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주민제안사업 참여팀 인터뷰
마을기자단 신윤희
2021. 9. 24.
추석연휴가 끝나고 골목만들기 사업인 ‘어울렁 더울렁’ 인터뷰를 위해 고숙경 활동가를 만났다.
오전 11시 반, 고숙경 활동가를 따라 모임장소로 가자니 빌라의 옥상이었다. 대추와 깻잎, 부추가 도시 속에서 쉼을 주는 옥상이 어울렁 더울렁의 연습장소요 모임 장소였다. 그곳에서 골목만들기 사업, 어울렁 더울렁 인터뷰를 했다.
Q. 어울렁 더울렁 사업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어울렁 더울렁’을 함께 하시는 분들과 예전부터 해마다 복지관에 떡도 하고 봉사활동 한 게 7회째 했거든요. 근데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복지관 개방이 안 돼서 못했어요. 그러다 제가 이쪽으로 이사를 와서 보니 함께 모임하시는 분들이 다 여기 사시는 거예요? 몇 명이 모여서 우리도 동네에서 좋은 일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며 이야기를 했는데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을 하자고 이야기가 된 거예요. 요즘 고독사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잖아요. 물론 우리 동네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골목에서도 서로 인사하고 얘기하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때론 작은 일도 크게 싸우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안면을 트고자 하는 것도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분들이 갖고 있는 나만의 인생 아리랑(애창곡)을 꺼내서 같이 이 골목 안에서 공연이라는 거 이런 걸로 좀 승화를 해보자. 그리고 이분들이 우리한테 해준 얘기들을 담아서 열줄 자서전이라던가 이런 식으로 한번 꾸며보는 게 어떻겠나, 이런 식으로 압축이 된 거예요. 어울렁 더울렁 이름은 우리가 다같이 둥글둥글하게 살아보자는 뜻이었고 그래서 경이로운 중화를 만들어 보자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어울렁 더울렁’ 골목만들기 소개를 구체적으로 주세요.
‘어울렁 더울렁’은 이 골목에 있는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이야기를 토대로 어르신들이 평생에 갖고 있는 자신의 인생 아리랑을 함께 부르고 경청하는 거예요. 흔히 애창곡을 18번이라고 하는데 저는 “당신의 인생 아리랑은 뭡니까?”하고 물어봐요. 그 인생 아리랑 곡을 함께 들으며 그분의 이야기를 듣죠. 어느 할머니는 여자의 일생을 들으면서 이겨내고 울기도 하고 또 어떤 할머니 ‘짜증은 내서 뭐 하나’를 부르시면서 이야기를 하세요. 이렇듯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분들의 인생 아리랑을 끄집어내서 궁극적으로는 그분들과 함께 여기 골목 안에 있는 공원과 경로당에서 같이 공연으로 승화하는 것까지가 저희가 계획했던 것입니다.
Q. 어울렁 더울렁 팀 소개 좀 해주세요. 공연 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총 열 명이 같이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규칙적으로 해서 다 같이 모였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서 다 같이 모이기가 어려워서 7월 말부터는 두 명 아니면 세 명씩 조로 나눠서 하고 꼭 필요할 때만 모였죠. 솔직히 코로나 시대에 이런 사업을 계획하고 한다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네 명 이상 모일 수가 없으니까 여러 명이 모여서 밥을 먹을 수도 없고 어르신들 만나는 것도 어렵고 준비도 어렵고, 그런 어려움이 컸어요. 다 같이 모이기가 어려우니깐 정말 힘들더라고요.
Q. 올해 어울렁 더울렁 골목만들기 사업은 어떠셨나요?
원래 사업 계획은 어르신 댁을 찾아가서 잠시라도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다과를 나누고 싶었는데 코로나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집을 찾아가기가 참 애매한 거예요. 그래서 대문 앞에서 얘기하고 했는데 그것도 또 좀 예의가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놀이터 앞에 백학경로당에 있는데 항상 어르신들이 놀이터에 나와 계시더라고요. 해서 간식을 사들고 그날 시간이 되시는 분들과 같이 나갔어요. 그랬더니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시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부르고 그러다 보니까 ‘어울렁 더울렁’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어르신들마다 내재돼 있는 끼도 많았지만 갖고 있는 아픔도 참 많으시더라고요.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하고 좋아하시는 노래도 같이 부르니 또 어떤 할머니는 일어나서 춤을 추시고 노래를 부르시기도 하시더라고요. 백학경로당 회장님께서 경로당에 매주 와서 공연을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요구를 하셨는데 코로나 시대라 할 수가 없어서 정말 안타까웠어요. 저희가 국수 봉사도 하려고 다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었는데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못했거든요.
Q. 앞으로의 어울렁 더울렁 모임엔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당장은 10월 둘째 주나 셋째 주 전에는 여기 공원에서 어르신들 모시고 행사를 할 예정이에요. 노래하고 싶어 하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무대에서 노래도 부르고 현수막에다 어르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간략하게 기록해서 게시하려고 해요. 또 작은 선물과 떡도 하고 음료도 해서 나눌 예정이에요. 어르신들과 함께 지금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일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어울렁 더울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중화동에서 계속 활동을 하고 싶어요. 지금 함께 하시는 분들 뜻도 그래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못하는 어울렁 더울렁과 같은 정서적인 이런 것들을 앞으로 계속 함께 하고 싶어요. 적어도 우리 골목에 사시는 어느 어르신께서 아프다하시면 한번 찾아뵐 수 있도록 지속해서 사업을 해나가고 싶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로당도 몇 군데 선정해서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연대를 맺으면서 공연이나 국수 봉사, 아니면 대화라도 하면서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우리 공동체 골목에서 시작을 했지만 이게 또 다른 곳으로 더 이어져서 커질 수 있게끔, 좋은 예를 만들고 싶고 앞으로도 기회가 계속해서 주어진다면 이런 정서적인 봉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