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기다리며
문/화/난/장정병열 문화신포니에타단장
입력날짜 : 2012. 10.16. 00:00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라는 아시아 문화수도 거점이자 국내 최대 문화시설로 자리매김 한다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발표된 지 10년이 흘렀다.
당초 완공시한인 2012년 초는 이미 한참 지나가버렸다. 현재 아시아문화개발원도 설립하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윤곽과 운영을 위한 로드맵도 가시화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사기간 지연, 예산부족 등 들려오는 소식과 피부의 느낌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듯하다.
토론회도 많고 말이 무성한 가운데 지하에서 거의 모든 골조가 완성되었다고 하지만 현재 눈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철재 방벽과 틈사이로 보이는 휑한 공사장이다. ‘가시화되고 있다’라는 참으로 애매모호한 단어가 지닌 정확한 속 모습이 무엇일까.
그동안 말썽 많던 보존건물의 설계와 활용방안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외국의 수 백년 된 역사적 건물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보존되고 있을까….
운영방안의 세부 구성과 준비도 활발하고 국제공모를 통해 외국인 예술 감독도 선임했으며, 예술극장은 개관작품도 국제공모를 통해 세계적 ‘메가브랜드’ 1편과 중극장 공연작 2편을 제작한다고 한다.
전 국민이 알고 나만 모르는 용어인지 알 수 없으나, 이를 위해 설립된 아시아문화개발원, 아시아문화정보원은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아시아예술커뮤니티, 아카이브, 네트워크, 콘텐츠, 메가브랜드, 예술치유, 민주평화교류원 등 여러 분야의 자원을 수집한다고 한다.
불과 1년 남짓 남은 2014년 한 해에 문화전당 방문객은 25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현재 철책으로 둘러싸인 공사가 끝나고 하루에 7천명에 가까운 수가 금남로 문화의 전당을 일 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문을 한다는 것이다.
이야기 중에 눈에 띄는 고용창출 11만2천명, 생산유발 효과 8조7천억원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여수세계박람회, F1 대회 등을 볼 때 정부의 발표가 잘 맞았었는지 의문이다. 문화전당은 그것들과 다르다고 하려나….
한 술 더 떠서 KTX 호남선이 완공되면, 또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개최 되면, .... , 고용산업 효과는 더욱 신장 될 전망이라 한다.
전당의 인력채용 규모가 300여명이라는데, 고용창출도 좋지만 그 많은 인건비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누가 개인적으로 낼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이병훈 전 단장은 “지역의 젊은 인재들을 위한 별도의 채용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2개월 만에 김종율 현 단장은 “전당은 지역에 매몰되는 하나의 건물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백지화했다고 한다. 실무책임자 한명이 바뀌어도 정책과 존재여부까지 바뀌는데, 불과 2달 남짓 뒤에 탄생할 새로운 정부에서는 더 좋은 쪽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까?
이미 지나버린 목표는 잊어버리고 늦춰 잡은 완성 목표가 정해져 있다지만, 며칠 뒤에 바뀌는 정권과 함께 출렁이는 문화사업은 더욱 알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공연은 7시에서 8시 사이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공연시작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겨우 주차하고, 좌석을 찾아서 공연 감상 준비를 할 수 있다. 공연을 보기위해 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한두 시간 전에 집에서 출발 할 것인가? ‘신성한 지역에 웬 주차장이냐’는 말도 오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차장은 충분한가? 하물며 광주 시민이야 지역 사정을 알아서 1시간 이상 먼저 집에서 나선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시아 문화 중심인 만큼 외지에서 오는 손님의 경우에 고속도로에서 시내 진입을 위하여 서광주, 동광주 진입로에서 퇴근 혼잡으로 인한 정체와 금남로 정체에서 1시간 이상 소비 한다면, 이미 공연은 끝날 것이다.
몇 시간 전에 아니면 전날 에 와서 공연을 기다릴까? 많은 사람들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금남로는 여전히 교통지옥이다.
한 술 더 떠서 찬물을 끼얹는지는 몰라도 서울의 유명 기획사들이 전국 순회공연을 준비하면서 광주는 제외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공연과 문화도시, 아시아문화수도라는 말은 별개인 모양이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