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88년...
우리나라는 서울 올림픽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들썩하던 때...
미국과 소련, 뾰족하게 날을 세우고 있던 상대방을 바라보던 냉전 시대...
그러나 알래스카 빙벽에 고립된 회색 고래 가족을 구하기 위해
미국은 소련에게 도움을 청하고, 소련은 주저없이 이 작전에 가담하지요.
조용한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된 건, 회색고래 가족 때문....
먹이를 찾아 북극까지 찾아온 회색고래 부부는 그들의 아기 뱀뱀(사람들이 지어준 이름)이
병이 나는 바람에 그들이 가야할 곳- 멕시코 쪽으로 가지 못하고 빙벽에 갇히고 말아요.
이걸 발견한 사람은...
그 마을을 떠나 본토로 돌아갈 궁리만 하고 있던 뉴스 리포터 아담이고요.
아담의 보도로 이 소식은 전 미국, 전 세계로 퍼지지요.
그린 피스 자원봉사자 레이첼은 뉴스 리포터 아담의 헤어진 전 애인이고요.
석유 시추권을 따낸 재벌 총수는
여론의 이목이 두려워, 또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기 회사의 쇄빙선을 투입하기로 하고...
정부에서는 또 다른 대선을 위해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고래 잡이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그들 또한 세간의 이목 때문에 고래 구출작전에 참여하고...
방송국 기자들은 특종을 따기 위해 알래스카로 몰려들고....
하지만 진심으로 이들 회색고래를 걱정하는 건....
자원봉사자 레이첼과 미국 초등학교 아이들...(제 눈엔 그렇게 보이네요.)
다들 자신이 받을 이익을 염두에 두고 달겨들었지만
결국에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미국 따뜻한 곳, 퐁요로운 땅에서 온 사람들은 떠들썩 야단법석
고래를 구하겠다고, 고래를 구해야 한다고 난리들이지만...
고래를 잡아서 먹고 살아야 하지만,
일단 살리기로 마음을 모은 이누이트 족들은
전기톱을 들고, 낮이나 밤이나(등불을 켜고) 고래를 위한 숨구멍을 뚫습니다.
(이 부분도 감동적이에요.)
2~3일 밖에 견디지 못할 거라는 예측 속에서
소련의 거대한 쇄빙선이 도착하면서
회색고래는 빙벽에서 겨우겨우 탈출하게 됩니다.
(아기 회색고래는 결국 죽었지만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신념과 소신으로 똘똘 뭉쳐
석유업자들의 모임에 나타나, 환경을 파괴하는 그들을 성토하는 레이첼...
그럴 때마다 끌려나가고, 쫓겨나곤 하는 그녀를 보는 내내
우리의 동료 동화작가 길지연 샘이 생각났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실화에 거의 가깝게 만들면서
감동과 유머가 살아있는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깟 회색고래를 구하려고,
사람이 희생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굳이 구해야만 하느냐...
누군가의 질문에 주인공 레이철은 대답합니다.
"그들이 약해서 돕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그들을 돕는 것이다."
* 꼭 보세요. 강추입니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감동은 다를 수 있겠죠....
첫댓글 슬퍼서가 아니고, 감동적이어서 눈물을 주루룩, 소리 없이 흘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