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특히 그분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값없는 사랑을 말한다.
이 은혜는 언약을 통해 나타났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다.
Ⅰ. 구약히브리어 단어 세 개가 이 개념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히브리어 '헨'은 강자(예. 창 33:8 이하), 특히 왕들(삼상 27:5; 에 5:8)이 약자에게 베푸는 호의로 자주 표현되고 있다. 이 용어는 은혜를 베푸심에 있어 하나님의 자유의지(창 6:8; 출 33:12 이하; 렘 31:2)를 강조한다. 그런데 이 은혜는 진실하고(잠 3:3-4) 겸손하며(3:34; 참조. 약 4:6) 선한 지혜(잠 13:15)를 가진 사람들이 받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헨'의 기본 어근인 동사 '하난'은 “은혜를 베풀다. 자비롭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궁핍한 처지에 빠진 사람에게 값없이 호의를 베푸는 행위를 표현한다. 이 행위는 사랑 또는 긍휼을 전제로 하고 있다(참조. 신 7:7-8; 출 33:9).
시편 기자는 외로움(시 25:16)과 배고픔(111:4-5)과 죄(51:1)의 압박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고 있다. 하나님은 심판 중에 은혜를 거부하신다(신 7:2; 사 27:11).
하지만 회개할 때에는 다시 은혜를 베푸신다(암 5:15).
여호와께서는 그분을 기다리는 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 일어나신다'고 이사야는 선포하고 있다(사 30:18).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는 소망(창 43:29; 민 6:25)과 찬양(시 67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아가 히브리어 '헤쎄드'(“긍휼, 인자”)는 은혜에 대한 구약의 이해를 더욱 넓히고 있다. 하나님은 시시때때로 긍휼을 베푸실 뿐만 아니라, 또한 그분의 백성들과 은혜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신다.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 '헤쎄드'는 친절한 행위(참조. 수 2:12; 롯 3:10)나 언약(삼상 20:8)에 의해 성립된 사랑의 관계가 지속됨을 의미하고 있다(참조. 창 21:23).
하지만 하나님의 '헤쎄드'는 의무에서가 아니라, 그분의 사랑으로부터 흘러나온다. 하나님은 인자하심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으며(시 136:4-9), 또한 인자하심으로 이 세상을 충만하게 하신다(33:5; 119:64).
은혜로 하나님은 아무 것도 아니었던 한 민족을 부르셔서 언약을 맺으시고(신 7:6-9), 그들을 구원하시고, 그들에게 율법을 주셨다(출 20:2-6).
때문에 이 은혜는 백성들에게 언약에 충실할 것과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신 7:11; 미 6:8; 참조. 시 109:16).
하지만 이스라엘이 그분의 백성으로서 실패할 때 조차도(호 6:4, 6)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들을 용납하시는 은혜로운 하나님으로 남아 계신다(10:12; 시 51편).
은혜는 하나님의 '헤쎄드'가 영원함을 고백하고 있는 시편 전반에서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예. 136편).
"진실하심"(히. '에메트'; 70인역 헬. '알레데이아'-“진리”)과 자주 짝을 이루고 있는 이 은혜는 역사 속에서 경험된 구원의 은혜로서, 이스라엘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며(106:1, 7), 그들에게 소망을 주고 있다(107:39-43).
그것은 환난의 때(31:7), 심지어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도(86:13) 확신을 준다. 은혜는 신자들의 삶에 동반되며(23:6), 하나님은 그들을 은혜로 관 씌우신다(103:4).
이러한 단어들은 출 34장에 함께 나오고 있다.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이 이스라엘을 구원하고(5-10절) 그들과 언약을 맺는(1절) 분으로 선포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들이 환란에 처할 때 은혜('헨')를 보여주시며, 인자('헤쎄드')와 진실('에메트')이 풍성하신 분이시다(6절).
하나님은 언약에 신실('헤쎄드')하시며, 백성들의 '악과 과실과 죄'를 천대까지라도 용서해주신다. 따라서 이라엘은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예. 시 86:15; 103:8), 회개하며(욜 2:13; 미 7:18; 참조. 욘 4:2), 또한 언약을 갱신하면서(대하 30:9; 느 9:17) 동일한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 은혜가 바로 그리스도께서 충만케 하셔서 그토록 풍성하게 나타난 은혜이다(요 1:16).
Ⅱ. 신약은혜를 표현하는 신약 용어는 헬라어 '카리스'인데, “기뻐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 '카이로'에서 유래하였다. 세속적인 용법에서 이 단어는 기쁨과 쾌락을 가져다 주거나 남의 호의를 얻을 수 있는 어떤 것(행위)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넓은 의미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나오는 '은혜'(favor)의 용법에 반영되어 있다(예. 눅 1:30; 2:40; 행 7:10).
