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빨대 안 꽂을께: 박범신의 소금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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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프로그램중에 하나인 지정독서 토론:
책 표지가 소금같나요?..거칠거칠..아하, 블친님 말쓸대로 푸르른 바닷속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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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소금'으로 지정독서토론중, 티파티가 아니라 사과파티 형태로 무겁지 않게..
지난 시월에는 홈스쿨링 프로그램중에 하나인 지정독서토론을 박범신의 ‘소금’으로 했습니다.
각자 나와서 파트를 맡아서 하던 강의식 방법이 아니라, 요번에는 티파티 방식으로 차를 마시며 우리 부부와 그룹 홈스쿨러 둘이서 재미나게 토론을 해보자고 했지요, 각자 25 퍼센트씩을 맡아서, 이야기 하자고 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독주하면 재미 없잖아요.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의 독서일기를 보시면, 그런 티파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참, 우리 부부의 호칭을 아줌마,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홈스쿨링은 수업을 통해서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기보다는, 스스로 공부를 주도적으로 해나가도록 최대한 뒤에서 도움을 주는 길 찾기 안내자가 필요하거든요.
자아,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14세 그룹 홈스쿨러는 ‘소금’에 나온 모든 등장인물 분석을 정말 자세하게 썼습니다만, 지면상 대폭 줄였습니다. 지정 독서토론 하기 전에 등장인물을 그룹으로 묶어서 캐릭터 분석을 하도록 했었거든요. 수시로 저한테 와서 그 인물은 왜 그랬을까요? 라고 물으면, 오히려 역으로 질문을 했지요, 그러면 자신이 답을 하다가 아하, 그렇구나..하더라구요. 스스로 생각해내려는 힘이 많이 길러졌습니다. 보는 내내 기특했답니다^^
박범신 작가의 작품인 ‘소금’은 자본의 폭력성에 대한 작가의 발언을 모아 펴내 3부작 중에 마지막 편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아버지 세대 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우리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이 읽고 독서일기를 마음이 잘 드러나게 썼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글을 읽고, “그래, 빨대 안 꽂는다니 고마워. 나도 읽어볼께.”..이런 댓글을 달기도 하시고요. 17세 홈스쿨러는 “엄마, 정말 필요한 것만, 빨대 꽂을께요. 아직은요..” ..이런 댓글로 우리 모두를 웃음짓게 했답니다.
예전에 민음사판 세계명작 시리즈에서, 도리스 레씽의 ‘다섯째 아이’로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지정독서토론을 하기도 했는데요, 자본주의 키드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과 이야기의 힘이 어찌나 놀라운지, 책을 잡고는 놓을 수가 없더라구요. 영국이 우리나라 보다 자본주의가 더 일찍 시작되었으니 1960년대 작품인데, 지금 우리 시대 욕망과 자극의 덫에 걸린 한국판 자본주의 키드와 연결 되면서 무척 가슴 아프게 읽었던 책입니다. ‘소금’과 ‘다섯째 아이’를 비교해서 읽어 보니, 이렇게 저렇게 비교가 되면서 원푸리랑 하는 막걸리가 더욱 잘 넘어갑디다. 이를 우짜노~ 하면서 한 잔, 희망을 어디서 찾아 볼까나 하면서 한 잔~
1) 원푸리의 한 줄 독서일기
밤 11시에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그리고 아침 먹고 나서 박범신의 '소금'을 다 읽었다. 두번이나 흐르는 눈물 닦고^^;앞 세대의 집착과 뒷 세대의 욕망이 만나면? 기생관계! 자본주의 가운데 가족 관계에 대한 얘기지만 나에겐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가벼워지기로 읽힌다.요즘 만나는 철학자, 교육학자, 소설가가 나에게 주는 공통 메시지다.내가 만든 두려움으로부터 많이많이 가벼워지는 중이다. 나 이러다 얼마 안가서 공중부양? 우화이등선? ㅇ_ㅇ! - 가장인 오십대 아버지인 원푸리의 한줄 독서일기-
2) 17세 홈스쿨러의 독서일기
소금 독서토론을 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아줌마가 한사람당 자기가 알고 있는것 25퍼센트만 말하라고 했는데 나는 너무 말을 안 한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의 10퍼센트만 말했다. 다음 지정독서 토론 할때는 더 많이 말할것이다.
