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백수가 된지도 만3년이 지났다. 그리고 두아이 대학학자금으로 융자받은 대출금을 매달 수령하는 퇴직연금에서 매달 90여만원씩 갚아나가느라고 그만큼 공제된 연금으로 생활해나가느라고 먹고 사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여유로운 여가생활은 엄두를 내지못하고 살아왔다. 그대출금이 2월말로 완납이 되어 다음달부터는 공제되지 않은 연금을 수령하게되어 그래도 조금은 허리를 펼수 있을것 같다. 그러던 차에 모처럼 가족여행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고 행선지는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평일에는 보건소와 재활의원 통원치료를 받기에 그리고 작은아이직장이 주말에만 쉬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어서 나와 집사람이 금요일 상경해서 토요일 새벽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려서 승용차를 렌트하여 제주도를 1박2일 동안 빡세게 돌아보고 일요일 밤비행기로 김포로 와서 딸아이집에서 1박을 하고 월요일 고속버스 편으로 삼척ㅇ로 내려오기로하고 반려견 두마리는 금요일 아침에 애견센타에서 데려가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금요일도 오전에 침치료와 오후에 재활의원 운동치료가 예정되어 있지만 보건소 한방의사가 교육(이라고 쓰고 휴가로 읽겠지만)으로 금요일 진료가 없다기에 재활의원도 미리 빠진다고 통보를 했기에 택시편으로 느긋하게 아침식사 후 동해역으로 가서 11시9분 청량리행 무궁화호를 타고 가기로 했다.콜택시를 불러 타고 동해역으로 가서 늦지 않게 기차를 타고동해역을 출발했다.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간것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1992년 9월이었다. 당시 아버지 진갑(전해가 회갑이었는데 8월에 할아버지 상을 당해서 회갑을 치르지못했다.)행사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뷔폐에서 하기로 해서 겨우 2돌이 지난 큰애와 아직 뱃속에 있는 작은애까지동해역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 가는길에 기차가 철교를 건널때 창밖을 보던큰애가 기차가 물속으로 들어간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행사를 마치고 삼척으로 내려올때는 김포공항에서 강릉공항행 비행기를 탔는데 활주로를 질주하느라 요동치며 덜컹거리던 비행기가 이륙을 하지 갑자기 큰애가 박수를 치며 "떴다!" 하고 고함을 쳐서 우리식구 뿐 아니라 주변에 앉은 사람들도 모두 폭소를 터트린기억이 난다.토요일 6시20분 김포를 출발 제주공항에 7시15분에 도착하는 티웨이항공과 일요일 밤9시20분 제주출발 김포공항에 10시 25분 도착하는 에어부산 항공권은 큰애가 결재를 했고 제주에서 렌트비와 숙식비는 모두 작은애가 부담하기로 하고 항공료와 제주 서귀포 중문간광단지에 있는 해리안호텔 스위트 훼밀리 루숙박비까지 이미 결재가 끝난 상태라서 유리부부는 경제적부담도 없고 일정에 따른 부담도 없이(이미 제주도에서 먹을 음식과 음식점 위치까지 파악해 두었기에 그저 따라만 다니면 되는 속편한 여행이었다.)6시20분 비행기라서 최소한 5시반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해서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준비를 해야 했다.
