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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4일, 코스모스 35인승 도서관차을 구입하여 한달정도 개조보수한 후 처음으로 캠핑을 갔었습니다.
첫캠핑을 버스로 했으니 간이 부었어도 이만저만 부었던게 아니지요. (지금은 2만원짜리 설겆이망도 살까말까..고민만 일년째 하다가 모까페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허접한 걸 가지고 다니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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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한 캠핑이 이제 4년째..
100번째 캠핑 때는 누가 케익을 사준다고..... 하는 말이 오가고 있으니 그동안 참... (노는데)애 많이 썼습니다... ^^;;
질문 : '왜 캠핑장 후기를 쓰는데 아무도 관심없는 부게의 첫캠핑을 서두로 꺼내나요?"
답 : "나그네 캠핑장 체험후기를 쓰려는데 글쓴이의 경험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줘야 읽는 사람의 이해도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자랑도 쬐끔하고...ㅎㅎ)
"
그동안 다녔던 여러 캠핑장 중에서 캠퍼들이 선호하는 캠핑장은 무엇이고 그것이 "나그네 캠핑장"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선호하는 캠핑장을 선택하는 것보다 선호하지 않는 캠핑장을 피해가는 경향이 더 있다는 생각을 했네요.
그러니까 제 스타일은 이제까지 100% 만족했던 캠핑장은 없었고, 5-60%만 만족하면 좋은 것을 확대해석해서 가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어디가 좋아요?"라고 질문을 하면 "여기는 이래서 좋고 저기는 저래서 좋아요.. 다 좋습니다." 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 꼭 사족을 답니다. "청원에 있는 아*프로방스는 반대하고 싶구요~ 적*강캠핑장은 땡볕입니다. 벌*캠핑장은 사장님 친절하고 샤워장이랑 개수대는 진짜 좋은데.. 그게 다구요..." 이런 식으로......
왜 사족을 다는지 생각해보니 요즘 캠핑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는 시장이고, 그러니까 자기가 만족하는 곳은 다른 사람도 만족해서 예약이 힘들기 때문에 그리 나쁘지 않으면 가라고 하게 되고, 그런데 그러다가 불만족스러운 캠핑장을 가게되는 경우가 생길까봐 그러지요~
어떻게 생각하면 "캠핑장이 다 그렇죠.. 뭐....ㅎㅎ"라는 평가라는...
서론이 길었습니다.
"나그네 캠핑장"에서 초청캠핑을 한다는 "바람처럼"님의 글을 읽고 주저없이 전화통화를 통해서 사이트를 예약 했습니다.
잠시 후 예약 확인 문자가 왔습니다.
"나그네입니다. 11.9-11일 사이트 3,4,8,9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난... 두가족이라고 했는데... 전화확인해 보니 사이트가 좁을 것 같아서 넓게 쓰시라고 두개씩 준다는 의미~
순간 '사이트가 얼마나 좁길래.....' 라는 우려와 함께 9개 사이트 중에서 4개를 받으면 절반인데... 하는 미안함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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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자리표에서 3,4,8,9번을 사용했다. 그런데 9번에 오픈에어 라운지+버팔로 베스티블을 설치하고 8번에 듀랑고를 설치했다.
그리고 3,4사이트는 텅~ 비워두었다. 빈자리에 충캠회원님들을 모시고 싶었으니 비예보에 다들 몸을 사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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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사이트에 라운지+베스티블 설치한 사진 8번사이트에 듀랑고를 설치한 사진
사장님이 걱정했던 것보다 사이트가 컸다. 거실텐트 설치하고 화로대 설치하면 딱 맞을 사이트 크기이다.
문제는 여름인데 여름에는 많이들 타프를 설치하지 않는가? 그런데 3,4,9번을 제외하고는 나무가 무성해서 타프가 필요없다.
3,4,9번은 1/3정도가 해가 들것으로 예상된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남쪽이다.
캠핑장 사이트 전경은 맨 윗 사진인데 9번사이트는 잘려서 안보인다. 여기에 "텐트를 9개 치면 답답하지 않을까요?" 한마디 했더니 " 2개는 예약을 안받으려구요..."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미 사이트10개 중 한개는 공터로 지정해 놓았건만.......
