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적 인내가 만들어낸 컨템포러리 댄스의 걸작~
2013년 6월 22(토), 23(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버즈 아이 뷰』2013년 판이 공연되었다.
매번 버전을 달리하며 이 년여 기간 동안 오십 여회의 시리즈물로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임학선 댄스 위’의 존중받아 마땅한 이 시대의 명작의 하나로 등재되었다.
1984년 임학선무용단으로 출발한 임학선(성균관대 무용과 교수)의 ‘댄스위’는 성균관대 무용과 출신 주축의 서울시 지정 전문 무용단이다. 04년 ‘임학선 댄스 위’로 개명한 이후, 이 무용단은 다양한 소재개발과 독창적 표현기법으로 새로운 춤 형식을 구축하고 있다.
안무가는 창단 초기의 토속적 창작무에서 서정적 일상으로 춤 세계를 넓혀왔고, 새 밀레니엄에는 석존학(釋尊學)까지 소재를 확장, 『공자』로 폭발적 화제를 모았다. ‘사람은 누구나 비상을 꿈꾼다’라는 주제의 이 작품은 깔끔한 신선미로 관객을 미혹했다.
임학선의 춤 실험실, ‘두리춤터’ 작업의 성과물인 『버즈 아이 뷰』는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엄청난 토의 시간, 세부적인 디테일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하는 안무가 임학선의 명작을 향한 집념과 카리스마, 강낙현 연출의 브레인스토밍 중시의 확고한 의지의 결과이다.
영속적 예술의 상부구조의 ‘위’를 위한 뿌리(전통)를 중시한 창조적 몸짓의『버즈 아이 뷰』는 비주얼의 과도사용이 아닌 내면으로부터 투사되는 빛과 그림자, 여유와 비움의 미학을 보여준다. 소박하면서도 절대 소박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명품의 일면이다.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임학선 안무작, 『버즈 아이 뷰』는 새(인간)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춤의 응집체로서 역사와 자연이 자연스럽게 스쳐간다. 장르 간 경계허물기, 호흡법에 기초한 안무, 철학적 상상은 새로운 춤 영역의 확장, 프레임을 뛰어넘는 과감성을 보인다.
예작(藝作)의 전범(典範)이 된 『버즈 아이 뷰』는 이 시대를 기억하는 키 워드로 자리 잡는다. 인접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며 영국에서 시각디자인, 영화, 공연예술학 전공의 연출가 강낙현이 가세한 이 작품은 영화와 공연예술을 접목시킨 신 개념의 융복합작품이다.
이 작품의 노련함와 성숙미를 돋보이게 하는 또 하나의 장치로서 음악이 기능한다. 춤과 영상의 앙상불에 런던예술학파의 엄격한 내재율과 성실함이 돋보이는 음악이 합세하고, 롯데 뮤직 페스티벌 대상의 드럼 박승수, 한양재즈콩쿨 대상의 박일의 연주가 품격을 높힌다.
『버즈 아이 뷰』의 이면, 영국 골드 스미스 대학 출신 작곡가 고지인의 열정이 내재된 작곡 음악이 섬세한 감정을 파고든다. 사유적 춤을 주도하는 그녀의 사운드는 영국 Sound, Music and Moving-Thinking Body와의 협연 경험을 공유, 창작무의 지평을 넓힌다.
런던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한 뮤지션 조형주(Sanai Joe) 역시 이번 공연에서 탁월한 연주실력을 발휘했다. 현재 런던에서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연출가와 삼년이상의 호흡을 맞추어온 베테랑으로 다름의 가치를 만들어낸 주인공 중의 한 명이다.
새와 자연에 대한 성찰은 동 시대적인 우울, 거칠고 바쁜 현대 도시의 일상과 대비되면서 ‘반성과 회고’의 서(序)를 능수능란한 춤 테크닉으로 춤창작의 모범답안을 제공한다. 공연 이후의 검증작업과 평가, 또 다른 버전을 위한 연구 작업 역시 이 무용단의 특징이다.
협동안무의 김영은과 정보경, 앞선 춤 연기자 김수정과 박지선, 남성무의 핵심 조인호와 김주빈, 떠오르는 춤 연기자 이혜민, 김라희, 김동민, 조민아, 김세정, 든든한 후배 춤꾼 임혜지,전건우,이혜준,이한울,노수진,최윤정,선은지,김현우,김시원,최종인은 기꺼이 새가 되었다.
『버즈 아이 뷰』의 격상은 고도의 참을성이 만들어낸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테마와 창작의도에 부합되는 모든 장치의 배치, 극적 긴장감과 상징성을 위한 춤 요소 배치, 사운드(음향, 효과음악, 음악, 연주) 배치, 다양한 춤 연기로 안무와 연출 스타일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이 작품은 ‘바다새’, ‘새벽’, ‘아침에’, ‘응시’, ‘밤바다’, ‘짝지음’, ‘절벽으로’, ‘둥지’, ‘그리고, 날다’의 여덟 장면으로 구성되어있다. 밀도감 있는 안무는 공간구성, 의미를 실은 다양한 무브먼트, 라이브 연주, 심리감을 살리는 적절한 조명의 도움으로 완성도를 높혀간다.
현대인의 꿈과 이상이 모험과 도전을 통해 완성된다는 안무가의 안목은 공존공영의 비상을 꽤하는 ‘솔개’의 우화를 ‘유쾌한 상상’으로 써내게 한다. 서정적 판타지를 연상시키는 메트로놈 소리, 바다 위를 조망하는 그랑블루, 이 대하 시(詩)는 신비의 색깔을 하나씩 보여준다.
실험적 영상, 사고적 연출, 정교한 안무, 춤꾼들의 조화로운 일체감 등은 『버즈 아이 뷰』의 희망의 메시지를 뒷받침한다. 차별화되는 명작을 직조한 ‘임학선 댄스 위’의 멤버들에게 존중의 마음을 갖는다. ‘두리춤터’의 영웅들, 그들의 건투를 빈다.
(공연모습 더보기~)
<장석용 문화비평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언제나 다정한 벗 여수인터넷뉴스
여수시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열어갑니다.
기사제보/취재요청 061) 691-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