새벽에 눈을 뜨니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우리 가족은 여행에 최적화되어 있는것 같다. 평소에는 늦은 아침에 깨워도 꼼지락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식구들 모두 이름만 불러도 벌떡벌떡 일어난다.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오니 아직은 주위가 캄캄하다. 오류동에서 김포공항은 막히는 길도 아니고 거리도 가까워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김포공항국내선 터미날에 도착했다. 수화물을 탁송하고 보딩패스를받아 탑승구로 가는데 저가항공이서서인지 가장 먼 1번 탑승구다. 덕분에 이른 아침부터 빡세게 걷기 운동을 했다. 조금 일찍 탑승구에 도착해서 보니 벌써 게이트에 티웨이항공 비행기가 계류 중이었다. 그래도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는게 아닌것이 다행이었다. 시간이 되어 비행기를 타고보니 저가항고에 걸맞게 좌석의 폭과 앞뒤거리가 좁다. 다행히 장대한 체격이 아니라 다행이지 체격이 큰 외국인들은 정말 꽉끼어서 고생을 할것 같다. 김포에서 제주까지 운행시간은 불과 한시간이 못되는 55분으로 정말 떠서 자리잡은 후 바로 하강을 하는것 같았다. 제주공항에 7시 20분정도 도착해서 바로 대기 중인 렌트카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렌트카 인수장소로 가서 경차에 해당하는 모닝을 인수받아 공항을 빠져나와 서귀포쪽으로 이동을 했다. 바람이조금 불기는 했지만 구름이 거의 없이 화창했다. 제주공항에서 서귀포까지는 한시간정도 걸리는거리였다. 그런데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늘 거르고 다니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왔다. 하지만 점심은 11시 반에 미향이라는 식당에서 통갈치구이 정식을 먹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지금 음식을 먹으면 안돼고 그냥 굶자니 배가 고프고 진퇴양란이었다.고픈 배를 달래가며 산방산 유채꽃밭에 가서 사진도 찍고 시간을 보내다가 11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중문단지 안에 있는 미향을 찾아갔다. 미향은 제주도에서 낚시로 잡은 은갈치를 통채로 구워 길다란 접시위에 온마리가 나왔다. 그물로 잡은 갈치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낚시바늘이 꼽혀있는 갈치 머리까지 온마리가 나왔다.써빙하는 아주머니가 은갈치 뼈를 발라주셨는데 우선 지느러미 뼈를 수저를 이용해서 분리시키고 등뼈부위도 수저를 이용해서 분리시켜서 먹기 좋게 해주셨다. 사실 갈치는 맛은 있지만 가시 바르는게 어려운 생선인데 역시 전문가답게 손쉽게 해체하셨다. 갈치구이외에 생선회도 황돔회, 갈치회, 방어회, 광어회 4종류가 조금씩 나와 맛볼수 있었다. 제주도에 여러번 왔지만 아직 갈치회를 먹어보지 못했는데(수학여행인솔교사로 와서 학생들을 남기고 갈치회를 먹으러 갈 시간을 낼수 없었고 갈치회는 신선도 때문인지 포장판매도 되지 않아 먹을 기회가 없었다.) 이번 여행와서 비록 소량이기는 해도 먹어볼 수 있었다. 네명모두 배가 고파서인지 음식이 나오자 말을 잊고 걸신들린 사람처럼 정신없이 먹어치웠다. 구수하고 개운한 해물툭배기도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제주도하면 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에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식당에 들어와 먹어보니 우리같은 4인가족은 5만원 정도면 갈치통구이에 몇가지 음식을 더해서 배가 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멀지않은곳에 있는 카멜리아힐(동백꽃 동산)으로 갔다. 온통 동백꽃 만으로 넓은 정원을 만들어 입장료를 받고 공개하는 곳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동백꽃은 이미 처절하게 다 떨어지고 무성한 나뭇잎만 우거져 있었다. 거기다 따가운 제주도 햇살을 피할 그늘이 부족해 더 지치게 했다. 그래도 거의 한바퀴를 도는데 3시간 정도가 걸렸다. 다음은 미리 예약한 해리안호텔을 찾아가 체크 인을 하고 방에 짐을 풀고 근처에 있는 저녁(광어 통튀김)을 예약한 오빠네 식당을 찾아갔다. 큼직한 광어에 칼집을 내고 통채로 기름에 튀겨내고 ㄱ 위에 파를 채썰어 얹져 나왔는데 광어위에 파채를 올려 같이 먹으면 고소하고 파삭한 광어 튀김과 파향이 어울려 아주 맛이 있었다. 이곳도 4인가족이 5만원 정도면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숙소로 돌아와 후식을 취하는데 집사람과 작은애는늦은저녁이 예약된 흑돼지 구이 집으로 가고 나와 큰애는 숙소를 지키고 있었다. 9시가 조금지나서 집사람과 작은애가 돌아았다.근처에 있는 주상절리(화산에서 분출한 마그마가 급속하게 식으면서 6각기둥모양을 형성한것으로 화산지역에 나타난다.)에 갔다가 흑돼지구이 집에서거하게 먹고 술까지 한잔하고 기분이 한층 업되어서 돌아왔다. 딸들이 크고나니 엄마랑 술친구가 되어 좋은것 같다. 10시가 채못되어 나는 나름 피곤했는지 빵 떨어졌다.
