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번식 문제 ,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섹스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가축화하면 상당한 가치를 지닐 가능성이 크지만
남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교미하는 걸 꺼리는 동물종도 적지 않다.
육상동물 중 가장 빠른 치타를 수천 년 전부터 가축화하려고 온갖시도를 다했지만,
결국 실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길들인 치타는 고대 이집트와 아시리아에서,
그 이후에는 인도에서 개보다 훨씬 뛰어난 사냥 도우미로 소중하게 여겨졌다.
인도 무굴 제국의 한 황제는 무려 1,000마리의 치타를 한 울타리에 가둬놓고 길렀다.
그러나 부유한 많은 군주들이 치타의 인공번식(captive breeding)에 엄청나게 투자했지만,
그들이 보유한 치타는 야생에서 포획한 뒤 길들인 치타가 전부였다.
요컨대 치타를 통제된 환경에서 번식시키려던 군주들의 노력은 번번이 실패했고,
현대 동물원의 생물학자들도 1960년대에야 새끼 치타를 낳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야생에서는 서너 마리의 수컷 치타가 한 마리의 암컷을 며칠 동안 뒤쫓는다.
암컷이 배라나거나 교미할 준비를 마치려면,
그렇게 먼 거리를 쫓고 쫓기는 험난한 구애 과정이 필요한 듯하다.
두리에 갇힌 치타는 이런 복잡한 구애 행위를 좀처럼 ㅁ시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안데스 지역의 야생 낙타 비쿠냐를 번식시키려던 계획도 유사한 문제로 실패했다.
비쿠냐의 털은 동물 털 중에서 가장 보드랍고 가벼워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고대 잋카인은 야생 비쿠냐를 울타리에 몰아놓고 털을 깎은 다음 다시 풀어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오늘날의 상인들도 이 고급스러운 털을 얻으려면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거나, 야생 비쿠냐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강력한 동기에도 불구하고,
비쿠냐를 가두어 기르며 텰을 얻고 번식시키려던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비쿠냐는 짝짓기 전에 복잡하고 긴 구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울타리 안에서는 그런 과정이 불가능한 것도 여러 원인 중 하나이다.
또 수컷 비쿠냐가 주변에 있는 다른 수컷의 존재를 용납하지 앟기 때문이기도 하다
먹이를 먹는 영역과 잠을 자는 영역을 따로 두는 습성도 인공 번식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포악한 성격, 당연한 말이겠지만, 몸집이 큰 포유동물은 거의 전부가 인간을 죽일 수 있다.
돼지와 말, 낙타 소에게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성격이 유달리 포악해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대형 동물도 있다.
다른 면에서는 가축화하기에 이상적인 후보이지만,
인간을 죽이는 경향 때문에 가축화하지 못한 후보가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예가 회색곰이다.
곰 고기는 값비싼 별미인 데다 회색곰은 체중이 무려 770킬로그램까지 나간다.
게다가(무시무시한 사냥꾼이기도 하지만) 주로 채식을 하고, 먹는 풀을 가리지 않으며,
인간이 남긴 쓰레기도 잘 먹고(그래서 예로스톤과 그레이셔국립공원에서 물제를 일으킨다),
비교적 성장 속도도 빠른 편이다.
따라서 회색곰이 갇힌 상태에서도 얌전히 행동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육용 동물이 될 것이다.
일본의 아이누족은 의식이 일종으로 새끼 희색곰을 기르며 그 실험을 해보았다.
하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로, 아이누족은 새끼 곰이 한 살 쯤 되면 잡아먹는 편이 낫다는 걸 알게 되었다.
회색곰은 그 이상으로 키우는 건 자살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하기야 나 역시 성년이 되도록 길들여서 유순한 회색곰을 본 적이 없다.
다른 면에서는 이상적인 후보이지만 똑같은 정도의 명백한 이유로
가축화하지 못한 또 다른 예로 아프리카물소가 있다.
아프리카물소는 1톤까지 무척 빨리 자라고, 무리를 지어 살며, 무리 내에서의 위계질서가 분명하다.
이런 특성의 장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기로하자.
그러나 아프리카물소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대형 포유동물로 알려졋다.
그 때문인지 아프리카 물소를 가축화라려던 무모한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죽거나,
그렇지 않으면 물소가 다 커서 포악해지기 전에 먼저 죽여야 했다.
체중이 4톤에 가깝고 최식동물인 하마도 비슷해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다면 외양간을 차지하는 대단히 유익한 가축이 되었을 것이다
하마는 아프리카에서 매년 사자를 포함해 어떤 포유동물보다 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동물이다.
포악하기로 유명한 이런 후보들이 가축화되지 않았다고 놀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험성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후보도 있다.
예컨대 8종의 야생 말과(科) 동물(말과 그 친척)은 성격이 천ㅊ차만별이지만 ,
8종 모두가 유전자적으로 무척 가까워 이종교배를 하면 건강한 새끼를 낳을 수 잇다.
(하지만 생식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중 2종, 즉 말고 북아프리카나귀(당나귀의 조상)는 성공적으로 가축화되었다.
'오나거(onager)'라고도 알려진 아시아나귀는 북아프리카나귀와 관계가 무척 가깝다.
아시아나귀의 고향에 서구 문명과 가축화의 요람인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고대인이 오나거로 광범위한 실험을 해보았을 게 분명하다.
수메르와 그 이후의 문명이 남긴 그림들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오나거를 일상적으로 사냥햇을 뿐만 아니라 포획해 당나귀나 말과 교배시켰다.
고대의 그림에서 말처럼 생기고, 사람이 등에 올라타 이동하거나 수례를 끄는데 이용한 동물은
오나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로마인부터 현대의 동물원사육사까지 오나거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은
오나거의 불끈하는 성질과 걸핏하면 사람을 무는 포악한 습관을 한목소리로 한탄한다.
그 때문에 다른 면에서는 조상인 당나귀와 비슷하면서도 오나거는 가축화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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