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없이 저렴하게 내 집 마련하는 지역주택조합 인기
토지매입 여부가 관건, 신탁사 자금관리하면 안정성 높아
최근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공동구매처럼 무주택자들이 모여 아파트를 공급하는 지역조합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세보다 10~20% 싸게 매입할 수 있는 지역조합주택이 틈새시장으로 내 집 마련의 대안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요즘에는 대형건설사들도 지역주택조합 수주에 적극 뛰어들면서 속속 조합원 모집에 나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사업이 무산되면서 고스란히 조합원이 떠안는 경우도 있고 사업 지연으로 오히려 투자금액이 늘어나는 등 피해가 속출해 정부의 안전장치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솔솔 나오고 있다.
◇주변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해 인기
지역주택조합이란 특정지역 내 무주택자 등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지 않았지만 지역주민끼리 조합을 만들어 새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조합원이 되려면 해당 지역이나 인접 시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시민 중 만 19세 이상의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가구주이어야 한다.
지역조합주택이 관심을 끄는 건 주변시세보다 아파트 값이 저렴하다는 데 있다. 시행사의 이윤이나 분양 마케팅 등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조합원으로 직접 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싸게 책정된다.
또한 일정 자격 요건만 갖추면 청약통장 없이도 좋은 입지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무주택자가 직접 지주가 돼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라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정비구역 지정이나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아파트는 일반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최근 조합원 모집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전세난에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지역주택주택의 인기는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경기도 평택 지제역 인근에서 조합원 모집에 나선 한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에게 은행 계좌 입금 순서대로 동, 호수 선택권을 주기로 하면서 은행 전산망이 2시간 정도 마비됐다. 또 대구 달서구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프리미엄이 1000만 원 붙었으며 일부 지방에서는 조합원 모집에는 ‘밤샘 줄서기’는 물론 속칭 ‘줄 값’이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다.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토지매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사용동의서가 철회되면서 사업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또 다른 지역조합주택은 추가분담금만 2억 원이 넘게 나오면서 입주를 못하고 소송만 수년째 하는 곳도 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계약금만 받고 사라지는 곳도 빈번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곳도 많아 주의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지역조합주택은 ‘조합원 모집(통상 50% 이상)→부지매입→조합설립인가→사업승인→착공→입주’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지역주택조합 성공투자의 관건은 조합의 투명성과 빠른 추진단계, 토지매입 완료”라며 “조합원 가입 전에 조합원간의 갈등은 없는지, 토지매입을 완료했는지 등의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워낙 사업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적어도 지구단위계획이 나온 곳을 알아봐야 안정하고 KB부동산신탁이나 대한토지신탁 같은 ‘신탁사’가 자금 관리하는 조합을 선택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