이쯤에서 사장님 소개.
32세의 인상좋은 총각 사장님.
펜션을 운영한지는 일년정도 되었고 펜션자리는 예전 고향집 자리란다.
형님이 바로 옆땅에서 조경회사를 운영하시고 아버님도 같이 계신다.
사장님과 얼마정도 대화를 나누어보면서 마음을 느껴보니 "고객 충성도"가 대단하다.
그래서 "금요일에 들어오신 분은 토요일 나가실때 시간제한을 안두려고 합니다. 토요일에 너무 늦게 나가서 토-일 손님을 못받아도 그건 제가 포기해야지요....." 이런 소리도 한다.
금산 드림빌 처럼 사장님 인상이 좋아서 가는 캠핑장도 있는데 여기 사장님이 한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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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계룡시를 거쳐 논산시 연산면 방향으로 가다가 시골길로 들어서면 나그네캠핑장을 안내하는 수제작 표지판이 보인다.그러면서 노거수 세그루가 순차적으로 보인다. 위 사진 좌측의 나무는 200살 되신 팽나무라는 안내석이 있었는데 다른 두 나무는 안내문이 없어 잘모르겠다. 캠핑장에서 가장 가까운 나무는 우측의 나무인데, 두 그루가 같이 딱 붙어있다. 몇백년 동안 같이 살아온 두 그루가 주는 느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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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을 좀 편하게 보낼 요령으로 목요일에 미리 사이트를 구축했다. 대전 갈마동에서 50분, 서대전 IC에서 30분 걸렸다.
도착하니 사장님과 나그네가 맞아준다. 사진의 강아지 이름이 "나그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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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그네"에요... 저는 주말이 좋아요~ 저를 사랑해주는 어린 캠퍼들이 오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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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미루"고요, 저는 "은하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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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원이(7살,여)는 밥만 먹으면 "미루"에게 가서 놀았다. (위 사진은 서곡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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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동원이(5살,남)는 사이트 둘레 배수로에 가득찬 낙엽을 헤치며 놀았고.... 이 사진은 개수대 쪽 펜션 입구 바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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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가게 되면서 주말 날씨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캠핑다녀온 날부터 다음주말 날씨를 보게되는데 토-일 비가온다고 했네요.
비온다고 캠핑을 못하지는 않겠지만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의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네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담아올 수 있는 가을오후였습니다. 하늘이... 끝내줍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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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캠핑을 계획하고 텐트안에서 놀거리를 준비하다가 글루건으로 이것저것 붙여가면서 놀면 재미있다고 하는 정보를 입수하고 글루건을 준비해갔습니다. 그래서 만든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아직 글루건을 다루기에는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의 입과 저의 손이 협동해서 만든 작품들입니다.
좌측 위의 작품이름은 "요술봉을 들고 의자에 앉아있는 요정" 이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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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반대편으로 오면 산책로가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따스한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입니다.
사진찍는 위치 우편에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신나님 가족과 산책을 하면서 "펜션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계곡도 있고, 연못도 있고, 산책로도 있고, 등산로도 있고, 도서관과 영화관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네....."하는 말을 했습니다.
캠핑장이 마음에 들어 긍정적으로 바라보니 다 좋게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조금 삐딱하게 보면 "다 있긴 있는데 2%씩 부족하네......"라고도 말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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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패밀리" 마치 펜션에 놀러온 듯한 설정....ㅎㅎ
"나그네 캠핑장"은 "나무愛 펜션"과 같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펜션이 3동이 있네요.
이 펜션들도 자연과 잘 조화되게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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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갔었던 캠핑장에는 해먹을 걸기가 마땅치 않아 해먹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간만에 해먹을 걸어봤네요.
캠핑장에 굵은 나무들이 많아 해먹을 걸기에 좋습니다.
