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산행기종점 : 전남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 태안사
02. 산행일자 : 2020년 10월 18일(일)
03. 산행날씨 : 맑음
04. 산행지도
05. 산행코스 : 태안사 능파각--->봉서암--->성기암 입구(출임금지)--->외사리재--->묘지--->봉두산 직전 전망대--->봉두산 정상--->폐헬기장--->북봉--->폐헬기장--->급경사 산죽지대--->임도--->농장 및 사방댐--->절재--->태안사
06. 산행거리 및 시간 : 10K, 4시간 30분(중식 포함, 경내 관람)
07. 산행소감 : 서순천 IC를 내려와 국도를 끼고 고개를 넘을 때 운무가 가득해 오늘 산행도 제대로 되지 않겠다는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꼭 10년전 태안사 주산인 봉두산을 오르려고 태안사에 도착하자 비가 내렸습니다. 곧 비가 그쳤지만 운무 가득한 산,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 하였습니다. 결핍으로 인해 봉두산 정상에서의 조망을 더욱 보고싶었습니다.
산도 좋고 절도 좋은 곳이 전국에 비일비재합니다만 봉두산보다 태안사가 더 좋아보였습니다. 이 둘을 어찌 가를 수 있겠습니까마는 오늘 아침 안개가 막 걷힌 태안사 연못가에서 경내 사찰과 그 뒤의 능선이 얼마나 조화롭고 평화로운지 글자대로 크게(泰) 편안(安)하여 연못의 금붕어처럼 느긋하게 못가를 돌았습니다.
당나라 지장에겐 신라의 3명의 제자가 있었으니 도의, 홍척, 혜철이 그들입니다. 도의는 처음으로 9산선문 중 장흥 보림사 가지산파를 창건하였고 홍척은 실상사의 실상산파를 개창하였으며 혜철은 여기 태안사 동리산파를 열었습니다. 가지산파를 연 도의의 제자가 염거이고 염거의 제자가 체징으로 이어져 오늘날 우리의 조계종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9산선문의 입장에서 보면 태안사는 불교 조계종의 법맥인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고 풍수지리학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답니다. 태안사를 개창한 혜철을 찾아온 제자가 바로 우리 풍수지리학의 비조인 도선인데 이 사찰에만 10년 주석하였답니다. 풍수학은 크게 형국론, 이기론, 자생론으로 세분되는데 앞의 2개는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고 마지막 자생풍수가 도선이 주창한 이론입니다. 형국론은 산세를 보고 금계포란형이라는 둥 오동봉서형이라는 둥 하는 것인데 수백가지 형이 있지요. 이기론은 방향과 때를 중시하는 이론으로 음양오행을 강조하는 사상이고요. 자생론은 우리 산하의 아픈 곳, 탈이 난 곳을 치유하기 위한 비보적 풍수이지요. 아무튼 도선국사의 체취를 느낄 수 없었으나 봉두산의 봉두는 분명히 산의 형태가 봉의 머리 모습이라는 점에서 명명하였을 것이고 봉은 오동나무에만 깃드니 동리라고 한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동파의 "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것은 몸이 이 산에 있어서라네)에서 보듯 산 속에서 봉두산의 전모를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해도 산길은 오동나무 속(桐裏)처럼 아늑하였습니다. 물론 정상보다 정상 직전의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일품이었습니다. 비록 낯익은 산야는 백운산과 조계산을 제외하고는 없었지만.
10년전 조태일문학관도 폐관하여 보지 못했는데 오늘 원을 풀었습니다. 시인은 태안산 대처승의 아들로 태안사 절에서 태어났지요. 생존시 민주인사의 가족들을 음으로 잘 돌본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고 그의 시 중 <국토순례>는 남성미가 넘쳐 암송은 잘 되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시였습니다.
"발바닥이 다달아 새살이 돋도록 우리는 우리의 땅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숨결이 다 타올라 새 숨결이 열리도록 우리는 우리들의 하늘 밑을 서성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본 절과는 줄잡아 1k 밖에 세워진 일주문. 9산선문의 하나임을 나타내는 동리산문. 천겁을 지나도 오래지 않아
누구글씬지 낙관은 없지만 명필임에 틀림없습니다
능파각입니다. 태안사의 랜드마크. 계곡에 세워진 정자 겸 다리
능파각을 지나 본 절로 다가서자 오랜 수목이 청정해 보였습니다
저 계단으로 바로 올라가 산행부터 하려다가 발길을 돌려 절부터 구경하였습니다. 아침 조용할 때 말입니다
본 절 앞에 연못이 있는 절은 옛날 칠불암과 옛날 불국사 정도인데...무영탑 같은 게 생각났습니다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10년전 비올 때도 좋았는데...
다리를 건너가 보았습니다
탑 앞에선 본 사찰과 멀리 보이는 능선이 참으로 아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오후에 저 능선을 걷게 되겠지요
일주문도 좋았습니다
해강 김규진 글씨같습니다
최근 불사를 한 것같습니다
보물이 5점 있는데 여기에 2점이 있네요
고려시대 이 절을 중창한 스님이네요
탑이고
탑비인데 귀부는 소실되었는지...
평소 내가 좋아하는 구절인데...일전 만일사에서도 보았는데
동종도 보물인데 이건 새 것같아요
이 이상은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출입제한
범꽃의 꼬리
천불전에 가 보았지요
봉서암으로 갑니다
국화가 환하게 반깁니다
봉서암에서 바라본 맞은 편 능선. 봉이 깃든 곳이라 그런지 산새가 아늑합니다
외사리재로 향해 갑니다
가는 걸음에 성기암도 보고 가려했는데 저렇게 경고판이 있어 포기하고 바로 산으로 들어갑니다. 암자 이름도 좀 그렇습니다
외사리재에서 혈기장으로 가 봅니다
헬기장엔 교목들이 점거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보니
건너편에 삼산인듯 우뚝해 보입니다. 그 뒤 좌측으로 희야산, 그 뒤로 모후산인듯
산불이 발생한 곳에서 다시
삼산, 모후산을 봅니다
산죽지대가 종종 등장합니다
마애불인데 마모가 극심합니다
산소가 보이고
니머꼬 위로 올라가
저 멀리 아득하게 백운산이
개성이 강한 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정상부
정상부의 조망도 제한적입니다
저 멀리 남쪽으로 조계산인지
북동쪽으로 가는데 길도 괜찮은 편
국제신문이 저기가 북봉이라 명명하였네요
여기 삼거리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좌측으로 진입
노각나무
다시 산죽이 있는 곳, 급경사지대
편백군락
무덤지나고
임도와 합류해 내려가면
좀 더 큰 임도와 만나 좌측으로 임도를 걷습니다
쑥부쟁이와 나비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절재로 갑니다
농가를 지나와 되돌아본 모습
참취
여기가 절재
불사중인 태안사
다시 본 연못
절 입구에 있는 조태일시인 기념관
조병화 시인의 제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