비록 은혜의 본질이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통해 복음서 전체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지만, 복음서들은 '은혜'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예수님은 은혜로우신 하나님을 나타내고 있다. 곧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요 3:16-17) 거룩한 목적을 위해(눅 4:4) 보내심을 받고, 섬기는 종이 되셨다(막 10:45).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에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들(마 9:36; 10:6; 눅 15:4 이하; 요 10장), 곧 가난한 자들(마 19:21),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눅 5:30-32), 여자들(8:2), 그리고 어린 아이들(막 10:14-15)을 찾으심으로써 은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 또한 예수님은 은혜를 선포하셨다. 곧 그분은 잃어버린 자들을 찾으시는 하나님(눅 15장)과 구원의 길(막 10:17-31), 새 언약(눅 22:19-22)과 원수에 대한 사랑(마 5:43-44; 눅 10:27이하)을 교훈하셨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보내사 인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게 하시고 부활하게 하심으로써 은혜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이제 주님으로 통치함으로써 은혜의 새 시대가 시작되게 하셨다. A. 바울 : 이 새로운 은혜는 바울 서신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약에 나오는 '카리스'의 모든 용법 중에서 거의 3분의 2는 이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바울에 의하면, 하나님의 은혜는 예수그리스도 안에 표현된 그분의 사랑과 떼어놓을 수 없다(롬 1:7; 고전 1:3).
그리스도는 구원의 중보자이시다. 그분은 부요하신 자로서 가난한 자가 되셨으며(고후 8:9), 영광의 위치에서 자신을 비어 '종의 형체'를 취하셨다(빌 2:7).
바로 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롬 5:8) 하나님은 인류를 자신과 화목하게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는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다(갈 2:20; 엡 1:20; 참조. 롬 5:9).
하나님은 믿음과 은혜로 모든 믿는 사람들을 값없이 의롭다고 하신다(3:24-25; 참조. 5:1).
은혜는 율법(갈 5:4)과 사람의 지혜(고후 1:12), 죄(롬 6:1)와 반대가 된다. 긍휼(참조. 히. '헤쎄드')과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은 진노의 대상인 우리들을 살리신다(엡 2:4-5).
이 은혜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받으며(8절), 또한 믿음 안에서 사람들은 이 은혜의 풍성함을 경험하게 된다(롬 5:17; 엡 1:7; 2:7).
하지만 율법주의(갈 2:21; 5:4)나 태만함(고전 15:2; 고후 6:1)으로 인한 불신앙은 이 은혜를 헛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풍성한 이 은혜는 모든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 적절한 것이다(참조. 딤전 1:15-16).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는 그분의 백성들을 통해 온 세상으로 펴져나간다(고후 4:15).
하나님은 바울에게 전도를 통해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롬 15:15; 엡 3:8; 참조. 행 20:24).
교회는 그 직무와 사역을 위해 이와 동일한 은혜를 받는다(롬 12:3-8; 엡 4:7, 11-12).
그리고 신자들은 구제 사역(고후 8:7)과 경건 생활(참조. 딛 2:11 이하) 및 은혜로운 말(엡 4:29 이하; 골 4:6)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로우심을 나타내 보일 수 있다. 바울의 문안 인사와 축복 중에 나오는 은혜('카리스')라는 단어는 헬라의 전형적인 인사말인 '카이레인'을 반영하고 있다(참조. 눅 1:28; 약 1:1).
그런데 이 단어는 주로 평강(헬. '에이레네'; "완전함, 평안, 구원"을 의미하는 히. '솰롬'에서 유래; 참조. 민 6:25)이라는 단어가 함께 나오고 있다(예. 롬 1:7; 고전 1:3; 갈 1:3).
그리고 이 단어들은 사람들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교제하게 하시며, 또한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화목할 수 있도록 하시는(엡 2:14 이하) 평강의 하나님(롬 15:33)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혜가 너희에게 있을 지어다"(롬 16:20; 갈 6:18, ”너희 심령에”)라는 마지막 인사말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구원 안에 계속 머무르며, 또한 그리스도가 중보하시는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이 귀중한 인사말은 초대 교회에 의해 채택되어 여러 서신과 예배 의식 중에 사용되었다(예. 계 22:21; 클레멘트1서).
B. 그 밖의 용법 : 사도행전에서 '카리스'는 대부분 신자들의 삶 속에서 성취되는 구원을 가리키고 있다(예. 행 11:23; 13:43).
저자 누가는 여기에서 때때로 또한 은혜와 복음에 대한 바울의 개념을 따르고 있다(15:40; 20:24).
히브리서에서 이 용어는(히. '헨'에 대한) 70인역의 용법을 따르고 있다. 하나님은 어려울 때에 그분을 찾는 자들에게 그리스도를 통해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히 4:16).
이 은혜는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참조. 11:6).
신자들은 이 은혜를 욕되게 하거나(10:29) 나태함으로 인해 은혜를 무시 해서는 안되며(12:15), 오히려 은혜로 그들의 마음을 강건하게 해야 한다(13:9).
베드로전서는 거룩한 삶의 실천(벧전 1:13 이하)과 겸손(5:5)과 영적 은사의 사용(4:10)을 은혜와 관련지어 자주 언급하고 있다. 5:10에 따르면 고난 자체도 은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창조로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 성경은 하나님의 은혜를 증거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의 영광을 대신하시는 것이 아니라(참조. 출 34:6), 이제 인류에게 값없이 주신 은혜와 진리 안에서 그것을 충만하게 하신다(요 1:16-17; 참조. 히 1:2-3).
그리고 이로써 궁극적으로 그분에게 찬양이 돌려진다(엡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