짧은 동안’을 일컫는 말입니다.
반면에 ‘겁’(劫)이란 낱말에 글자 하나 더 붙여 ‘헤아릴 수조차 없이 길고 긴 시간’을 말하는데 ‘영겁’(永劫)이라 합니다.
힌두교에서는 43억2천만 년을 ‘1겁’(劫)이라고 한답니다.
지붕의 낙수(落水/물방울)가 집 한 채 만한 바위를 뚫는 시간을 ‘1겁’(劫)이라고 말합니다.
잠자리가 날갯짓으로 바위를 닳아 없어지게 하는 시간도 ‘1겁’(劫)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엄청 긴 대단한 시간입니다.
상상(想像)조차 불가능한 시간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겁(劫)이라는 인연(因緣)으로 표현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500겁(劫)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을 스칠 수 있다고 했으며, 2,000겁(劫)의 세월이 지나야 사람과 사람이 하루동안 동행(同行)할 수 있는 기회(機會)가 생기고, 5,000겁(劫)의 인연이 되어야 이웃으로 태어 날 수 있답니다.
6,000겁(劫)이 넘는 인연이 되어야 하룻밤을 같이 잘 수 있게 된다고 했고, 억겁(億劫)의 세월을 넘어서야 평생(平生)을 함께 살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아니, 신비스러운 경지에 갇힌 듯 지금의 내 주위에서 스쳐가는 모든 사람들, 참으로 놀라운 인연들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 그것이 스쳐가는 정도의 짧은 인연일지라도 그들은 최소한 1,000겁(劫) 이상을 뛰어넘는 인연으로 만난 귀하고 소중한 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온 몸과 마음과 정성과 시간을 함께한 사랑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분들이십니까?
특히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아내, 남편, 가족들, 친구와 이웃, 모든 지인(知人)들 까지 말씀입니다.
내게 인연이란 이름으로 만난 모든 이들에게 더욱 더 아끼고 보듬고 사랑해야겠습니다.
반갑게 만나는 우리들의 인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행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