소금책의 줄거리는 아버지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슬픈 것도 있고 쓸쓸하다. 여기서 빨대를 꽂는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은 등골브레이커와 같은 말이다. 읽으면서 이제부터라도 부모님께 빨대 안 꽂으려 한다.
특히 선명우라는 사람이 중점적으로 나오는데 자식들과 아내가 선명우에게 빨대를 꽂고 생활한다. 선명우는 자식과 아내를 버리고 가출을 한다. 가출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선명우는 혈연관계의 자식들 보다 새로 만난 가족들과 함께 할 때 더 행복하다. 혈연이 아니어도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혈연보다 더 행복하다는 얘기이다. 선명우의 남편과 자식들이 너무 소비욕이 강하고 과시욕 또한 강하다.
선명우는 선명우의 막내딸 성년식때 가출을 했다. 그 말은 자식들 다 키우고 스스로 살 나이가 됐을때 자식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이 말도 맞는 말인것 같다.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런 선명우의 선택은 가족들을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동안 선명우는 너무 물고기만 줬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가출을 하면서 자식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내가 아버지가 될진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되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시는 것 같다. 책을 읽기 전에는 부모님에 대해 감사함이 있긴 있었지만 책을 읽은 후엔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17세 홈스쿨러-
3)14세 홈스쿨러의 독서일기
오늘은 지정 독서 토론을 티 파티로 했다. 티 파티이긴 한데 사과 파티가 되어 버렸다. 이번에 지정 독서 토론 방식이 좀 달라졌다. 같이 모여서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이다. 사과를 먹으며...ㅋㅋㅋ
...선명우가 다시 가정을 꾸린 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리고 싶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선명우의 첫사랑인 세희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내인 혜란이와 반대된다는 것. 그리고 계급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 것 같다. 부잣집 딸인 혜란과는 말이 잘 안 통했지만 세희와는 계급이 맞아서 둘이 사랑을 하게 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 인 것 같다...
..아빠 엄마한테 땡깡 많이 부리고 해서 고등학교 졸업하면 독립 시킨다는 말도 있었다. 그동안 잘못했던 것을 많이 반성했다. 아빠, 엄마 나중에 대학가면 빨대 안 꽂을께...ㅠㅠ;;
지정 독서 토론 끗^ㅎ^ ^ㅅ^ -14세 그릅 홈스쿨러-
첫댓글 예전에는 프로그램이 많아서 이거 준비하랴 저거 준비하랴 바뻤는데 지금은 오히려 좀 그립고 부럽기도 하네요 ㅋ 바쁜 일정들이 끝나면 '소금', 꼭 읽어보고 싶네요
11월에 읽어~ 아저씨처럼 울지말고..
이 사회에는 빨대 꼽는 사람이 수두룩 한 것 같아요..
정말 아빠, 엄마한테 빨대 쪽쪽 빨아먹지 않으려면 한가지라도 잘해서 대학을 가든지 고졸로 사회로 바로 나가든지 해야 할 것 같아요..
빨대는 단맛을 빨때 사용함..소비의 단맛에 길들여지면 뭔들 보이겠냐?..그 언니 소비괴물들 봐라 ㅠㅠ
말로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해내는 것으로!!..일단, 스플 부터!!
저도 이 책을 읽고 아저씨와 같이 눈물이 흘렀어요 정말 좋은 책인것 같아요
순민이도 울었구나..이제 해내는 것으로 눈물 닦으면 되겠네..일단, 스플부터 해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