새벽 5시가 조금 지나 일어나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숙소 바로 옆(거리 20미터)에 있는 제주교구 중문성당 새벽미사에 갔다(얘들은 자고 집사람과 나 둘만 갔다.) 성당은 아담하고 신도 숫자도 많지 않아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미사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숙소로 돌아와 아침으로 먹기로 한 몸국(해조류인 모자반으로 끓인 국)을 먹으려 했는데 몸국집은 제주 시내에 있고 거의 10시가 지나야 영업을 시작한단다. 무한정 기다릴수도 없어서 우선 식당을 찾아갔다. 식당 앞에 주차할만한 공간이 없어서 거의 언덕길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경사로를 내려와 식당에 들어가니 이미 영업을 시작한지 오랜시간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몸국과 돔배고기(돼지고기 수육을 썰어서 도마 위에 얹져 나온다.) 주문해서 먹었다 수육은 흑돼지를 사용해서 냄새가 없고 부드러우면서 탱글탱글했고 몸국은 개운해서 전날 술마시고 아침에 해장국으로 는 그만이었다. 아침을 거하게 먹고 제주도 에서도 바다물 색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김영성세기 바닷가를 찾아갔다.김영 성세기 해변의 물색깔은 초록빛이 아니라코발트 불루빛으로 태국등 열대바다에서 볼수 있는 물색깔이었다.바닷가 한쪽에 작은 카페의 상호가 쪼끌락 카페(쪼끌락은 제주 방언으로 조그만, 작은이라는 뜻이란다)세평이 조금 못되는 크기에 테이블 5개 정도면 꽉차는 정말 작은카페였다.오늘은 오후 2시에 중문에 있는 흑돼지구이집에서 점심을먹고 저녁은 사해방이라는 중국집에서 흑돼지고기간짜장과 짬뽕이 예약되어 있어서 다시 중문으로 가서 여미지식물원에 들렸다가 흑돼지구이로 배를 채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사해방으로 가서흑돼지 탕수육과 간짜장, 짬뽕으로 저녁을 먹고 제주공항부근에 있능 렌트카 반납장소로 가서 차를 반납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티켓팅을 하고 짐을 탁송하고 보딩 게이트로 가니 제주공항의 혼잡으로 출발이 15분 정도 딜레이 된다기에 탑승게이트 앞에서 대기했다가 시간이 되어 에어부산 김포행 비행기에 올라 자리를 보니 올때 탔던 티웨이 항공보다 좌석의 폭이나 간격이 넓어서 올때보다는 안락하게 김포공항에 도착했다.단, 비행기가 낙후된 탓인지 활주로 상태가 좋지못한 탓인지 착륙할때 기체의 요동이 무척 심했다.
공항에서 카카오 택시를 불러 오류동 집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불과 1박2일의 여행이었지만 새벽에 가서 밤늦게 돌아오니 2박3일 정도의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었다.그래도 딸아이들이 나른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여 아주 알차고 보람이 있는 여행이었다. 돌아온 후 작은아이가 자기 공치사를 하느라고 "엄마 그래도 딸을 낳은 보람이 있지?" 하는질문에 "그래 이번여행에서 보람을 만끽했고 고생이 많았다."라고 답해주었다.1박2일동안 운전까지 하느라 고생이 정말 많았다.
첫댓글 제주에서 가족여행을 알차게 보낸 무열 친구 부부와 예쁜 딸내미들에게 축하를 보내네~!
딸 낳아야 비행기 탄다는 요즘 속담이 딱 어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