애들이 강아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서 해먹까지는 필요없었는데 나무가 아까워서 걸어봤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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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뒤, 언덕입니다. 둘째 동원이의 뒷모습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딩크족으로 살겠다는 나의 신념은 어디가고 이렇게 팔불출이 되어 살고 있네요.. ^^;;
금요일 밤에 바람이 무섭게 불어서 토요일에는 철수를 했습니다. 캠핑때 제일 무서운게 바람입니다. -_-;;
전체적인 평가는 누가 "캠핑장 추천 좀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나그네 캠핑장 가세요~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그네 캠핑장 추천해서 욕은 안먹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장님 보면 서운하실 부분이겠지만 꼭 집어 추천하기를 꺼려하는 저로서는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현재 9사이트가 있고 운영이 잘 되면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30개 사이트 정도는 충분히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수대, 화장실, 놀이터 정도는 더 있어야 될 듯 합니다.
요즘 캠핑 다니면서 "캠핑레시피"라고 작명한 캠핑일정표를 만드는 습관이 생겼는데 "나그네 캠핑장"에 어울리는 "캠핑레시피"는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우리 가족에 해당되는 레시피입니다.
토요일
14:00 캠핑장 도착
14:00 - 16:00 사이트 구축, 영화보기
16:00 - 18:00 식사준비, 강아지와 놀기, 해먹타기
18:00 - 19:00 식사
19:00 - 21:00 화로대 주변에서 불장난, 불꽃놀이
21:00 - 22:00 세면, 취침준비(잠옷,책읽기)
22:00 아이들 취침
22:00 - 24:00 어른들만의 시간
24:00 어른들 취침
일요일
06:00 어른들 기상
06:00 - 07:00 새벽산책 및 하루의 준비
07:00 아이들 기상
07:00 - 08:00 식사준비, 세면, 옷갈아입기
08:00 - 09:00 식사
09:00 - 10:00 산책
10:00 - 11:00 글루건을 이용한 만들기
11:00 - 12:00 작은 도서관에서 책읽기
12:00 - 13:00 식사준비
13:00 - 14:00 식사
14:00 - 15:00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 해주기
15:00 - 16:00 사이트 정리, 영화보기
16:00 - 17:00 귀가
항상 그렇듯이 계획대로 한 적은 없습니다만, 그런데.... 계획은 정말 꾸준하게 세웁니다. ㅎㅎ
에피소드 No.1
금요일 밤에 먹기 위해 감자탕을 준비해 갔습니다. 등뼈를 4kg나 준비했지요~
감자탕 그까지거.... 금방 합니다.
세시간동안 찬물에서 피를 빼고, 15분 데친 후, 생강, 대파, 올리브 잎 등을 넣고 한시간 반을 끓입니다.
양념장도 고추장, 된장, 간장, 참기름, 다진마늘을 섞어서 준비하고, 감자도 12개 깎고 마늘, 대파 등등을 준비합니다.
커다란 들통이 없어 프랑스군 대형 반합과 제일 큰 코펠에 둘로 나누어서 "고군분투"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하면, 캠핑장에 도착해서는 감자탕의 화룡점정인 양념장과 감자 등만 넣고 감자가 익을때까지만 끓인 후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차에 실을때 양 손에 반합과 코펠을 들고 차로 향했지요~~~ 문제는 캠핑장에 와서 보니 양념장과 감자 등을 넣은 봉지를 놓고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라면스프로 대신했습니다. -_-;;;
ps. 작년에 사내리로 캠핑갈때 텐트를 놓고 갔었는데, 그때보다 상실감이 더 크더군요...... -_-;;;
에피소드 No.2
예원이가 배고프다고 간식달라고 해서 "쿨러에 건포도 식빵있으니 하나만 먹어~~~ 동원이도 하나 주고...."
잠시후 예원이가 강아지 미루 옆에 식빵 봉지를 들고 서 있더군요...
"예원아... 그거 강아지 주면 안돼.... 아빠도 먹어야 해......."
"(짜증섞인 목소리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어...."
'그 식빵.... 생활협동조합에서 우리밀로 만든.... 유기농 식빵인데............ 그리고 지금 먹을거 그거 밖에 없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